또다시 ‘말잔치’로 끝난 유엔기후회의

장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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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트21> 46호 | 발행 2010-12-11 | 입력 2010-12-10

지금 멕시코 칸쿤에서 하고 있는 16차 유엔기후회의는 참담한 실패로 막을 내릴 것이다. 

지난해 오바마 정부가 주도해 만든 코펜하겐 ‘합의’는 세계 지배자들의 말잔치가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 줬다. 몇 줄 안되는 문구를 요약하면 이렇다.

‘지구 기온 상승 폭을 2도 이내로 막자. 누가 언제 어떻게? 글쎄’ 

1백여 국가에서 온 지배자들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실컷 떠들어놓고는 아무런 구속력도 없고 목표도 분명하지 않은 이 문구들에조차 합의하지 않았다.

최근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정보를 보면 미국은 자신이 주도한 코펜하겐 합의를 따르는 국가들에는 금전적 보상을 해 주고 그러지 않는 국가들에는 지원을 끊겠다고 협박했다.

실제로 오바마 정부는 에콰도르와 볼리비아가 코펜하겐 합의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약속한 지원금 2백50만 달러를 주지 않겠다고 했다. 반대로 수몰 위기에 놓인 몰디브에는 5천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해 ‘진심 어린’ 지지를 끌어내기도 했다.

엄청난 비관 속에서 시작된 칸쿤 회의에서 그나마 가능성 있는 —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뜻에서 — 대안으로 여겨진 것은 2012년에 종료되는 교토 협약을 연장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공의 적’ 미국 대신 일본 정부가 총대를 메고 나섰다. 일본 정부는 회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교토 협약 연장은 절대로 안 된다고 못 박았다.

4대강 사업을 ‘녹색’ 성장 정책이라고 포장한 이명박 정부가 유력한 18차 유엔기후회의 주최자로 거론될 정도니 유엔기후회의의 수준을 알 만하다. 

그런데도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유엔기후회의를 한국에서 유치하자며 칸쿤 회담장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홍보 행사에 참석해 추임새를 넣었다. 그가 여전히 운동의 일부라고 느끼는 한국의 환경운동가들에게 이는 무척이나 수치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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