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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 뭄바이 폭파 사건:
인도 무슬림들의 분노와 절망

지난 8월 25일 뭄바이 도심 한 복판에서 일어난 ‘폭탄테러’ 사건은 즉각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경찰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 지배자들의 반응은 몇 가지로 엇갈렸다.

지배자 중 일부는 뭄바이 지역 경제를 걱정했고, 일부는 왜 진작에 경찰의 권위를 강화하지 못했을까 한탄했으며, 일부는 파키스탄과 그의 지원을 받은 이슬람 ‘과격단체’를 배후로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들 중 어느 누구도 희생자들에 대한 진정한 애도와 앞으로 있을 이슬람에 대한 마녀사냥에 우려를 표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 폭발이 아무런 맥락도 없이 갑작스럽게 일어난 것은 아니다. 사실 이번 폭발은 지난 2002년 12월부터 시작된 일련의 뭄바이 폭발 사건의 네 번째이자 가장 최근의 사건이다.

지배자들은 이들 사건이 집권당인 힌두 극우 정당 BJP의 구자라트 주(州) 선거 캠페인과 시기적으로 맞물려서 시작된 점에 주목해서 배후로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세력’을 지목한 바 있다.

그러나 인도 지배자들은 모두 2002년 초의 구자라트 사태가 무슬림들에게 안겨 준 분노와 절망을 외면해 왔다. 부총리 아드바니를 포함한 힌두 지배계급이야말로 이 분노와 절망을 가져온 장본인들이다.

2002년 인도 구자라트 주의 힌두 극우 단체원들은 이슬람 지구를 대거 습격했다. BJP가 집권한 구자라트 지방 정부는 이 공격을 비호했을 뿐 아니라 직접 지도하기까지 했다.

경찰은 공격이 진행되는 동안 수수방관했다. 살려달라는 한 무슬림의 간청에 경찰은 “당신의 목숨을 구하라는 명령을 받은 적 없소.” 하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 결과 약 2천여 명이 사망하고 수만 명이 난민이 됐다.

지 방 정부는 이들 난민에게 아무런 실질적 구호도 제공하지 않았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단 한 명의 극우단체 지도자도 기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BJP는 한술 더 떠서 2002년 12월에 반이슬람을 기치로 해서 선거 캠페인을 벌였다.

뭄 바이가 대상이 된 것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뭄바이는 인도 내 최대 힌두 우익 테러 단체인 시브 세나의 근거지이며, 힌두 지배자들이 경제 기적을 이룬 곳이라고 자화자찬하지만 동시에 거대한 이슬람 빈민촌이 존재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이 빈민촌의 사람들은 저임금직에 종사하면서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힌두 우익의 공격 때문에 자기 고향을 등져야 했던 사람들이다. 게다가 이들은 시브 세나를 포함한 다른 힌두 극우 단체원들의 상습적인 습격에 시달려 왔다.

종교 갈등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뭄 바이에서 힌두 극우가 동료 이슬람 노동자를 습격할 때 일부 힌두교 노동자들은 목숨을 걸고 동료를 헌신적으로 보호해 주었다. 〈힌두〉지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폭발 사건 후에도 평범한 힌두와 무슬림들이 힘을 모아서 구조 작업을 도왔다.

만약 이러한 단결의 움직임이 대중을 종교에 따라 갈라놓는 힌두 지배자들에 대한 분노로 연결될 수 있다면 바로 그곳으로부터 억압받는 인도 무슬림의 진정한 해방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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