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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버스:
민주노동당에 ‘민주당을 비판해 달라’고 요구하는 노동자들

전북 고속 파업이 2백30일을 넘기고 있다.

전북지역의 고속·시내버스 노동자들은 상반기에 민주당 대표 손학규 낙선운동을 벌이는 등 투쟁을 통해 시내버스 사업주들을 굴복시켰다. 그러나 악랄한 전북 고속 사측은 끝까지 민주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사측은 복수 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조항을 이용해 이 노조를 “식물 노조”로 만들고, 탄압을 통해 많은 노동자들을 파업에서 이탈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이런 사측의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소수만 복귀했고, 투쟁 동력은 오히려 전보다 늘었다.

그 때문에 사측은 민주당 소속의 도지사에게 손을 벌려 그간 지급 보류됐던 보조금을 받아냈다. 도지사의 보조금 지급은 악질 사업주에게 “링거를 꽂아준 격이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정동영 의원은 [노동자들을 위하는 척] 시늉만하다가, 결국 손학규 낙선운동 등 정치적 부담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자 어쩔 수 없이 나타났던 것이었습니다.

“최근 도지사가 위기 처한 사주에게 보조금을 지원해준 것, 민주당 의원으로만 채운 도의회가 반민주적 폭거를 저지른 것 등은 … 악질 사주들과 민주당이 한 편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분노한 노동자들과 시민사회대책위는 즉각 항의를 조직하고, 무기한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도지사는 이에 놀라 항의 기자회견을 하려던 도청 브리핑룸 사용을 불허하는가 하면, 농성장 철거를 위한 행정 집행에 경찰·공무원 수백 명을 동원했다.

이것은 이른바 “좌 클릭” 하고 있다는 민주당의 진상을 여실히 보여 준다.

사실, 노조는 7월 1일 복수노조법이 시행되면, 최소한 노조 인정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시내버스 노동자들보다 더 오래 싸워 온 만큼, 이들보다 더 높은 수준의 요구를 실현하기 전까지는 투쟁을 멈출 수 없다고 생각했다.

연대 투쟁

따라서 노조는 7월이 되기 전부터 교섭창구 단일화에 반대하면서 사측에 맞서 강력하게 투쟁을 집중해야 했다.

특히 시내버스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 투쟁을 벌여야 했다. 시내버스 노조들도 사측에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정속 운행, 운행 뒤 주유 거부 등 준법 투쟁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함께 싸울 수 있었다.

그런데 시내버스 노조 중 조직력이 가장 강한 제일여객지회 지도부는 끝까지 투쟁에 함께하지 않고 투쟁 대열에서 이탈했다. 그리고 민주버스 노조 전북지부 지도부는 이를 교정하는 대신에, 아예 단위 작업장별 교섭으로 전환해 공동 투쟁이 어려워졌다.

그간 이런 문제들이 있었지만, 지금 투쟁 상황은 노동자들에게 결코 불리하지만은 않다.

최근 사측과 한국노총의 기존 노조가 6.2퍼센트 임금 인상을 합의한 것도 이런 투쟁의 압력 때문에 가능했다. 또 그간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버티던 시내버스 사업주들도 최근 대부분 이를 이행해야만 했다. 시내버스 요금을 인상하려던 사측과 부패한 행정관료들의 시도도 노동자들과 대책위의 벽에 부딪혔다.

따라서 지금 강력히 투쟁을 벌여야 한다. 전북 버스와 전체 시내버스 노조들이 함께 연대해 투쟁하는 것이 관건이다. 민주버스 노조 전북지부, 민주노총 지역본부, 지역의 진보진영이 함께 강력한 연대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은 노골적으로 반노동 행태를 벌이는 전북도지사와 민주당을 강력히 비판하며 전북 고속 노동자들에게 진정성있게 연대해야 한다.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민주당에 대한 비판의 칼을 들어 달라”는 노동자들의 호소에 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