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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시즘 2011’에서 얻은 혁명적 영감

나는 교사이며 전교조 조합원이다. 〈레프트21〉은 창간호부터 구독해 왔는데 ‘맑시즘 2011’이 열린다는 것을 이 신문을 통해 알게 됐다. 포럼 내용을 보니 평소 나의 관심분야가 많아 주저없이 나흘 티켓을 신청했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가 마침 7월 20일에 방학을 할 계획이어서, 21일부터 시작하는 ‘맑시즘 2011’에 꼭 참여하라는 하늘의 계시가 아닐까 생각도 하며 손꼽아 기다렸다.

16일 오후에 ‘다함께 교사 모임’의 선생님이 전화를 걸어와 ‘맑시즘’ 기간 동안 함께할 것을 제안해 흔쾌히 동의했다. 맑시즘 2011에 참여한 선생님들은 어떤 분들일까 은근히 기대가 됐다.

평소 레닌에 대해 지식이 없었던 내게 〈레닌과 당〉 연사의 강의와 청중토론은 많은 도움이 됐다.

다른 곳의 강의에서 청중은 듣기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발표하는 모습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개막식에서는 알렉스 캘리니코스와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전화연결) 등 여러 진보적 연사들의 연설이 이어졌다. 나흘 동안 알찬 토론들에 열심히 참가했다.

7월 24일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맑시즘2011’에서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마르크스주의- 오늘의 의미’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지난 7월 22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맑시즘2011’ 마지막 강연에서 참가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마지막 강연 ‘마르크스주의 — 오늘의 의미’에 이어 갈무리 행사가 시작됐다. 나흘간의 일정을 담은 동영상을 보니 뿌듯함과 함께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사람답게 살수 없는 이 사회에서 ‘맑시즘 2011’은 내게 일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즐거움을 주는 해방구였다. 나흘간만 해방될 것이 아니라 나머지 361일도 그렇게 보내야 한다는 한 참가자의 발언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내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터내셔널가’를 불렀다. 아쉬움과 감동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나흘간의 대장정은 이렇게 끝났고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답답해졌다.

하지만 나는 ‘맑시즘 2011’에서 노동자 계급의 희망을 봤다. 특히, 많은 대학생들과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보고 우리사회에서 정의가 승리하는 날이 머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첫날 강연에서, 나흘간의 ‘맑시즘 2011’을 통해 우리들이 혁명가로 거듭나기를 희망했다. 그리고, 숨막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혁명을 통해 자본주의 체제를 끝내고 노동자 계급이 주도하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이처럼 명확한 주문이 또 있을까? 알렉스의 주문대로 나는 나흘간의 맑시즘 2011이 끝나고 ‘혁명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또한,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는 아무리 개혁을 해도 결국 달라질 것은 없으며 혁명을 통해 자본주의를 끝내고 노동자 계급이 주도하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것만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의 혁명이 바로 노동자 계급의 혁명이 가능함을 보여 주는 살아있는 증거라는 것도 함께 깨달았다.

홍세화 님은 한 칼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로두스 섬에서 공중제비를 잘 뛰었다고 큰소리를 친 허풍쟁이에게 주위사람들이 “여기가 로두스다. 여기에서 뛰어보아라”라고 말했다는 우화가 있다. 우리에게도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에서 할 일이다.”

로두스 섬이 아닌 ‘지금 여기’에서 내가 할 일은 무엇일까? ‘맑시즘 2011’ 갈무리 행사를 마치고 대강당을 나오면서 나는 혁명가들이 함께 모여 조직할 필요성을 공감했다. 알렉스의 저서 《칼맑스의 혁명적 사상》을 비롯한 20여 권의 사회과학 서적도 주문했다. 그리고, 7월30일 한진중공업을 향해 달려가는 3차 희망버스에 올랐다. 이것이 ‘맑시즘 2011’을 통해 혁명가로 거듭난 내가 로두스 섬이 아닌 ‘지금 여기’에서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