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나아가 세상을 변혁하려는 독자들을 돕고자 마르크스주의 기초 개념들을 알기 쉽고 간단하게 설명한다.


얼마 전 노르웨이에서 광기어린 살육을 벌인 브레이비크는 단지 정신나간 개인은 아니었다. 그는 파시스트 단체인 영국수호동맹이 주도한 집회에 참가하며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켰고, 파시스트 정당들이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것에 감명받았다”고 썼다.  

이번 사건은 경제 위기의 고통이 크고, 각국 지배자들이 인종차별주의를 부추기는 상황에서 파시즘이 성장하는 토양이 형성된다는 점을 보여 줬다. 

한국에서 파시즘은 권위주의나 민족주의, 인종주의, 군사 독재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모호하게 정의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모호한 정의로는 파시즘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

파시즘은 극우파 중에서도 독특한 특징을 지닌 정치 경향이다. 파시즘은 의회 민주주의를 없애고, 노동계급의 민주적인 조직을 철저하게 분쇄해 위기를 지배 계급에게 유리하게 해결하려는 시도였다. 

트로츠키는 여기에 중요한 성격을 덧붙였다. 파시즘이 중간계급을 주된 기반으로 하는 대중운동으로 시작한다는 점이다. 

극심한 경제 위기 때 중간계급도 큰 고통을 겪는다. 이들은 지배계급에게서 억압을 받지만 노동계급의 투쟁도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여기기 쉽다. 지배계급이 체제를 안정시키지 못하고, 노동계급도 대안을 보여 주지 못할 때 중간계급의 불안감과 동요는 더 커진다.

파시스트는 이를 이용해 이질적인 중간계급을 인종주의 등 극우적인 생각으로 결집시킨다. 

파시스트의 주요한 특징은 대중 집회를 해서 세를 과시하고 폭력집단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무솔리니는 수천 명의 검은 셔츠단을, 독일 히틀러는 40만 명에 달하는 돌격대를 운영해 사회주의자들과 노동조합 활동가들을 공격했다. 

이중의 전략

물론 트로츠키는 파시스트들이 이중의 전략을 구사한다고 봤다. 이들은 폭력 테러와 함께 선거를 통해 권력을 잡으려고 한다.

그러나 파시즘 조직이 독자적으로 권력을 잡기는 어렵다. 중간계급은 지배계급에 비해 재정적으로나 조직적으로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들이 권력을 잡으려면 지배계급의 지지가 필요하다.

지배계급 역시 체제의 위기가 매우 심각해 경찰과 군대로는 노동자 투쟁을 막기 힘들다고 판단할 때 파시스트를 이용하려는 모험을 벌일 수 있다. 혁명적인 상황에서는 경찰은 역부족일 때가 많고, 군대에서는 반란이 일어나기 쉽기 때문이다.

이것이 혁명의 위협을 겪은 독일 지배계급이 1930년대 대공황의 위기 때 히틀러를 택한 이유였다.

히틀러는 1933년에 집권할 당시에는 헌법을 지키겠다고 맹세했다. 그러나 얼마 안 돼 공산당을 불법화하고, 일당 독재를 확립하고, 유대인과 사회주의자 수백만 명을 학살했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난 후에 파시즘은 경멸과 저주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위기가 돌아오면서 파시스트도 돌아왔다. 

물론 최근 이들은 히틀러에 대한 존경과 인종 학살을 드러내놓고 공표하지는 못한다. 대신 다문화주의와 이민에 반대하는 정책을 내놓는다. 그러나 파시스트 조직인 프랑스 르펜의 국민전선과 영국국민당은 여전히 인종 증오와 테러를 퍼트리는 폭력집단을 운영한다.

이런 파시즘에 맞서려면 노동계급이 최대한 단결해 공동전선을 결성하고 파시스트들과 정면대결을 벌여야 한다. 그들이 점잖은 체하며 선거에 나온다면 그들의 본질을 폭로하고, 집회를 열어 세력을 과시하려 한다면 집회를 저지하는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트로츠키는 파시스트들을 “인간 먼지”라고 불렀는데, 노동계급처럼 탄탄하게 조직된 세력이 아니라 이질적인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면 이들을 충분히 약화시킬 수 있다. 반파시즘 투쟁을 광범하게 건설해 온 영국이 다른 유럽에 비해 파시스트 정당들의 규모가 훨씬 작은 데서도 이 점을 알 수 있다. 

또 파시즘을 근본적으로 없애려면 토니 클리프가 말했던 것처럼 파시즘이 자라나는 토대 자체를 제거해야 한다. 

“우리의 반파시즘 투쟁 전술은 양면적이었다. 쥐를 공격하는 동시에 쥐가 번식하는 하수구를 청소하는 것이다. 파시스트들만 공격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실업과 저임금 등 파시즘이 성장하기 좋은 토양을 제공하는 사회적 박탈에 맞서 싸우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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