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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으로 진행된 맑시즘 2011 - 변혁이냐 야만이냐:
“혁명의 이론과 실천인 마르크스주의가 돌아왔습니다”

다함께가 주최한 ‘맑시즘 2011’이 7월 21~24일 고려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아랍 혁명과 유럽 노동자 투쟁, 마르크스주의, 진보대통합과 2012년 선거, 교육, 빈곤, 환경, 여성 등 70여 개 주제로 토론이 열린 강의실은 나흘 내내 노동자·학생 들의 활력과 호기심, 열정으로 가득 찼다. 등록한 참가자만 1천2백 명이 넘었다.

7월 21일 오후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맑시즘 2011’ 개막식 ⓒ이윤선

이번 맑시즘 2011에 연사로 참가한 세계적인 마르크스주의 이론가이자 활동가인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개막식 연설에서 아랍 혁명을 예로 들며 “이제 혁명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맑시즘 나흘 동안 우리 모두 혁명가로 거듭나자”고 제안했다.

한진중공업에서 살인해고에 맞서 2백 일 가까이 고공 농성 중인 김진숙 동지도 전화 연결을 통해 개막 연설을 해서 참가자들에게 큰 감동과 영감을 선사했다.

나흘 동안 혁명의 현실성, 노동계급이야말로 자본주의를 변혁할 힘을 가지고 있다는 점, 세계를 변혁하기 위해서는 변혁 조직이 필요하다는 점이 거듭 강조됐다.

카이스트에 다니는 한 학생은 맑시즘 참가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맑시즘에서 듣는 강연과 토론은 냉철하고 논리적이라 듣는 사람이 속이 시원했습니다. 마르크스주의에 대해 잘 몰랐는데 확신이 생겼습니다.”

참가자들은 아랍 혁명과 유럽의 반긴축 투쟁, 노동자 학생 투쟁 등에 관해 “우리가 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느낀다” 하고 말했다.

아랍 혁명과 유럽의 반긴축 투쟁, 제국주의 이론 등에 대해 발표한 알렉스 캘리니코스와의 토론 시간에는 매번 수백 명의 청중이 뜨거운 토론을 이어갔다.

나흘 동안 이어진 ‘맑시즘2011’ 에서는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윤선

마르크스주의, 사회주의를 주제로 한 토론에도 많은 노동자·학생 들이 참가했다.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아랍 혁명에 대한 토론에서 마르크스주의의 부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990년대에 많은 사람들이 마르크스주의가 부활했다고 했을 때 그것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부활을 뜻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는 마르크스주의 정치학이 부활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온전한 마르크스주의 즉, 혁명의 이론과 실천으로서의 마르크스주의가 돌아오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가 진정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한다면 혁명적 조직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혁명의 시작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승리하려면 정말로 정치적 조직이 필요합니다. 혁명은 조직되지 않은 부문에서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자본가들은 그들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힘을 이용해 노동계급을 분열시키려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본주의가 심원한 위기에 빠지고 혁명이 부활하는 시기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역사적 순간에 어디에 계실 것입니까? 단지 지켜볼 것입니까, 아니면 조직화된 투쟁에 동참하시겠습니까”

김수행 교수의 자본론 강의에 2백여 명이 참가하는 등 마르크스주의를 주제로 한 토론이 크게 인기를 끌었다. 자본주의를 뛰어넘는 대안에 대해 토론한 ‘더 나은 자본주의인가 반자본주의인가’ 강연에 참가한 사람도 1백 명이 넘었다.

연속혁명론, 공동전선 등 사회주의자의 전략과 전술을 다룬 토론에도 많은 참가자들이 관심을 보였고, 진보대통합이나 내년 총선과 대선 등에서 올바른 전술이 무엇인지에 대한 토론과 논쟁도 치열하게 벌어졌다.

나흘 동안 열린 북카페에서는 각종 마르크스주의 관련 서적이 1천3백 권이나 팔렸고, 다함께가 발행한 소책자도 수백 권이 판매됐다.

마지막 날까지 등록을 마친 1천2백여 명 중에 절반이 대학생이었다. 한 학생 참가자는 “이렇게 청중토론을 길게 두고 중요하게 여기는 토론회는 처음 봤어요” 하며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분위기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연사들의 발표 내용에 대한 만족도도 대단히 높았다.

또 전체 참가자의 절반이 여성이었다. 주최 단체인 다함께가 놀이방을 운영하는 등 여성을 배려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 온 덕분이기도 했다.

몇 년 전 이 놀이방에서 엄마를 기다리던 아이는 이제 중학생이 돼 엄마와 함께 나흘 동안 토론에 참가하기도 했다.

혁명의 시대와 우리의 과제

전교조, 현대차노조, 기아차노조, 현대차비정규노조, 건설노조, 한국전력KDN, 쌍용차, 이주노조 등에서 노동자들도 많이 참가했다.

얼마 전 법정투쟁에서 통쾌한 승리를 거둔 베트남 노동자들도 참가해서 연대의 정을 나눴다.

맑시즘 2011 행사장 곳곳에서는 투쟁 지지와 연대를 위한 각종 서명과 모금, 홍보도 활발히 진행됐다.

60여 명이 쌍용차 투쟁기금 CMS를 신청했고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1백만 원이 넘는 지지금을 보았다. 유성 노동자들은 “내년에는 승리해서 꼭 맑시즘 강연을 들으러 오겠다” 하고 다짐했다.

삼성 반도체 피해 노동자를 위한 서명과 치료비 마련 모금, 구속노동자 후원을 위한 서명·모금, 성폭행 피해자임에도 사측에 의해 해고된 현대차 노동자에게 보내는 지지 메시지,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선언, 이주노조 지지 서명 활동 등도 열렸다.

3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 조직을 위한 활동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폐막식에서 김하영 다함께 운영위원은 혁명의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조직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주류 언론과 정치인들은 아랍혁명이 무척 예외적인 사례인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또 은근슬쩍 자기들이 그 혁명을 지지하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한국 좌파 일부도 아랍 혁명을 의심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혹시 미국 제국주의의 음모가 아닌가 하고요.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실제로 이집트에서 노동자들이 무엇을 이뤘는지 잘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진심으로 아랍 혁명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야 합니다. 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그런 일이 가능하도록 조직을 건설해야 합니다.”

한 전교조 조합원은 “진작 이런 토론회에 왔어야 했다.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말한 것처럼 혁명가로 거듭나고 싶다” 하며 맑시즘 2011이 끝날 무렵 다함께에 가입했다.

맑시즘 2011이 보여 준 변혁적 사상과 대안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실천 의지는 이제 투쟁 속에서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