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일본 국회의원들이 독도 방문을 시도하면서 ‘독도 문제’가 다시 점화됐다. 

자민당 우익 인사들이 독도 방문 ‘쇼’를 기획한 이유 중에는 우익 지지자들을 규합해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 민주당 정부의 반응을 꼼꼼히 보면, 독도 문제에서 자민당과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더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민주당 정부는 8월 2일 발표한 방위백서에서 “우리 나라 고유의 영토인 다케시마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또, 자민당의 ‘경솔함’을 탓하면서도 한국 정부가 문제의 일본 의원들의 입국을 거부한 것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고, 관방장관은 “의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반복되는 ‘독도 망언’을 소수의 일본 우익 정치인들의 문제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정파를 떠나서 일본 주류 정치인들이 독도 문제에서 비슷한 태도를 취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먼저, 여기에는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 즉, 배타적 경제 수역과 어로 문제가 걸려 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것은 동아시아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야심이다. 이것은 단순히 일본이 과거 식민지 시절의 유산에서 벗어나지 못한 문제가 아니다. 

존재감의 과시

냉전 질서 종식과 중국의 부상으로 특징지어지는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의 맥락에서 독도 문제는 일본 제국주의가 국내외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쟁점 중 하나가 됐다. 

이런 존재감의 과시는 최근 일본 자본주의가 처한 위기 때문에 더 필요한 것이 됐다. 일본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잃어버린 10년’이 20년이 되는 악몽을 겪었다. 2010년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2대 경제 대국이 됐고, 동시에 다오위다오/센카쿠 분쟁에서는 중국에 머리를 숙이면서 체면을 구겼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와 엔고로 일본 경제가 더 침체될 가능성 ─ ‘잃어버린 30년’ ─ 이 제기되면서 일본 지배자들은 일본의 위신이 ‘패자부활전’없이 추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혔다. 

독도 문제가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다오위다오/센카쿠 문제에서 중국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제기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편, 최근 미국 정부는 동해 표기를 일본해로 단일화하자는 입장을 지지하면서 일본의 손을 들어 줬다. 이것은 미국이 아시아 지역 ‘영토 분쟁’에서 “정직한 중재자” 구실을 할 수 있다는 최근 미국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의 발언을 우습게 만들었다. 

물론, 최근 제주도 해군 기지 건설에서 드러났듯이 미국에게 한국은 중국 봉쇄 사슬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고리 중 하나다. 따라서 한일 갈등은 미국에게 골치 아픈 문제다.

미국의 일본 편들기

그러나 동해 해역 문제에서 미국 정부는 반중 동맹 구축에서 잠재적으로 한국보다 더 헤비급인 일본을 편들어 왔다. 

한국 주류 정치권은 충격에 빠졌다.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것이 독도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이명박의 주장도 우습게 됐다. 

한나라당 홍준표는 ‘독도로 해병대를 파병하자’고 주장했다. 일본 우익들과 협력해 온 장본인들의 호전적 독도 마케팅은 역겨울 뿐이다. 손학규는 미국의 태도가 한미일 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의 무능을 지적한 점에서 손학규는 홍준표보다 정곡을 찔렀다. 

그러나 홍준표든 손학규든 미국을 중심에 놓고 한국과 일본이 군사동맹 관계에 있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무능의 핵심 원인이란 점을 지적하지 않았다. 이들은 이 군사동맹의 틀 내에서 독도 문제 해결을 주장하기 때문에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 일본 제국주의와 한미일 군사동맹에 반대하면서 국제적 연대를 건설할 때 독도 문제의 진정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