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영국 역사가 토머스 매콜리는 이렇게 말했다. “영국 대중이 주기적으로 도덕적 훈계를 늘어놓는 것보다 더 꼴사나운 것은 없다.”

나도 마침 최근 스캔들로 망신살이 뻗친 영국 엘리트들 ─ 정치인, 언론인, 런던 경찰청 ─ 이 미친 듯이 도덕 설교를 늘어놓는 모습보다 더 황당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단연 압권은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의 말이다. “소요는 빈곤과 상관이 없다. 문화 때문이다.” 이것은 자기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가장 유치한 수작이다. 

먼저, 이런 종류의 말들은 경찰이 마크 더건을 쏜 것이 이번 소요를 일으킨 계기였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는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보장하라"  8월 13일, 소요의 원인인 긴축 정책 중단을 요구하며 행진하는 소요 지역 주민들

‘독립’ 경찰 불만 조사위원회는, 더건이 경찰에 총을 쏘지 않았는데도 경찰이 언론 브리핑에서 그런 주장을 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언론들은 이 점을 별로 보도하지 않았다. 

근본적으로 이번 소요는 도심 지역에 사는 불우한 노동계급 청년들의 분노가 갑작스레 폭발한 것이다. 특히 경찰에 대한 증오심은 다양한 불만이 폭발하도록 불을 붙이는 불쏘시개 구실을 했다.  

좌파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을 포함해 이번 소요에 관해 어처구니없는 논평을 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1980년대 소요와 비교해 이번 소요가 질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예전 소요 때에도 주류 세력들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절도나 가정교육 부족 등을 비난했다. 1980년대 영국 소요뿐 아니라 1960년대 미국 게토 반란과 1992년 로스앤젤레스 소요 때도 비슷한 말들이 난무했다.  

물론, 이들 사이에 차이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먼저, 30년 전과 비교해 정치적 소외감이 더 커졌다. 이것은 부분적으로는 신노동당이 사람들을 크게 실망시켰기 때문이다. 

불쏘시개

이것은 흑인민족주의와 강경 노동당 좌파의 영향력이 쇠퇴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 1980년대 이 둘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융합됐다. 

그러나 서로 다른 정치를 아우르는 바보들이 툭하면 말하듯이 이번 소요를 탈정치화된 ‘범죄행위’로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꽤 많은 소요 참가자들이 지난해 겨울에는 대학생 신분으로 학생 시위에 참가했던 것이 분명하다. 

8월 13일 〈가디언〉은 이렇게 보도했다. “인터뷰한 청년들은 갑작스런 등록금 폭등과 교육 보조금 폐지로 자기 미래가 불확실해지는 것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들은 또한 설사 종합대학이나 전문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 하나를 놓고 83명이 경쟁해야 하고 청년 실업자 수가 1백만 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일자리를 얻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약탈의 소비주의적 성격은 30년 전보다 더 강해졌다. 이것은 신자유주의 시대에 욕망의 상품화가 심화된 것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약탈자들이 상품 물신주의에 사로잡힌 무뇌아들인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의 반란이 기존 사회 가치에 영향 받을 수밖에 없음을 보여 줄 뿐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런던 경제지리의 변화가 미친 영향이다. 런던은 빈부격차가 극심하다. 런던은 선진국에서 가장 불평등한 도시다. 

그러나 주택지구 상류화가 진행되면서 클래펌 같은 곳에서는 부자와 빈자가 함께 살게 됐다. 

데이비드 캐머런의 옛 고문인 대니 크루거는 소요에 충격을 받아 이렇게 말했다. “군중이 노팅힐 최고급 레스토랑인 레드베리를 공격했어요.”

1980년대에는 이렇게 부자와 빈자가 한 곳에 공존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이런 이유로 클래펌과 일링에서 사교계에 데뷔하는 상류층 청년들이 빗자루를 들고 [소요로 더럽혀진 거리를 청소하겠다고] 나서자 빈민들이 계급적 적대감을 보였던 것이다. 

이런 소요들은 의식적인 정치 운동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 삶을 모든 측면에서 강력하게 규정하는 계급 적대에 기초를 두고 정치적으로 분석할 때만이 이 소요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미래 투쟁에 대비하는 혁명적 좌파라면 주류 언론과 정치인 들이 보이는 역겨운 도덕적 패닉을 거부하고 소요 참가자들을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이것은 소요 참가자들이 새로운 정치적 전위여서가 아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벌어진 일에 대한 책임은 불평등, 빈곤, 인종차별주의와 경찰 폭력을 방조하고 키운 자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