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3일부터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치러진 ‘쌍용자동차 파업 연대 집회 참가’ 건에 대한 재판이 오늘(8월 18일) 끝났다. 피고석에 서서 판사의 선고를 듣고 내려가는데 방청석에 앉아 있던 동지와 눈이 마주치자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판사가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몇 개월에 걸쳐 진행한 법정 투쟁에서 통쾌한 승리를 거둔 것이다.

내가 무죄선고를 받게 된 결정적 계기는 경찰이 아무런 증거도 없이 나를 연행했기 때문이다. 나는 인도 위에 서 있다가 강제적이고 불법적인 불심검문을 당했다. 경찰은 내 가방에서 깃발과 마스크가 나오자 그것을 이유로 연행했다. 경찰은 연행한 이후 채증사진 등을 증거삼아 처벌할 생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채증사진은 나오지 않았다.

검사는 나를 연행한 경찰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연행과정을 확인해 불법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할 심산이었겠지만 아무 증거 없이 연행했다는 사실만 확인됐다. 날 연행했던 경찰은 “피고가 현행범임을 어떻게 확신했냐”는 질문에 횡설수설하다가 결국 “가방에 깃발과 마스크가 있는 걸 보고 연행했다”고 말했다. 검사는 내가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위협했다”고 말했지만, 판사는 “가방에 깃발과 마스크를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위협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무리한 탄압

사법부가 정의로운 기구여서 무죄를 선고한 것은 아닐 것이다. 애초에 검찰은 쌍용자동차 사측과 정부, 검·경찰 중 그 누구도 이 법정에 세우지 않았다. 사법부는 처음부터 정리해고라는 살인이나 다름없는 폭력행위를 한 자들과 그들을 비호한 자들은 그냥 두고 그에 저항하고 연대한 사람들만을 법정에 세웠다.

하지만 경찰은 판사도 무죄로 선고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무리한 탄압을 했다. 이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영웅적인 점거파업과 연대대오가 당시 경찰을 조급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무급자로 남았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한 명도 복직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희망버스에 참가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한진중공업에서 정리해고에 맞선 투쟁이 전국적인 초점을 형성한 것들이 판결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래서 이 승리는 단지 나 혼자 싸워서 쟁취한 것이 아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검사가 이에 불복해 항소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인해 다음 법정 투쟁에서 매우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나를 불법적으로 연행해 48시간 동안 구금했던 경찰과 있지도 않은 죄를 만들어 1백35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 검찰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검토 중이다.

이번 재판 결과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처럼 정리해고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