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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구가 안 보이는 세계경제 위기

세계적인 경기 둔화 우려로 큰 혼란에 빠졌던 주식시장이 진정되는 듯하지만, 이제는 ‘9월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는 “일본화”를 특집으로 다뤘다. 세계경제가 1990년대에 일본이 걸어간 길을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 일본은 자산 거품이 꺼지고, 은행 부채가 크게 늘고, 주식시장이 붕괴해 온 나라가 20여 년간 침체에 빠졌다.

실업 급여를 받기 위해 상담하는 사람들 위기가 심화하면서 지배자들은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고통을 전가하려 한다.

현재의 위기는 자본주의의 두 핵심 기둥, 다시 말해 미국과 유로존에 집중돼 있다. 양쪽 모두 국가 지출을 대폭 늘리는 부양책으로 2008년 위기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려 했다. 이러한 부양책에는 사적 부문의 부채를 공공 부문의 부채로 바꿔치기하는 것도 포함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사이 대부분의 나라들이 “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몇몇 경우에, 특히 영국과 미국에서는 정치계가 주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영국의 보수당과 미국의 공화당 우파는 위기를 틈타 자본가들의 이익에 맞춰 국가 지출을 줄이고 지출의 우선 순위를 바꾸려 한다.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같은 유로존의 약체 국가들은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유럽연합, 국제통화기금, 유럽중앙은행(ECB)한테 의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나라들은 그 대가로 긴축 정책 실시를 강요받았고, 참담한 결과를 맞았다.

부채가 늘고 대출 비용이 증가하고 긴축 요구가 커지는 이와 같은 일이 이제 스페인과 이탈리아 같은 더 큰 나라들로 번지고 있다. ECB는 그리스 구제금융 직전에 취했던 조처를 본떠 이들 나라가 발행한 국채를 “비상” 매입하기 시작했다.

대서양 양편 모두 상황을 진정시킬 새로운 방안을 절박하게 찾고 있다. 그래서 유로존에서는 일부가 “유로본드(개별 정부가 아닌 전체 유로화 통화권에서 공동으로 발행하는 채권)”를 발행하자고 제안했다.

압력

그러나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은 유로본드 도입이란 곧 독일 국채를 그리스 같은 나라들의 국채와 공동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고, 그것은 독일의 대출 비용을 늘린다며 이 제안을 단호히 거부했다.

미국에서는 뭔가 시장을 진정시킬 조처를 취하라는 압박이 연준 의장 벤 버냉키에게 강하게 쏠리고 있다. 그러나 그 뭔가가 무엇인지를 두고는 아무런 합의가 없다.

1990년대 일본에서처럼 정치적으로 지리멸렬한 상태가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 지배자들이 저마다 제 나라에 기반한 자본가들을 대변하고 따라서 확연히 다른 이해관계를 대표하면서 세계경제의 어려움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

시장과 정치인들에게 가해지는 압력을 줄일 한 가지 가능성, 다시 말해 빠른 경제 성장의 가능성은 훨씬 요원해 보인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신규 실업급여 신청이 늘었다.

독일 경제가 4월부터 6월까지 겨우 0.1퍼센트 성장하고 프랑스가 성장을 완전히 멈추면서 유로존 전체의 성장률 예상치도 낮아졌다 .

금융기업 CEO인 찰스 슈왑은 이렇게 썼다. “우리 경제가 강력했다면, 아마도 유럽의 이런 근심거리들을 무시해 버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표들은 경제가 완전한 침체 상황임을 보여 줄 뿐이다. 우리는 수평 비행을 했고, 지속적인 경기 개선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이러한 음울한 전망은 2007~2008년에 발생한 문제의 심각함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안와르 샤이크는 미국 경제의 비금융 부문 이윤율이 1947년부터 1980년대 초까지 꾸준히 하락했음을 보여 주는 통계 수치를 제시했다. 그 이후 이윤율은 안정을 되찾지만, 그것은 단지 노동자 착취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었다. 비슷한 양상이 다른 주요 국가들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4년 동안의 격변 때문에, 빠른 성장을 지탱할 수 있을 정도로 이윤율을 회복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는 곧 혼란이 더 커질 것이라는 뜻이고 체제를 구하려면 우리가 더 많은 고통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문이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사회주의자는 이와는 다른 종류의 해결책을 요구해야 한다. 다시 말해,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북돋우고 반격에 나서게 해야 한다.

반자본주의 좌파는 그러한 투쟁을 통해서 점점 더 통제불능이 돼 가는 체제에 근본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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