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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혁명:
변화의 쓰나미를 몰고 오는 파업 물결

파업과 대중시위가 날로 확산하는 통에 이집트의 군정 통치자들은 진땀을 빼고 있다.

최근 노동부 장관은 마할라 알쿠브라의 대공장에서 일하는 섬유 노동자 2만 2천 명의 대표자들과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노동부 장관은 절박하게 협상에 매달렸고, 섬유 산업 전체로 번질 뻔한 파업을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다음 날 시위대 10만 명이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을 가득 메웠다.

무슬림형제단의 불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위대는 광장에 모여 “혁명의 진로”를 바로잡자고 외쳤다.

시위대는 다섯 군데 노동계급 지구에서 각자 기도를 마친 후 타흐리르 광장으로 행진해 왔다.

정오에는 수천 명이 광장을 출발해 내무부, 헌법재판소, 국영 TV 방송국, 이스라엘 대사관 쪽으로 행진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정부 수반인 모함메드 후세인 탄타위 원수와 그의 동료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미친듯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쩔쩔매야 했다. 시위대가 이스라엘 대사관을 급습해 대사관 직원들이 대피한 탓이었다.

시위대는 대사관의 문서고를 뒤져 손에 잡히는 대로 창 밖으로 내던졌고, 그 서류 뭉치들은 인근의 보안부 건물을 불태운 화재 연기와 뒤섞였다. 그 건물에도 시위대가 쳐들어가 불을 지른 것이다.

파업 물결

정치 위기가 심화하자 총리 에삼 샤라프를 비롯한 내각 전체가 사임하려 했다.

같은 시간, 교사 4만 명이 국회 앞에 모였다. 그들이 손에 쥔 펼침막에는 “우리 요구에 응할 것인지, 올해 학교 문을 닫을 것인지 골라라” 하고 쓰여 있었다.

군 장성들은 억압 수단에 의지해 통제력을 되찾으려 했다. 시위대를 체포하려고 새벽 야음을 틈타 급습하는 일이 빈번히 벌어졌고 언론은 거품을 물고 “깡패들”과 “폭도들”을 공격해댔다.

최고군사위원회는 기존 법을 집행해 파업과 시위에 대응하겠노라고 호언했고, 실탄 사격도 경고했다. 그리고 무바라크의 혐오스런 비상계엄법을 되살렸다.

그러나 파업 물결은 계속 이어졌다. 제당공장 노동자 2만 6천 명가량이 싸움에 동참했다.

같은 날 쉬빈 알콤의 인도라마 섬유공장 노동자 수백 명이 주지사 사무실을 점거했다.

아래로부터 시작된 집단 행동 덕택에 또다시 민족해방 투쟁과 사회 정의 투쟁이 결합했다.

그 과정에서 대중은 장성들에 맞서 2월 혁명으로 이룬 민주적 성과를 방어하는 싸움에 나섰다.

이러한 충돌에서 비롯한 내부의 위기가 외부의 위기를 점점 키우고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중동 지역에 구축해 온 동맹망이 약화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과 터키 사이의 관계는 심각하게 나빠졌다.

터키의 레젭 타입 에르도간 총리는 앞으로 터키 해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는 인도적 구호선을 호위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구호선 공격의 책임을 물어 이스라엘 대사를 추방했다.

에르도간 총리가 취한 자세와 이집트의 장군들이 취한 태도 사이의 대조적 차이를 이집트 대중이 놓칠 리 없었다.

타흐리르 광장 시위에서는 에르도간의 사진이 상당히 많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대사를 추방한 것은 탄타위 장군이 아니라 바로 시위대였다.

이스라엘 신문 〈마아리브〉의 헤드라인은 ‘쓰나미가 일기 시작했다’였다. “이집트, 다시 말해 최근까지 중동 지역에서 우리의 가장 중요한 우방이었던 나라가 지금 대중 앞에서 비틀거리고 무너지고 있다” 하고 그 신문은 우려했다.

최근의 노동자 운동의 성장이야말로 이러한 투쟁의 향방을 좌우할 열쇠를 쥐고 있다.

열쇠

지난달 철도, 체신, 교육, 섬유 등을 포함한 몇몇 핵심 산업에서는 전국적 총파업이나 산별 파업을 조직하려는 질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많은 곳에서 파업 없이도 국가한테서 매우 많은 양보를 얻어내고 있고, 그것은 새로운 그룹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내걸도록 고무했다.

최근의 파업 물결이 물가 상승 때문에 촉발됐지만, 노동자들의 시야는 월급 봉투 두께에 얽매여 있지 않다.

파업을 벌이고 있는 교사들은 교육 개혁, 교사들에 의한 교육부 장관 선출, 사립학교 철폐를 바란다.

마할라의 노동자들은 섬유 산업 몰락을 막을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주요 노동자 그룹들은 파업 운동을 더욱 발전시킬 단체를 만들 방법을 두고 활발하게 논의를 벌이는 중이다.

민주노동자당이 발표한 성명서의 제목은 “빈 공약, 헛된 약속은 이제 그만”이었다.

그 성명서에서 민주노동자당은 총파업을 이끌 조정위정회를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이러한 주도력이야말로 이집트 노동계급의 어마어마한 힘을 합쳐서 국가에 맞서 싸울 수단으로 바꿀 수 있다.

그것은 전투, 다시 말해 무바라크의 장성들에 맞선 전투의 결말을 훨씬 앞당길 수 있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