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희망버스가 10월 8일 부산으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4차례에 걸친 희망버스의 성공적 출진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의 문제를 전 사회적인 쟁점으로 부각시켰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역과 부문을 뛰어넘어 연대하자는 호소에 응답해 희망버스에 동승했다. 도망 다니던 조남호를 국회 청문회장으로 끌어내 고개를 조아리게 만든 것도 이런 투쟁의 성과였다. 

한겨울에 시작된 김진숙 지도위원과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투쟁이 가을을 넘기는 상황에서도 정리해고를 철회할 수 없다고 버티는 조남호의 파렴치함은 사회적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조남호에게 모욕을 주는 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정리해고를 철회해서 노동자들의 고통을 멈춰야 한다. 

조남호가 비판 여론도 무시하며 버티는 것은 단지 그가 노동자들의 고통을 아랑곳하지 않는 냉혈한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조남호의 뒤에는 이미 시행된 정리해고를 아래로부터의 투쟁으로 되돌리는 것이 전체 노동자들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이명박 정부와 전체 자본가들이 있다.  그러므로 정부와 기업주들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더 강력한 투쟁이 뒷받침돼야만 조남호도 무릎 꿇릴 수 있다. 

한진에서 살인해고를 끝내야 다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호소에 재능, 쌍용차, 전북버스 등 많은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자신들의 요구를 걸고 희망버스에 결합해 왔다. 

따라서 조직 노동자들의 집단적 힘을 결합하는 것보다 개인들의 자유로운 참가나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더 중요하다는 일각의 주장은 적절치 않다. 이 때문에 6차 희망버스를 10월 22일 전국비정규직노동자대회와 결합하자는 제안도 진지하게 검토되지 못하고 있다.  

잠재력

물론 민주노총 지도부가 진지하게 투쟁을 건설하기보다는 민주당·참여당과의 공조에 치중하는 것이나 금속노조 지도부가 양보교섭에 매달리는 상황이 조직노동자들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조직노동자들의 잠재력 자체를 경시해서는 안 된다. 사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가 장기간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조업중단 같은 생산에 타격을 미치는 투쟁을 건설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동자 계급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은 노동자들만 중요하다든가, 노동조합 쟁점만 중요하게 여기는 노동자주의와 다르다. 노동자들이 생산을 멈추고 이윤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잠재력을 발휘해 체제가 강요하는 온갖 불의에 맞서야 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그러므로 희망버스는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가지고 희망버스에 더 많이 참가할 수 있도록 끈기있게 노력해야 한다. 

그 점에서 민주노총이 10월 8일 부산에서 민중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기층 조합원들을 더 깊숙히, 더 실질적으로 조직해야 한다. 활동가들은 노동자 단결 투쟁을 확대할 때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노동자들의 동참을 조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