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5 민주노동당 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노동당 부설 ‘새세상 연구소’가 9월 21일 ‘진보대통합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도 참여당과의 통합 추진에 비판적인 목소리들이 제기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여당과의 통합으로 진보의 원래 가치를 훼손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 장명진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위원장을 인터뷰했다.


참여당을 진보정당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참여당은 참여정부 시절의 주역이었고, 지금도 자신이 노무현 정권을 계승하는 정통이라고 하고, 한미FTA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참여당과의 통합은] 진보세력들 간에 어마어마한 태풍이 몰아칠 위험한 일입니다. 가장 큰 부문 조직인 민주노총이 혹시 이 문제로 배타적 지지방침을 철회하게 되면 진보세력 간의 결속이 이전보다 훨씬 더 분산될 것입니다. 통합 안 한 것만 못한 것이죠.

[참여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쪽은] 내년 총선 이후 원내교섭단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조급해 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된다손 치더라도, 이념과 사상이 다른 정당이 서로 의견 일치를 보고 같이 정책을 펴나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정확히는 그 점에 대해 불신할 수밖에 없습니다.

원내교섭단체가 목적인 진보 정치는 허구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한미FTA 반대 투쟁을 해야 하는데, 참여당은 찬성합니다. [참여당 때문에] 진보정치가 좌지우지될 거라는 얘기죠. 정말 그렇게 되면 우리 스스로 진보정치를 포기하는 것이 됩니다.

한 번은 참여당 충남도당 2기 출범식에 초대를 받아서 갔는데, 유시민 대표가 제 손을 잡으면서 자기 강연을 듣고 갔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한마디로 얘기하면, 참여정부 시절에 민주노동당이 너무 과도하게 정부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반성은 없었습니다.

나에게 이런 얘길 왜 들어보라고 했는지, 굉장히 불쾌하고 불편했습니다. 한미FTA를 추진했던 정당이 당연히 민주노동당한테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보면, 참여당과의 통합은 한 마디로 나당(羅唐)연합이나 다름 없습니다.

진보정치는 선명성을 가져야 하고, 진보라는 원래의 취지를 지켜내야 합니다. 그것을 통해 국민들에게 신뢰받고 그 신뢰로 외연을 확대해 집권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데도] 정성희 최고위원은 참여당과의 통합 의지가 이정희 대표 못지 않게 높습니다. 명분도 없는데 말입니다.

사실 정성희 최고위원은 진보신당 당대회 전까지 [진보신당과] 분명히 통합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얘기했습니다. 진보신당과 통합이 가장 우선이고, 그것이 성립된 이후에 참여당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수임기관 회의에선 진보신당 당대회에서 [진보 양당 통합이] 통과가 안 되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통과시킬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런데 진보신당에서 부결된 후에는 입장이 달라졌습니다. 진보신당이 그럴지 몰랐다면서 마치 새로운 쇼크를 받은 것처럼 말하면서, ‘이제 더는 참여당 문제를 미룰 수 없다’, ‘더는 시간도 없고 참여당과의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전용철 같은 농민들이 피해를 본 부문적 원한 관계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저의 주장을 왜곡했습니다. 저는 도당위원장으로서, 충남지역 진보세력들의 입장을 종합해 주장했는데 말입니다. 지역의 동지들은 오늘 참여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저도 기자회견에 참석했습니다. 사실 이런 동지들이 큰 힘이 됩니다.

그간 이정희 대표의 진정성은 믿었는데, 지금은 그 진정성을 신뢰할 수가 없습니다. 우려했던 것이 현실로 되는 게 아닌가 안타깝습니다.

지금 5.31 합의정신이 많이 왜곡돼 있습니다. 분명히 ‘진보대통합’ 5.31 합의문이거든요.

마치 합의문에 찬성하는 제 정당은 다 통합 대상이고, 과거 전력도 용서되고 면죄부도 줄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5.31 합의문에 대한 모독입니다. 합의문을 작성할 때 참여당 문제가 거론됐다면 민주노총 등의 일부 대표들은 아마 사인을 안 했을 겁니다.

너무 성급한 판단으로 진보정치 자체를 후퇴시키면 안 됩니다. 당원 동지들이 이 점을 깊이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