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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우 전 금속노조 부위원장:
“희망버스 투쟁의 불씨를 살려 나가야 합니다”

정상적인 사회라면 1차 희망버스 때 정리해고 문제가 해결됐어야 합니다. 5차까지 왔는데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은 문제가 심각합니다.

5차 희망버스는 중요합니다. 다시 투쟁의 불씨를 살리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간 수없는 투쟁들이 끝까지 성과를 보지 못하고 지도부가 중간에 타협을 하거나 운동이 중단됐습니다. 그래서 대중에게 패배감 같은 게 쌓여 왔습니다.

4차 희망버스 이런 투쟁의 목소리를 확대·강화할 활동가들과 진보정치의 구심이 탄탄해져야

‘희망버스’라고 표현되는 사회단체·개인 들과 조직 노동자들이 완벽하게 만나야 합니다. 5차에서 민주노총이 민중대회를 계획한 것은 나아진 점입니다. 그간은 못 만났으니까요.

그런데 좀 늦은 감은 있습니다. ‘누가 주도하는가’를 두고 논란을 빚지 말고 진작 만났어야 합니다. 민주노총의 조직된 노동자들이 행동에 나섰어야 합니다.

그간 노동조합 운동은 너무 수세적이었습니다. 양보교섭을 하고 심지어는 직권조인도 했고, 조합원들은 지도부에 의존했습니다. 위원장이 민주적인 토론을 거쳐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도 않고 타협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대표적으로 한진중공업 채길용 집행부가 그랬습니다.

반대로 희망버스는 역동적이고 공세적이었습니다. 타협이 불가능했습니다.

지금 노동자들이 느끼는 패배감은 조합원들의 탓이 아닙니다.

관성에 젖어 표를 먹고 사는 지도자들이 문제입니다.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조직해야 할 활동가들이 관성화되고 후퇴한 것이 문제입니다.

활동가들이 중요합니다. 제 경험에서 보면, 건강한 대의원이 있으면 그 노조의 선거구가 건강해집니다. 건강한 지회장이 있으면 지회가 건강해집니다. 누가 어떤 방식으로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대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민주당이나 참여당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직 노동자 운동의 목표에 기초해 투쟁을 밀고 나가야지, 이들에 기대서는 안 됩니다. 진보진영이 제 구실을 못 하면, 현장이 정치 혐오증에 걸려 일어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민주당이나 참여당이 희망버스에 오는 것까지 막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들의 들러리가 돼서는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저는 항상 주체들의 투쟁을 강조합니다. 투쟁이 있는 곳에 연대가 있는 것입니다. 희망버스도 사실 김진숙 지도위원이 아니었으면 불씨를 당기지 못했을 것입니다.

정리해고 문제와 비정규직 문제가 연관돼 있다는 점도 잘 봐야 합니다. 정리해고 작업장에선 항상 비정규직 해고가 앞서 일어났습니다. 희망버스도 이 문제에 주목해야 합니다.

앞으로 있을 [10월 22일] 비정규직대회가 중요합니다. 비정규직대회, 11월 노동자대회로 이어지는 투쟁을 계속 만들고 확대하는 게 중요합니다.

지금은 정부를 상대로 반자본 정치투쟁을 해야 합니다. 다른 세상을 만드는 게 쉽지 않은데, 그런 게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여 줘야 합니다. 그러려면 투쟁이 승리해야 하고, 그 속에서 희망을 만들어야 합니다.

인터뷰·정리 박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