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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우파들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투쟁할 것이다

지난 9월 29일 있었던 전국대학생총회는 올해 계속돼 온 전국적인 등록금 투쟁의 연장이었다. 인하대에서도 학생총회, 본관점거, 1만인 대회 등 학생들의 투쟁이 있었다. 전국 대학생총회를 앞두고는 총회 참가를 안건으로 총투표가 있었다. 마감시간이 1시간 연장되기는 했지만, 절반 정도의 학생들이 참여해 80퍼센트가 넘는 찬성표를 얻었다. 압도적인 학생들이 9월 29일 집회 참가를 지지한 것이다.

그런데 총투표 마감 시간 연장과, 9·29 전국 대학생 총회가 ‘반정부 투쟁’이라는 것을 문제 삼는 글들이 온라인게시판에 올라오고, 대자보가 붙었다. 나는 총회 참가의 정당성을 얘기하고, 참가를 호소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9·29 전국대학생총회

그런데 얼마 후 한 학생이 인터넷에 익명으로 총학생회와 나를 국정원에 신고하는 모습을 캡쳐해서 올렸다. ‘반정부 투쟁’에 같이 가자고 한 것 때문에 ‘좌익 사범’으로 의심된다는 이유였다. 이는 ‘운동권=빨갱이=간첩’이라는 우익들의 왜곡된 논리를 되풀이하면서 진보적인 운동을 위축시키려는 시도다. “등록금 투쟁은 지지하지만 반정부 투쟁은 반대한다. 총학생회는 정치적이면 안 된다”고 주장한 사람들이 ‘국가 탄압 요청’이라는 매우 정치적인 행위를 한 것이다.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이 소수 정치인들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 결정자들을 비판하는 시위를 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이를 가로막기 위해 국가보안법을 이용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정치 사상의 자유를 부정하는 것이고, 자신과 정치적인 궤를 달리하는 사람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다.

신고당한 사실을 안 후, 내가 ‘정부 비판의 목소리를 탄압하는 국가보안법은 폐지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대자보를 붙였더니, 여러 명이 나를 지지한다며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국정원에 좌익사범을 신고했다며 ‘ㅇㅇ’이라는 익명으로 글을 올렸던 사람은 자신이 누군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협박에 위축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당당하게 소외와 차별, 억압과 착취에 대한 저항을 호소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투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