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가 되자 학교에서 교원평가 계획이 나왔다. 신규 교사인 나는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이 교원평가를 강제적으로 시행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모든 학급을 전산실로 이동시켜 학생만족도 조사를 한다는 것이었다. 나에게도 두 학급을 데리고 전산실로 이동해야 하는 업무가 주어졌다.

나는 먼저 내가 속한 전교조 분회장 선생님을 뵙고 학생만족도 조사에 대해 상의했다. 그리고 동료평가뿐 아니라 학생 만족도 조사에도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학생들을 전산실로 데려가지 않고 수업을 했다. 수업한 이후에 전 교직원에게 교원평가에 반대하는 이유와 함께 동료평가까지 거부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처음에는 매우 떨렸다. 전교조 조합원이기는 했지만, 공개적으로 의견을 낸 적이 없기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했다. ‘동료 교사들이 뭐라고 생각할까’, ‘왕따가 될지도 몰라’ 하는 마음에 흔들렸다. 그러나 교원평가가 아무런 저항 없이 학교에 들어오는 것도 싫었다. 

용기를 내 행동했을 때, 효과는 예상과 매우 달랐다. 선배 교사들의 응원 메시지가 쏟아졌다. 특히 비조합원 선생님들의 응원에 큰 감명을 받았다. ‘용기있는 행동이었다’, ‘지지한다’, ‘무슨 일이 생겨도 굳건히 싸워 나가라’ 등 복도를 지나다니면서까지 인사를 받았다.

물론 항의도 받았다. 학생만족도 조사를 담당한 교사들은 하루 종일 전산실에서 초과 근무를 했고, 일부 교사들은 보강 수업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교사들도 학교가 일방적으로 교원평가를 실시한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 교사는 신규 교사가 교원평가 반대 메시지를 보낸 것이 불쾌하다고 했다고 한다. 

용기있는

이번 경험을 통해, 불만은 많지만 행동에 나설 자신감이 없을 때 먼저 교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저항하는 것이 전교조 조합원의 구실이라는 점을 배웠다. 또 분회에서 사전에 동료평가 거부에 대해 논의했고, 업무 부서에 협조 요청을 했기 때문에 용기있게 문제제기를 할 수 있었다. 작지만 조직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배울 수 있었다.

동료평가 반대운동을 효과적으로 조직하려면 결의된 교사들이 선언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회·지부·본조 차원에서 선동하고 조직하고, 투쟁 사례를 모아 서로의 자신감을 높여야 한다. 또 전교조 본조는 투쟁을 통해 학교가 교원평가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전북지부의 사례를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실천을 고민해야 한다. 다가오는 11월 13일 교사대회와 노동자대회가 교원평가에 반대하는 행동의 초점이 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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