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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KDN:
낙하산 사장에 맞서 양보 약속 따내

한전KDN 노조는 두 달째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벌였다.

정부는 지난 9월 한국전력에 MB의 측근 김중겸을 앉힌 데 이어, 이번엔 자회사인 한전KDN에 대선캠프에서 함께한 김병일을 ‘낙하산’ 임명했다. 한전의 상임이사 7명 중 5명, 한전과 한전 자회사 11곳의 감사 12명도 모두 MB맨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이 지난 9월 15일 전력대란 사태 때 관련자들에게 호통을 쳤다는 얘기는 웃지 못할 코미디다. 〈조선일보〉조차 “정부가 전력과는 무관한 사람들을 한전 수뇌부에 앉혀 놓았으니 아무도 대통령 말의 무게를 느끼지 못했다”고 비웃었으니 말이다.

MB 측근 사장에 반대해 투쟁하는 노동자들

더구나 이번에 임명된 김병일은 2006년에 동덕여대 총장 직무대행을 맡았을 때, 총학생회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원하고 학교 행정을 부적절하게 처리해 임명 두 달여 만에 해임되기도 했던 자다. 그런데도 정부는 사장추천위원회가 구성되기도 전에 그를 낙점했다. 이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어서, 결국 회사의 한 고위간부조차 “누가 봐도 낙하산 인사이긴 하다” 하고 인정했다.

안 그래도 전임 사장인 MB의 측근 전도봉이 업무와 상관없는 해병대 교육 강제 입소와 야간 일백 리 행군까지 실시하고(그는 해병대 사령관 출신이다),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제 직무 순환을 시켜 노동자들의 불만이 높은 상태였다.

노조는 사장추천위원회가 소집된 다음날부터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시작했다. 우리는 성명서 발표, 항의 방문, 신문 광고, 1인 시위 등을 진행했고, 10월 25일부터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특히 신임 사장의 첫 출근이 예정된 10월 31일에는 전날부터 전국의 중앙집행위원들이 연가 투쟁을 벌이며 강력히 맞섰고, 결국 김병일의 출근과 취임식을 저지했다.

출근 저지

그러자 신임 사장은 노동조합과의 면담을 요청했고, 면담 자리에서 노조의 요구를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노조는 후진적 노사관계에 책임이 있는 문제 간부에 대한 인적 쇄신 단행, 강제적 직무 순환제도 개선, 상호 인사평가 제도의 일방적 폐지에 따른 문제점 개선, 2010년도 임금합의 사항 즉시 이행, 기능직 조합원의 임금 인상 등을 요구했다.

그리고 우리는 향후 약속 이행에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점이 보이면, 즉시 투쟁에 돌입할 것임을 분명히 전달했다.

비록 우리가 이번에 ‘낙하산’ 사장의 취임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지만, 투쟁 경험이 적었던 우리 노조가 사측에 맞서 항의를 시작하고 압력을 행사한 것은 중요한 출발이다.

이명박이 제 아무리 측근 임명으로 우리 노동자들을 통제하려 해도, 우리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