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외국어대에서는 본교와 분교의 통합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졌다.

학교 당국이 본·분교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데, 주된 이유는 규모를 키우면 대학 평가 순위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의 의도가 이렇다 할지라도 본·분교 통합을 반대해서는 안 된다. 한국 사회에 학벌주의, 대학 서열화, 서울과 지방 대학 간 차별이 깊이 아로새겨진 상황에서 본·분교 통합은 서울과 지방 학교 사이에 차별을 완화할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지방 분교 학생들은 취업 등에서 불이익을 받아 왔다. 용인캠퍼스 학생들은 분교생이라는 차별적인 꼬리표를 떨쳐버릴 수 있기 때문에 통합을 환영한다.

그런데 서울캠퍼스 일부 학생들은 “같은 등급이 되기 싫다”, “학벌세탁이다” 하는 말까지 하며 통합을 반대했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통합 반대 서명·삭발·단식·비상총회 등을 벌였고 10월 26일 열린 비상총회는 1천5백68명이 참가해 성사됐다. 총회가 끝나고 3백여 명이 총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여 이틀 만에 학교는 총학생회의 요구안을 수용했다. NL경향 학생회 등 일부 진보적 학생회도 이런 활동에 동참한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다.

총학생회는 학교의 비민주적 행태를 문제 삼는 것일 뿐이라고 했지만, 선전물에서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밤을 새워 가며 공부했던 날들[을 떠올려 보라]”, “빼앗기는 것은 이름만이 아니다” 하면서 명백히 학벌주의적 태도를 보였다.

갈등

또, 총학생회가 학교에 요구한 협의 테이블에는 용인캠퍼스 학생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는다. 게다가 총학생회는 11월 2일에 열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학생회칙을 개정해 복수전공 이수자들을 학생회 정회원에서 준회원으로 강등시켰다. 복수전공제도로 서울캠퍼스에서 공부하고 있는 용인캠퍼스 출신 학생들에게서 학생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박탈한 것이다. 이것이 학벌주의적 공격이 아니고 무엇인가.

본·분교 통합을 반대하는 또 다른 근거는 통합이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물론 본·분교 통합이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만약 학교가 구조조정을 추진하려 한다면 반드시 막아야 한다.

그러나 본·분교 통합 반대 주장은 양 학교 학생들 간의 갈등을 초래해, 차후에 벌어질 수 있는 ‘진짜 구조조정’에 맞서 투쟁하는 데 방해가 될 것이다.

‘다함께’ 한국외국어대 모임, 중국어대 학생회, 외대발전학생추진위원회 등은 유인물·대자보·강의실 선전 등을 하며 본·분교 통합 반대 운동을 비판하는 활동을 벌였다.

일부 학생들은 우리의 주장을 반대하며 대자보를 떼거나, 유인물을 찢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차별에 반대한다는 원칙을 지키고자 용기있게 싸우고 있다.

특히 중국어대 학생회는 총학생회와 일부 학생들의 압력에도 끈질기게 학우들을 설득했다.

“일부 학생들은 서울캠퍼스 학생 다수가 통합을 반대한다며 중국어대 학생회한테 다수결을 따르라고 말했어요. 그러나 잘못된 주장을 그저 다수라고 받아들일 수는 없잖아요.(박혜신 중국어대 학생회장)

“용인캠퍼스 사람들이 받는 박탈감을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서울에서 공부하는 용인캠퍼스 복수전공자들은 자신이 복수전공자라는 것을 이야기도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상황이에요.

“우리는 앞으로도 올바른 방향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압력이 크지만 앞으로 계속 해결해 나가야 하는 과제가 큽니다.”

우리가 끈질기게 주장한 결과, 총학생회 등은 ‘통합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하고 계속 강조해야 했고, 한 NL 경향의 학생회장은 ‘우리는 사실상 조건부 찬성이었다’며 슬쩍 말을 바꾸기도 했다.

우리는 앞으로도 캠퍼스 간 차별과 구조조정 없는 통합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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