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퍼센트를 짓밟는 한미FTA 폐기하라!”, “우리의 미래를 거래하지 마라!”

여의도 국회 앞을 밝혀 온 한미FTA 반대 촛불이 11월 5일 주말을 맞아 광화문 인근 대한문 앞에 집결했다. 5천여 인파가 무대 뒤까지 가득 메우고 시청역 2번 출구까지 빼곡히 들어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교복을 입고 참가한 여중생부터 손자와 함께한 노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특히 대학생청년 들이 많았고, 2008년 촛불운동을 떠올리게 하는 ‘쌍코’, ‘소울드레서’, ‘여성시대’ 등 네티즌 모임들도 대거 참가했다. 정당사회단체 회원들과 일부 조직 노동자들도 함께했다.

대한문 앞을 가득 메운 한미FTA 반대 촛불들
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한미FTA에 반대하는 5천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촛불을 밝혔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한미FTA에 반대하는 5천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촛불을 밝혔다.

두 차례나 한미FTA 강행 처리를 막은 집회 참가자들은 자신감이 넘쳤다. 자유발언에 나선 이들은 날카로운 비판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활력을 더했다. 조중동이 유포하는 “FTA 괴담” 논리에 대한 통쾌한 반박도 이어졌다.

서울대병원 노조 이미숙 사무장은 “FTA 통과는 의료 민영화하자는 것”이라며 “돈벌이를 위해 국민건강보험이 위험해지고 시민들의 피해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비 인상 “괴담”은 허튼소리가 아니었다.

〈조선일보〉가 “괴담 유포자”로 지목한 이상훈 씨도 무대에 올랐다.

“볼리비아는 IMF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수도를 다국적 기업 벡텔에게 팔았습니다. 수도세가 3백 퍼센트 인상됐고, 빈민들이 오염된 강물을 마셔 전염병으로 죽어갔고, 어린 아이들이 강물을 마시려다 악어에게 물려 죽었습니다.

“볼리비아 민중이 총궐기했습니다. 이에 압력 받아 볼리비아 정부가 상수도 운영권을 회수하자, 벡텔은 한미FTA에서도 문제가 된 바로 그 ISD를 이용해 제소했습니다. 볼리비아 정부는 2천6백만 달러[한국 경제 규모로 환산하면 4억 달러]를 벡텔에 물어야 했습니다.”

그는 정부와 보수 언론을 비판하며 이렇게 말했다.

“볼리비아의 물 전쟁은 괴담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입니다. 저는 괴담을 유포하지 않았습니다. 진정한 괴담은 바로 한미FTA가 초래할 미래입니다!”

야4당 정치인들도 연단에 섰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시민들 덕분에 두 차례나 강행 처리를 막았다. 오는 10일에도 모든 것을 던져 반드시 막겠다. 촛불을 들고 함께하자” 하고 말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일부는 그녀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이 대중의 불만을 대변해 싸우려 할 때 지지도 넓어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독소조항
촛불집회에 참가한 청소년들
촛불아 모여라 이날 집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한미FTA를 반대하는 다양한 팻말을 가지고 모였다.

민주당은 재재협상을 통해 한미FTA 독소 조항을 없애자고 했지만, 한미FTA 자체를 폐기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다함께 활동가인 국민대 이아혜 씨는 이렇게 말했다.

“한미FTA는 신자유주의의 완결판입니다. 독소조항 1~2개 없앤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재재협상이 아니라 완전 폐기가 될 때까지 싸워야 합니다.

“아랍, 유럽, 미국에서 벌어지는 99퍼센트 저항이 전 세계적인 대세입니다. 한국에서도 촛불의 저항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미FTA 졸속 추진을 두 번이나 좌절시켰습니다. 1퍼센트 부자들만을 위한 한미FTA에 맞선 우리의 저항은 계속 확대돼야 합니다!”

이화미디어고등학교의 여학생들도 FTA 폐기를 주장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 "한미FTA는 고용 불안을 키울 것"

 “한미FTA 국회 비준안 철폐! 그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조중동은 청소년들이 뭘 모르고 집회에 참가한다는데, 우리는 다 알고 왔거든요?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데, [MB 씨,] 듣고 계십니까?”

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는 한미FTA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민주당에게도 ‘똑바로 하라’고 일침을 놨다.

이날 집회는 한미FTA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얼마나 높은지를 실감케 했다. 많은 사람들은 한미FTA 문제를 계기로 경제 위기 속에서 켜켜이 쌓여 왔던 불만들을 표출하는 듯했다. 상경 농성 중에 집회에 함께한 한진중공업 노동자는 한미FTA가 노동자들의 고용을 위협할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으로 높아진 자신감도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는 데 한몫했을 것이다.

한미FTA저지범국본은 이런 힘을 모아 앞으로 매일 저녁 7시 여의도에서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특히, 한나라당이 다시 한 번 강행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10일에는 집중 집회가 열린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다시 한 번 우리의 저력을 보여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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