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참패, 안철수 열풍, 한미FTA 반대 투쟁의 급부상 등 성난 민심의 쓰나미가 한나라당을 덮치면서 이명박 정부는 어디로 뱃머리를 돌려도 살 길이 안 보이는 상황이 됐다. 

특히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려고 이명박은 물론 박근혜도 나서서 돌격 명령을 내렸지만 별 반응도 없는 게 지금 한나라당의 상황이다. 

농민들이 의원 사무실을 점거하고 위협하자 한나라당 의원 일부는 비준안에 반대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했다. 

이러는 동안 이명박 지지율은 20퍼센트대로 추락했고, 안철수의 ‘청춘콘서트’를 흉내내 추진한 드림콘서트도 연예인들이 모두 출연을 거절해 망신만 당했다. 

뭘 해도 안 되고, 뭘 해도 불안한 것이 지금 한나라당의 처지다. 그래서 지금 한나라당은 어제 한 말과 오늘 한 말이 다르고, 누구도 서로를 못 믿는 공황 상태에 빠져 무기력해지고 있다. 

‘고령 의원 물갈이론’이 나오자, 친이계는 이상득 제거 음모가 아니냐고 의심하고, 친박계는 박근혜 죽이기라며 반발한다. 

이런 아노미 상황은 조전혁 같은 꼴통우파적 인물이 ‘쇄신파’라고 설치는 것에서도 드러난다. 

이처럼 난파선에서 뛰어내려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자 분당설도 본격화되고 있다.

방금 전에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주도하며 우익의 선봉에 섰던 박세일은 민주당 손학규도 함께할 수 있는 중도 신당을 만들겠다고 주장한다. 

친박계는 ‘박세일 신당’이 청와대가 개입한 박근혜 죽이기 음모라고 의심하며, 친박신당 얘기도 흘린다. 이미 한나라당의 실세인 박근혜와 친박이 굳이 한나라당에서 나갈 가능성은 높지 않으니, ‘친박신당’ 설은 사실상 이명박에게 ‘나가 달라’는 압박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친이계에서는 안철수를 영입해 친이신당을 만들자는 망상도 흘러나온다. 

집권여당을 뒤흔든 위기감은 외부, 즉 기층 대중의 계급적 분노에서 비롯한 것이므로 기층의 불만이 행동으로 표출될수록 분열은 깊어질 것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명박의 위기에서 반사이익을 얻기는커녕 동반 추락하고 있다. 반한나라당 전선에서 끊임없이 동요한 탓에 11월 들어 민주당은 도리어 지지율이 떨어졌다. 

민주당은 한미FTA 체결 원조 당답게 입장을 몇 번씩 번복하며 비난 받았다. 민주당은 15일 이명박의 국회 방문과 면담에 응하면서 다시 타협적 태도를 보였다. 

한번 퇴짜 맞았다가 겨우 다시 손학규의 손을 잡은 이명박  ‘나를 믿어달라’며 또 사기치고 있다.

김진표 등은 ‘한나라당 2중대’, ‘트로이의 목마’라고 욕먹고 있고, 한미FTA 때문에 민주당이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그래서 NGO인사들과 문성근, 문재인 등 친노 인사들로 구성된 ‘혁신과 통합’이 민주당 바깥에서 야권대통합연석회의를 소집하며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총선을 겨냥한 창당 논의는 지분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어 결국 민주당이 대주주 지위를 되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당이 ‘손학규+문재인’에 그친다면 이 통합당은 ‘도로 민주당’으로 비춰질 게 뻔하다. 

그래서 손학규, 문재인 등은 이 통합정당을 “민주진보통합정당”으로 부르며 안철수와 박원순, 진보정당, 한국노총 등이 좌우로 폭넓게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분간 야권통합정당론이 최근 표출된 대중적인 반한나라·비민주당 정서의 모순되고 불완전한 구심점 구실을 할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모순 때문에 진보정당이 독립적으로 기층의 불만을 행동으로 대변한다면 파고들 여지가 결코 적지 않다. 실제로 최근 한미FTA 저지 투쟁 국면에서 민주당에 대한 불신은 커졌고,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은 상승했다.

반대로 진보진영이 민주당·친노세력과 구분되는 독자적 가치와 정책을 약화시키면 대중투쟁 가능성을 제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반한나라·비민주당 정서를 온전히 수용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보수진영에 기력을 회복할 기회를 줄 수 있다. 

따라서 진보진영은 한미FTA 저지 투쟁 등 대중투쟁을 강화하면서 정치적 도약의 기회를 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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