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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 제국주의의 경비견

최근 이스라엘 대통령 페레스는 “이란 핵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군사적 수단이 외교적 수단보다 더 가까이 있다” 하고 말했다.

이처럼 이스라엘은 이란 공격에 앞장서며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에게 자신의 유용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하려고 한다.

이스라엘은 건국 자체가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던 나라다.

19세기 말 유럽 거주 유대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주의에 대응해 등장한 이스라엘의 건국 이념 시온주의는 독자적인 유대인 국가를 건설하면 유대인 억압이 해결될 거라고 주장했다.

시온주의 운동 지도자들은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에 빌붙는 방식으로 유대인 국가를 건설하려고 했다.

영국 정부는 유대인 이주자들이 영국의 중동 식민지 지배를 도와줄 거라는 시온주의 지도자들의 말을 받아들여 1917년에 팔레스타인에 ‘유대인 국가’를 건설한다는 벨푸어 선언을 발표했다.

아랍 세계 한복판에 건설되는 시온주의 식민지가 일종의 군사요새가 돼, 서쪽으로는 수에즈운하를 확실히 지배하고 동쪽으로는 영국령 메소포타미아(나중에 이라크로 이름이 바뀐)에서 생산되는 석유 공급을 확실히 지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시온주의 식민국가인 이스라엘은 60여년 전인 1948년에 1백만 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자기 고향에서 내쫓는 만행을 저지른 후에 탄생했다. 아랍에서 이 만행은 ‘나크바’[재앙]로 알려져 있다.

시온주의

예를 들어, 1947년 12월 18일 갈릴리의 키샤스 마을에서 유대인 민병대들은 한밤중에 팔레스타인 거주지에 폭탄을 던져 팔레스타인 사람 15명을 살해했다. 또, 1948년 4월 데이르 야신에서는 팔레스타인 사람 90명이 학살당했다. 그중 3분의 1 이상이 영아였다.

이런 무차별 학살 뒤에는 냉혹한 계산이 있었다. 학살자들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런 대량 학살 소식을 듣고 공포에 질려 자기 마을에서 도망치기를 바랐다.

미국과 소련 같은 초강대국들이 이스라엘 국가의 탄생을 지원했고, 탄생 후에는 즉각 국가로 인정했다.

이런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난민 숫자는 85만 명으로 늘었다. 난민들은 땡전 한 푼 없었고, 대량 학살로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그들은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 서안, 가자지구의 난민촌에 정착했다. 난민촌의 상황은 끔찍했다.

20세기 후반에 영국을 대신해 미국이 시온주의 국가 이스라엘의 후원자가 됐다. 미국의 닉슨 정부는 1960년대 말 베트남 전쟁에서 패배한 뒤 이스라엘에 군사·재정 지원을 확대했다.

이스라엘을 이용해, 아랍 세계가 항구적인 공포와 굴종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려 한 것이다. 20세기 말까지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공한 군사·재정 지원은 1천억 달러나 됐다. 이 수치에 견주면, 미국이 다른 후원국들에 제공한 지원은 보잘것없다.

21세기에는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이데올로기에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이 추가됐다. 특히, 이란과 같은 ‘이슬람주의 정권이나 이슬람주의의 정치적 영향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 폭격을 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하고, 중동 각국 국민의 민주적 의사와 무관하게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게 미국과 이스라엘의 논리였다.

이스라엘 국가는 이번에도 중동에서 제국주의의 이익을 위해 아랍 민중을 억누르고 물어뜯는 ‘경비견’ 노릇을 충실히 함으로써 자신의 유용성을 입증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