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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성희롱 근절을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
"여성노동자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민주노총이 함께할 것"

11월 17일, 여성가족부 앞에서 ‘직장 내 성희롱 및 피해자 부당해고 근절을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렸다.

그동안 현대차 사내하청 공장에서 14년 동안 근무한 여성 노동자가 소장과 조장의 반복적 성희롱을 당하고도 오히려 억울하게 해고된 사건, 여성연맹 소속 청소 노동자가 용역업체 관리자들의 성희롱에 시달린 사건 등 직장 내 성희롱이 벌어져 왔다. 이 집회는 이런 직장 내 성희롱을 저지르고 비호하는 사업장을 규탄하고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열린 집회다.

11월 17일 '직장 내 성희롱 근절을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연대사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노동과 세계〉

집회는 수개월 째 거리농성을 하고 있는 현대차 사내하청 여성노동자의 농성장이 있는 여성가족부 앞에서 열렸다.

민주노총은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의 적극적 제안을 받아들여 중집 차원에서 이 집회 개최를 결정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을 비롯해, 사무금융노조, 금속노조, 공무원노조, 여성연맹, 보건의료노조 등 민주노총 산하 연맹 간부들과 소속 조합원들 2백여 명이 참가했다. 민주노총이 직장 내 성희롱을 여성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여성의 고통에 공감하며 조직적 투쟁과제로 받아안은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이날 집회는 성희롱 피해 여성노동자들에게 큰 힘을 불어넣어 줬을 것이다. 또, ‘여성가족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지금껏 성희롱 피해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해 온 여성가족부와, 부당해고 철회 요구를 무시하고 있는 현대차에게 큰 압력이 됐을 것이다.

김영훈 위원장은 “우리는 오늘 여성가족부 앞에서 억울하고 부당한 대우에 맞서 투쟁하는 여성노동자를 엄호하기 위해 민주노총 이름으로 섰다”며 “가장 천대받지만 가장 소중한 일을 하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 존엄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민주노총 조직 이름을 걸고 함께 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피해자 대리인 권수정 씨는 지금껏 성희롱 피해를 당하고도 보호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일터에서 쫓겨나 여성가족부 앞에서만 벌써 170일 넘게 노숙 투쟁을 하고 있는 기막힌 현실을 폭로하며 연대를 호소했다. 또, “복직 전에는 이 자리를 떠날 수 없다”는 투지를 보였다.

11월 17일 '직장 내 성희롱 근절을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출처 〈노동과 세계〉

11월 17일 '직장 내 성희롱 근절을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현대차 성희롱 피해 여성노동자의 대리인 권수정 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노동과 세계〉

김현미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지난해 당기순이익만 5조 2천억 원이 넘고 올해는 10조를 내다보는 현대차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한 명을 구제해 주지 않는다며 현대차를 강력히 규탄했다.

여성연맹 이찬배 위원장도 용역업체 관리자들이 수시로 성적 모욕을 주고 ‘일 끝나고 호텔 잡아놓으라’는 식의 성희롱도 당한다고 폭로했다. 이찬배 위원장은 “나이 60 먹고 최저임금 받자고 몸까지 바쳐야 하냐”고 분통을 터트렸고, 이런 현실을 바꾸려고 투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양성윤 공무원노조 위원장도 소속 노조 여성 노동자들이 성희롱 피해를 받은 사례를 말하며 연대발언을 했다.

이날 집회는 직장 내 성희롱에 맞선 남성과 여성 노동자의 연대 가능성을 보여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