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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연속2교대제:
궁지에 몰린 정부가 꺼낸 껍데기를 알맹이로 만들자

정부가 ‘완성차의 장시간 노동은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발표하고, 자동차 업계에 거듭 노동시간 단축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 장관 이채필은 2013년부터 주간2교대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현대차 사측에게 “더 속도를 내라”고 주문했다.

한미FTA 반대 촛불 등 들끓는 반발과 분노에 밀린 이명박 정부는 개혁 시늉이라도 해서 노동자들을 달래고 투쟁 동참을 막아야 할 처지다. 그래서 심야노동 철폐, 노동시간 단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주간연속2교대제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금속노조의 핵심 요구이기도 하다.

물론, 뼛속까지 ‘친재벌·반노동’인 이명박 정부가 노동자들의 건강이나 고용불안 등을 진지하게 걱정해서 이것을 추진할 리는 없다.

저들은 지금 주간연속2교대제를 누더기로 만들려고 한다. 2003년 도입된 주5일제가 임금 삭감과 노동강도 강화로 이어지고 장시간 노동도 해결하지 못해 빈껍데기가 됐듯이 말이다.

실제로 정부와 보수 언론은 “고임금 귀족노조”의 “장시간 노동 관행”이 문제라며 임금 삭감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대차 사측은 이미 2009년부터 시행됐어야 할 주간연속2교대제를 2013년에야 실시하겠다고 한다. 더구나 노동강도와 노동 유연성을 확대하고, 휴일도 줄이려 한다.

따라서 문제는 주간연속2교대제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시행될 것인가다.

그간 현대·기아차 노조 지도부 등은 임금과 노동강도는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해 왔다.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이상호 연구위원은 “지난 20년간 투쟁으로 확보한 기득권의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올해 이경훈 집행부가 추진한 노동강도 강화를 포함한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안은 조합원들의 반발로 진척되지 못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너도나도 잔업·특근까지 하고 있는 마당에, 노동자들이 임금 삭감을 반길 리도 없다. 여론조사에서 현대차 조합원의 57퍼센트가 “급여가 일부 줄어도 교대제 개편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지만, 노동자들은 “설문조사 질문이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임금을 줄여야 주간연속2교대제를 시행할 수 있다는 식이었습니다. 노동강도를 늘릴지 말지가 아니라, 얼마나 늘릴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따라서 문용문 집행부는 노동강도 강화와 임금 삭감 없는 월급제를 고수하며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현대·기아차 신임 집행부가 공동투쟁을 선언한 것은 고무적이다. 이런 투쟁으로 온전한 주간연속2교대제를 쟁취해야 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야 한다.

활동가들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주장·선동하며 현장에서 정규직·비정규직·부품사 노동자들의 단결을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