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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농성장 폭력 침탈:
대학 구조조정에 맞선 학생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12월 13일 새벽 6시 45분 교직원과 용역직원 1백여 명이 동국대 학생들이 점거 농성을 하던 총장실에 들이닥쳤다. 학과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우리의 학문을 지키기 위한 동행’(이하 ‘동행’) 소속 학생들이 본관 점거를 시작한 지 9일째 되는 날이었다.

교직원들은 놀라 소리지르는 여학생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어 총장실 밖으로 끌어냈다. ‘동행’ 교섭팀과 학교 측이 만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 다시 논의하자” 하고 인사를 나누며 헤어진 지 12시간도 안 돼 벌어진 일이었다.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고 학생 1백50여 명이 본관 앞에 모였다. 동국대 총학생회장 당선자 최장훈 씨는 “학교 측이 학교 발전 논리를 내세우며 학과 구조조정 철회에 대한 대화와 타협의 여지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본관을 점거할 수 밖에 없었다” 하며 학생들이 본관 점거에 나설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학과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총장실 점거 투쟁에 나섰던 동국대 학생들이 폭력적으로 강제 해산당한 13일 오후 서울 동국대학교 본관 앞에서 ‘총장실 폭력침탈 규탄, 학과구조조정 전면철회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무석
“우리는 보다 강도 높은 투쟁을 할 것이다” 동국대 총학생회장 최장훈 당선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 ⓒ김무석

그는 독어독문학과가 2009년 폐과되었던 일을 상기시키며 지지를 호소했다.

“학과가 폐과되고 통합된 뒤 학교는 아무 것도 신경쓰지 않았다. 우리는 구조조정 논의 구조에 들어가려고 노력했지만 학교는 무시했다. 학교 측에 대화를 요구하며 총장실을 점거하자 학과 교수님들을 통해서 징계 명단을 보내 협박을 했다.”

대학생 다함께 활동가 김지윤 씨도 연대발언을 했다.

“동국대학교의 학과 구조조정 소식을 듣고는, 이윤 논리에 따라 학과가 통폐합 되는 것에 분노했다. 고려대학교 학생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동국대학교 학생들의 투쟁에 지지를 보냈다. 그런데 오늘 새벽 학교가 총장실을 강제로 침탈하여 학생들의 사지를 들고 끌어냈다는 소식을 듣고는 아연실색 할 수 밖에 없었다.

“학교 측은 대자보를 붙여 ‘학생운동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시절이 아니다’ 하고 말했다. 학생들이 비민주적이라며 징계 위협을 했다. 그러나 나는 동국대 학생들이 미화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해 온 것을 알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학과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싸운 동국대 학생들이야말로 사회 정의를 구현해 오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사람들이다.

“동국대학교의 학과 구조조정 반대 투쟁은 수익 논리 강화에 맞서는 모든 학생들을 위한 투쟁이다. 구조조정 철회되어야 하고, 학교는 학생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여러분들이 꼭 승리하길 바란다. 나도, 대학생 다함께도 함께 하겠다”

문예창작과 학생회장 안상욱 씨는 학교 측의 허위사실 유포를 규탄했다.

“학교 측 보도자료를 보면 ‘학생들에게 자진 해산을 권고했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학생들이 잠든 사이 직원 1백여 명이 농성장을 침탈한 것입니다. 학교는 대화를 요구하는 학생들에게 아무 답변도 없이 학생들을 폭도로 몰아세우며 징계협박을 하고 있습니다. 허위 보도 자료를 만들어 유포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정당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우리 학생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제로 끌려 나온 학우의 발언도 있었다.

“전 문예창작과 09학번입니다. 학교 측은 ‘폭력적이지 않았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학교 측은 제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어 끌어냈습니다. 이는 비유가 아닙니다”

박자은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의장, 김혜숙 숙명여대 총학생회장 당선자도 연대 발언을 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동국대 시설관리분회 조정화 분회장도 “힘을 합쳐 학교 직원들에게 본때를 보여 주자!” 하며 사기를 북돋았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본관 항의방문에 나선 학생들을 학교 측이 막아섰다. 1백 여명의 학생들이 외치는 구호가 본관 앞을 쩌렁쩌렁 울렸다.

동국대 학과 구조조정 반대 투쟁을 이끌고 있는 ‘우리의 학문을 지키는 동행’의 대자보 ⓒ김무석
천막을 설치하는 동국대 학생들 ⓒ김무석

‘동행’을 중심으로 한 학생들은 당분간 본관 앞 천막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주 목요일 6시 촛불문화제를 열고, 12월 17일에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교육의 상품화와 대학의 기업화에 맞서 싸우는 동국대 학생들의 투쟁에 연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