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 민주노총 서울본부가 주최하는 제2회 서울여성조합원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는 서울지역 민주노총 소속 여성 노동자들이 모여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투쟁 요구에 대해 공유하고 투쟁을 다짐하는 장이다. 이 글의 필자인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서울경인지부 심선혜 부지부장도 대회 기획단에 참가하며 함께 준비해 왔다. 이 글은 지난 11월 29일 서울여성조합원대회 사전행사로 열린 ‘여성노동자 잡담회’에 참가한 후기다.


하루 24시간을, 쉬지 않고 6일 동안 일해야 하는 노동자를 아시나요? 에이즈 환자의 바늘에 찔리는 등 무수한 의료사고에 노출돼 있지만 병원이 정식으로 고용한 노동자가 아니라고 산재 적용도 받지 못하는 간병 노동자가 있습니다.

일과 가정 모두를 포기하지 말라고 이명박 정부가 만들어 ‘주신’ 유연근무제 때문에 저임금과 원치 않는 일자리 변경으로 고개 숙인 공무원 노동자도 있습니다.

새벽 첫 차에 피곤한 몸을 싣고 일터로 가면 그녀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온갖 더러운 것들... 남편 밥상도 차려주기 싫은데 관리소장 도시락까지 싸서 바쳐야 하는 청소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내 아기가 아파도 병원 한 번 제대로 데려가지 못한 채, 다른 아이들을 웃으면서 돌봐야 하는 보육교사들, 철저하게 계급을 따지는 학교 현장에서 낮은 직책에 머무르며 기죽어 지내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 ‘[소장이] 달라는 대로 [몸을] 주지 않아’ 해고된 현대차 성희롱 피해 노동자, “여자가 무슨~”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크레인에 올라 하늘에서 일하지만 하루 종일 용변 해결할 곳 없어 병에 걸리는 여성 건설 노동자.

이런 삶들이 상상이 되시나요?

‘잡담회’는 이런 삶을 살아가는 그녀들의 이야기가 거침없이 신나게 쏟아져 나오는 자리였습니다.

‘화장실 가까이서 일하는 사람들이 제일 부럽다’는 건설 노동자의 이야기, 반면 화장실이 옆에 있어도 갈 수 없어 방광염에 걸리는 보육교사와 매일 화장실에서 살아야 하는 청소 노동자의 이야기가 있어 우리들은 ‘깔깔깔’ 웃으며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우리 안에 남은 설움은 옅은 눈물로 그리고 씁쓸함은 거친 욕이 되어 툭툭 터져 나왔습니다.

여성 노동자, 우리들은 여전히 안녕하지 못한 오늘을 살고 있었습니다.

어쩜 이리도 다르게 생긴 사람들이 모두 다른 일터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닮은 꼴 삶을 살고 있을까요?

‘짤릴’ 걱정 없이, 충분한 임금을 받으며 일할 권리, 아프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 그리고 노동자이자 인간으로 존중받으며 일할 권리, 내 권리를 위해 뭉치고 대표할 권리 등 여느 노동자들과 다를 바 없는 권리가 필요합니다. 이와 더불어 성희롱과 성폭력 없이 일할 권리, 육아를 혼자 떠맡지 않을 권리, 낳고 싶을 때 안전하게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권리는 여성이기에 더 요구되는 권리입니다.

이러한 권리는 글자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각자의 현장에서 투쟁요구가 되어 살아 움직이는 것들입니다.

소중한 승리의 경험

하지만 여성 노동자들이 늘 당하고만 사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노동조합을 통해 조직화하며 크고 작은 승리의 경험을 만들어 왔습니다.

건설 여성 노동자는 남성들보다 더 열심히 일해도 ‘여자니까’ 적게 받습니다. 하지만 '잡담회’에서는 이런 차별 임금을 뒤집는 투쟁으로 동일임금을 쟁취한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지하철 청소 노동자는 도시락 접대 등 말도 안 되는 불량한 요구를 하는 소장을 내쫒는 투쟁으로 현장을 바꿔냈습니다.

학교에서 특수보조원으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해고를 당한 뒤 노동조합에 가입해 투쟁으로 현장에 복귀하고 더욱 당당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습니다.

대학에서 청소 노동자들은 집단교섭과 투쟁으로 최저임금을 뛰어넘는 임금을 쟁취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남녀 간 임금차별 문제를 푸는 것이 과제로 남겨져 있다는 보고도 있었습니다.

여성조합원대회는 이러한 경험들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또, 마트 노동자들의 24시 연장영업 반대, 보육 노동자들의 보육실 내 CCTV설치 반대에 왜 함께해야 하는지 등 여성 노동자들이 서로의 노동조건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성 노동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동조합 전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됩니다. 이것은 여성과 남성으로 분리될 수 없는 요구이고 함께하는 투쟁으로 쟁취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대회 명칭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입니다. 우리 조직된 여성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세상을 바꿔 나가려는 당찬 발걸음에 당신의 지지와 연대가 필요합니다. 함께, 하실 거죠?

 

제2회 서울여성조합원대회

여성 노동자, 권리를 말하다!

 

일시: 2011년 12월 17일 (토) 3시

장소: 이화여자대학교 학관 414호(후문에서 매우 가깝습니다)

주최: 민주노총 서울본부

주관: 제2회 서울여성조합원대회 공동기획단 (건설산업연맹여성위원회, 공공운수노조/연맹 서경지부 보육분회·서경지부 학비분회·의료연대 간병분회, 공무원노조 서울본부 여성위원회, 다함께, 대학노조 서울본부,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여성위원회,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서비스연맹, 여성연맹, 전국학생행진, 진보신당 여성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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