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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노동자, 안녕하세요?

필자인 심선혜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 부지부장은 제2회 서울여성조합원대회 기획단에 참여해 대회를 함께 준비하고 있다. 이 글은 지난 11월 29일 대회 사전행사로 열린 ‘여성노동자 잡담회’에 참가한 후기다.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6일 동안 일해야 하는 노동자를 아시나요? 에이즈 환자에게 사용한 바늘에 찔려도 병원에 정식으로 고용되지 못해 산재 적용도 못 받는 간병 노동자가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만든 유연근무제 때문에 저임금과 원치 않는 일자리 변경으로 고개 숙인 공무원 노동자도 있습니다.

새벽 첫차에 피곤한 몸을 싣고 일터로 가면 온갖 더러운 것들에 관리소장 도시락까지 싸서 바쳐야 하는 청소 노동자들, 내 아기가 아파도 병원에 데려가지 못한 채 다른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보육 교사들, 철저하게 계급을 따지는 학교 현장에서 기죽어 지내는 학교 비정규직, ‘소장이 달라는 대로 몸을 주지 않아’ 해고된 성희롱 피해 노동자, “여자가 무슨~”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크레인에 올라 하루 종일 일하는 여성 건설 노동자.

‘잡담회’는 이런 삶을 살아가는 그녀들의 이야기가 거침없이 쏟아져 나온 자리였습니다.

‘화장실 가까이 일하는 이들이 제일 부럽다’는 건설 노동자의 이야기, 반대로 화장실이 옆에 있어도 갈 수 없어 방광염에 걸리는 보육 교사와 매일 화장실에서 사는 청소 노동자의 이야기가 있어 우리들은 ‘깔깔깔’ 웃으며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남은 설움은 옅은 눈물로, 씁쓸함은 거친 욕으로 툭툭 터져 나왔습니다. 여성 노동자, 우리들은 여전히 안녕하지 못한 오늘을 살고 있었습니다.

‘잘릴’ 걱정 없이 충분한 임금을 받고 존중받으며 일할 권리, 내 권리를 위해 뭉치고 대표할 권리, 성희롱 없이 일할 권리, 육아를 혼자 떠맡지 않을 권리, 낳고 싶을 때 아이를 낳고 기를 권리가 필요합니다.

소중한 승리의 경험

하지만 여성 노동자들이 늘 당하고만 사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노동조합으로 뭉쳐 크고 작은 승리의 경험을 만들어 왔습니다.

한 건설 여성 노동자는 투쟁으로 동일임금을 쟁취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지하철 청소 노동자는 투쟁으로 도시락 접대 등을 요구한 소장을 쫓아냈습니다. 학교 특수보조원인 비정규직 노동자는 투쟁으로 해고를 철회시켰습니다. 대학 청소 노동자들은 집단 교섭·투쟁으로 최저임금을 뛰어넘는 임금을 쟁취했습니다.

12월 17일 서울여성조합원대회는 이런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여성 노동자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노조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이것은 여성과 남성으로 분리될 수 없는 요구이고 함께하는 투쟁으로 쟁취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입니다. 우리 조직된 여성 노동자들이 앞장서 세상을 바꾸려는 당찬 발걸음에 당신의 지지와 연대가 필요합니다. 함께 하실 거죠?

제2회 서울여성조합원대회

여성노동자, 권리를 말하다

일시: 2011년 12월 17일(토) 오후 3시

장소: 이화여자대학교 학관 414호

주최: 민주노총 서울본부

주관: 제2회 서울여성조합원대회 공동기획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