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한 달간 국민대에서 선관위가 부당하게 진보선본의 후보 자격을 박탈한 데 항의해 총학생회 선거 보이콧 운동을 건설했다. 경험도 많지 않고, 모든 측면에서 아직 부족했기 때문에 하루하루 시험대에 오르는 기분이었다. 

힘든 투쟁이 계속되고 사기가 점점 떨어졌다. 나중에는 선관위의 작은 도발에도 풀이 죽는 경우가 많았다. 회피하고만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레프트21〉에 실린 ‘이집트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의 성명서’를 읽게 됐다. 군부가 민중의 요구를 무시하고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사람들을 잔인하게 탄압한 것에 대해 혁명가들이 낸 성명서였다. 

성명서를 읽어 내려가면서 이전과는 매우 다른 느낌이 들었다. 그들이 얼마나 심한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도 투쟁을 건설해 나가고 있는지, 그들의 행동이 얼마나 용감한 것인지 깨닫게 됐다. 그것은 국민대에서 건설했던 투쟁의 경험이 내 몸속에 녹아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집트의 동지들이 얼마나 힘들게 싸우고 있는지가 글에서 절절하게 느껴졌다.

마지막 구절에 ‘혁명 열사 만세! 혁명 만세! 민중에게 권력을!’이란 부분을 읽었을 때는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 구호가 얼마나 많은 용기와 헌신과 자기 극복을 담보로 하는 말인지 알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걸어야만 외칠 수 있는 구호였다. 

‘이집트의 동지들은 군부에 맞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고작 선관위 때문에 사기가 꺾인다는 게 말이나 되나? 나 또한 혁명가다. 이집트의 동지들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안에 용기가 생겨났다.

그때 나는 신문을 읽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됐다. 신문은 다른 사람들을 조직하는 데도 쓰이지만, 가장 먼저 나 스스로를 조직하는 데 쓰인다. 신문을 읽음으로써 세계에서 벌어지는 투쟁들을 조망하게 되고, 나의 계급의식과 국제주의적 시각, 그리고 혁명적 인식을 계속해서 연마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나는 계속해서 혁명가로 거듭 태어날 수 있다. 결국 신문은 나의 인생을 혁명을 위해 헌신할 수 있게끔 해 주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