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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에 대한 통쾌한 폭로, 그러나 대안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통쾌한 폭로, 그러나 대안은?

“세계화, 경제, 사회보장”에 관한 토론은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에서 가장 큰 포럼 가운데 하나였다. 무려 5천∼6천 명이 2시간 반 동안 연사들의 발언을 경청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이며 국제통화기금(IMF)의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세계은행 부총재직에서 쫓겨난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는 IMF가 강요하고 전 세계의 정부들이 받아들인 신자유주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빈민의 생활수준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스티글리츠는 자유화와 시장을 옹호했다.

인도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프랍하트 파트나이크는 단순히 신자유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에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강력한 국가 개입을 통해 자본주의의 파괴적 속성을 제거하자고 제안했다.

이집트의 급진적 경제학자인 사미르 아민은 신자유주의의 확산과 자본주의의 속성을 미국의 군사적 침략과 잘 연결시켰다. 하지만 그는 이것을 저지하기 위해 “남반구” 정부들의 새로운 연합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들이 위로부터의 대안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인도네시아의 노동조합 활동가 디타 사리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트레버 은그와니는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강조했다. “문제는 자본주의이고, 적은 자본가들, 산업과 금융을 지배하는 자들, 자본주의 정부를 운영하는 자들”이라고 트레버 은그와니는 말했다.

“우리에게는 급진적이고 직접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그리고 여기서 핵심적인 세력은 자본주의의 이윤을 창출하는 세력, 곧 노동계급이다.”

디타 사리는 “자본주의의 세계화”가 어떻게 제3세계의 광범한 지역에서 빈곤을 낳고 있으며 어떻게 빈곤의 결과로 전쟁과 끔찍한 인종적·종교적 갈등이 분출하고 있는가를 명쾌하게 설명했다.

그녀는 “단순한 경제 정책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대안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서구 노동자와의 연대를 건설해야 한다. … 런던, 워싱턴, 로마, 도쿄의 가두에서 이루어지는 대중 동원은 우리에게 필요한 압력 행위이며 이런 활동이 우리가 다른 세계인 사회주의에 더 가깝게 다가서도록 해 줄 것이다.”

대안 논쟁

‘세계화와 그 대안들’이라는 주제의 포럼도 큰 홀에서 열렸다. 인도공산당의 사무국장인 이 라자는 인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본주의적 세계화의 해로운 결과들을 생생하게 고발했다.

“공공부문이 해체되고 있다. WTO의 강요를 받아들이면서 많은 농민이 자살했고, 달릿과 부족민들의 처지가 악화되고, 실업자가 증가하고 있다.” 또, 그는 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주장에 맞서자고 제안했다.

독일의 환경 연구소에서 활동하는 볼프강 작스는 “경제 개발”이라는 개념 자체에 의문을 던졌다. 그는 자본주의적 세계화가 지구를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의 3분의 1이 사라졌고 숲의 4분이 1이 사라졌다. 다양한 종이 멸종했다.” 그러나 그는 “생활수준을 억지로라도 낮춰야 한다”며 과거 회귀적이고 몽상적인 대안을 주장했다.

남반구의 초점의 월든 벨로는 “국제 시민사회는 대안이 없다”는 주장의 전제 자체를 공격했다. “효율성을 기준으로 대안을 묻는다면 우리에게 대안은 없다. 우리는 효율성을 거부한다. 우리에게 편협한 효율성을 강요하지 말라. 우리는 비용을 줄여서 이윤을 창출하는 것을 거부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가치, 원칙, 강령은 존재한다. 시장을 연대, 정의, 평등의 가치 아래에 두는 것이 우리의 운동이다.”

월든 벨로는 “지역적 블록들은 민중적으로 전환”하고 “지역적·국가적 차원에 맞는 경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이것을 “탈세계화”라고 부르자고 제안했다. 사실상 이것은 1950∼60년대의 케인스주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영국의 〈가디언〉지 컬럼니스트 조지 몽비오는 국제적 차원의 대안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의 대안은 이랬다. “불평등한 현재의 세계화를 변화시켜야 한다. IMF와 WTO를 해체해야 하고, 유엔도 민주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대화와 의견 교환을 통해 결론에 도달하는 ‘세계 의회’를 만들어야 한다. 케인즈의 제안을 우리 운동에 도입하자. 공정무역기구도 필요하다.”

Z 넷의 편집자이자 미국의 인기 있는 좌파 가운데 한 사람인 마이클 앨버트는 “세계화만이 아니라 자본주의도 적”이라고 명쾌하게 주장했다. “자본주의가 세계화와 제국주의를 낳고 있다. 따라서 자본주의를 공격해야 한다. IMF, WTO, WB[세계은행]를 철폐해도 자본주의가 있다면 이 기구들은 다시 돌아온다.”

대안 세계에 대한 그의 발언은 다른 세계에 대한 열망을 자극했다. “욕심과 폭력이 아니라 연대와 우애, 다양성을 위한 경제 체제, 소수의 이윤이 아니라 평등·정의에 바탕한 지속 가능한 체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