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바마 정부는 주요 전쟁 둘을 동시에 치르는 전략을 포기하고, 육군을 현재의 57만 명에서 49만 명으로 줄인다는 새로운 국방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경제 위기와 엄청나게 늘어난 재정적자 때문에 향후 10년간 국방비 4천5백억~1조 달러를 삭감해야만 하는 처지를 반영한 것일 것이다.

미국이 전 세계적 패권을 지키려면 중국의 부상을 견제해야 할 필요도 커지고 있다. 그래서 오바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해군과 공군에 대한 투자는 확대한다고 밝혔다. 

1월 5일 ‘새로운 국방전략’을 발표하는 오바마 상처받고 돈도 떨어졌는데도 패권을 유지하려는 포악한 야수의 조종자

이 때문에 미국 국방의 중심축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피상적인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미국의 세계 패권 전략에서 중동과 석유의 중요성은 결코 쉽게 사라질 수 없다. 경제적 힘은 약해지는데 중동에서 패권을 유지하고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부상도 견제해야 한다는 필요 때문에 미국이 난처한 처지와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고 봐야 한다.

미국은 지난 10여 년간 4조 달러나 퍼부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사실상 패배했다. 그래서 연초부터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패배를 수습하고 중동 패권을 유지하려 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시’를 말하면서도 이란 압박을 강화하면서 중동에 힘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중동 패권을 강화하려 한 주요 목표 중 하나도 중동 석유에 크게 의존하는 유럽과 아시아 국가를 통제해 전 세계적인 패권을 유지하려는 것이었다.

따라서 “미국이 1990년대 이후 아·태 지역 중시 입장을 여러 차례 천명해 놓고 실제로는 중동 지역에 지상군을 대규모 투입하는 상황이 되풀이돼 온 만큼 앞으로 똑같은 상황이 다시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렇게 되면 중동에 발이 묶인 미군의 우선순위에서 한반도와 아·태 지역이 밀려날 수 있다”(〈조선일보〉 1월 7일치)는 분석이 더 현실적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보수 우파들은 “말로만 안심하라고 해서는 소용이 없”고 “한반도 안보 전선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한국 국민에게 확실하게 인식시켜야 할 것”(〈중앙일보〉 1월 8일치)이라고 호들갑을 떤 것이다.

물론 미국은 동아시아 동맹국들을 안심시키고 확실히 묶어 둠으로써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세력을 확대하는 것을 막으려 한다. 이 때문에 중국의 〈환구시보〉는 “미국의 새 군사전략의 핵심은 미국의 남중국해 진입을 막아 온 중국의 노력을 좌절시키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방위비 분담

이를 감안하면 미국의 새 국방전략이 이 나라에 미칠 영향은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미국은 중국을 포위·봉쇄하기 위한 군사전략에 남한을 더 많이 끌어들이려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평택 미군기지가 한미동맹 차원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또한, 동맹국 협정에 따라 미군 함정과 미군 병력이 제주해군기지에 접근하게 될 것이고, 제주해군기지는 미국의 전투 시나리오의 중요한 정거장이 될 것이다. 평택이나 신설될 제주해군기지가 미국의 해양 전략에 따라 이지스 탄도미사일 방어 함정, 핵잠수함, 핵항공모함의 기항지로 활용되고 대중국 봉쇄정책에 이용될 수 있다.

둘째, 미국은 군사 비용 부담을 나누자는 요구를 강화할 것이다. 미국은 이미 일본·한국·호주에 더 많은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2009년에 체결됐고 2013년까지 유효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한미협정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해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만이 아니라 국방비 자체를 늘리라는 요구를 강화할 것이다. 《디펜스 21》 김종대 편집장은 지난해 10월에 열린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미국이 국방비를 70∼80퍼센트 올릴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국 GDP 대비 국방비가 2.6퍼센트인데 이것을 4퍼센트까지 올리라는 것이 당시 미국의 요구”였다는 것이다. 

실제 1992년 8조 4천억 원, 2002년 16조 2천억 원이던 한국의 국방비는 올해에는 33조 원에 달해 10년마다 갑절이 됐다. 중국을 제외하면 가장 빠른 증가율이다.

미국의 무기 수입 요구도 늘고 있다. 미국은 국방예산이 줄어들어 미 국방부 수주계약이 감소해 방위산업체들이 입을 타격을 완화해 줄 무기수출을 장려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미국의 이런 요구에 응해, 정권 말인데도 14조 원을 들여 미국 무기 구매를 시작했다.

셋째, 주한미군은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해외 파견과 해외 군사 작전에 더 많이 참가하게 될 것이다. 전략적 유연성은 해외 각 지역에 있는 미군의 역할과 작전범위를 국제적으로 확대하고 이를 위해 미군을 신속기동군 체계로 전환해 부대와 기지를 통합하고 재배치하는 것이다. 

이것은 남한이 세계적 분쟁 개입을 위한 미국의 기지가 돼 한반도가 더 큰 군사적 불안정에 휩싸일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미국의 새로운 국방전략은 전 세계에서뿐 아니라 한반도에서도 제국주의 패권을 위해 불안정과 긴장을 고조시키며 평범한 사람들에게 더 큰 고통을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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