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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임금 쟁취를 위한:
3·8 여성 비정규직 공동 투쟁에 함께하자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소속 작업장 6곳(이화여대, 연세대, 고려대, 고려대병원, 홍익대, 경희대)의 비정규직 청소·경비 노조가 지난해 말부터 진행한 집단교섭이 지난 2월 7일에 최종 결렬되면서 단체행동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지난해에 집단교섭과 파업으로 최저임금보다 높은 시급을 따내며 전국적 파장을 일으킨 대학 청소 노동자들이 또다시 투쟁에 나선 것에 주목해야 한다. 게다가 이번에는 공공운수노조가 3·8 여성의 날을 기점 삼아 다른 부문의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생활임금 쟁취를 위한 여성 비정규직 공동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등록금은 내리고 임금은 올려라” 지난해 3월 고려대에서 열린 대학 청소 노동자와 학생들의 연대 집회

청소 노동자들은 이번 집단교섭에서 ‘생활임금(시급 5천4백10원)’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거부했다. 특히 홍익대는 “근검절약하는 학교라 임금을 올려줄 수 없다”고 말해 노동자들의 분노를 샀다.

그러나 고강도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최악 임금’을 주는 용역업체와 적립금 수천억 원을 쌓고도 원청으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부자 사학재단들의 행태는 ‘근검절약’과는 정반대다. 오히려 사학재단들은 99퍼센트를 쥐어짜는 탐욕스러운 1퍼센트의 일부다.

‘올해 대학들의 등록금이 인하됐으니 임금을 인상할 수 없다’며 학생과 노동자를 대립시키는 논리도 어김없이 꺼내 들었다. 그러나 노동자 임금과 학생 등록금은 어느 하나가 오르면 다른 하나가 내려가는 관계가 아니다. 예컨대 이화여대 재단이 쌓아둔 6천5백억 원이 넘는 적립금의 극히 일부만으로도 임금 인상과 등록금 인하 모두 가능하다.

따라서 학생과 노동자들이 공동의 적인 학교에 맞서 함께 투쟁해야 한다. 지난해처럼 올해도 “등록금은 내리고 임금은 올려라”는 구호 아래 노동자와 학생의 감동적인 연대 투쟁을 만들어내자. 지난해에도 학교가 더러워지고 수업시간에 집회가 매일같이 열려도 끊임없이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있었기에 노동자들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한편, 경희대와 고려대 당국은 교섭 과정에서 ‘시급 5천 원’을 제시했는데, 이것은 지난해 파업으로 쟁취한 4천6백 원보다는 높지만 생활임금에는 못 미친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4인 가구의 최저생계비 1백44만 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액수다. 게다가 홍익대 당국은 지난해보다 겨우 1백 원 오른 4천7백 원을 제시했을 뿐이다.

단호하게

따라서 투쟁이 필요하다. 전면 파업과 점거 등 노동자들이 단호하게 투쟁에 나서야만, 10퍼센트 안팎의 임금 인상률을 따낸 지난해처럼 승리할 수 있다.

이화대, 연세대, 홍익대 등은 복수노조법을 악용해 친 사측 노조를 앞세워 기존 노조를 탄압하려 한다. 이러한 사측의 공격과 악법을 분쇄하기 위해서도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이 중요하다. 지난해에는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분회가 집단교섭은 했으나, 정작 교섭이 결렬되고 나서는 세 대학 공동파업 전술을 처음부터 사용하지는 않아 초반에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웠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공동 파업에 돌입해 학교 당국들을 강력하게 압박해야 한다.

지난해의 경험을 돌이켜 보면, 시한부 파업이나 ‘태업’ 등 모호한 전술에서 무기한 파업으로 가장 먼저 전환하고 본관을 점거했던 이화여대 분회가 가장 먼저 임금 인상의 성과를 따냈다.

이명박 정부가 총체적 위기 속에 허우적거리는 지금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기 좋을 때다. 그리고 몇 년째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삭감되는 상황에서, 이 투쟁이 성과를 거두면 다른 부문 노동자의 임금 인상 투쟁도 고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민주노총 지도부는 지금부터 이 움직임에 연대하면서 6월까지 이어질 올해의 최저임금 인상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지난해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인상 투쟁을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지만 청소 노동자 투쟁에 충분히 뛰어들지 않아 실질적인 최저임금 인상 투쟁의 디딤돌을 놓쳤었다. 이번 투쟁을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민주노총이 최근 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하반기 정치 파업도 제대로 건설될 수 없을 것이다.

진보정당들도 이 투쟁에 실질적인 연대를 건설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지금까지 민주노동당이 선거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대중 투쟁이 활발하게 벌어졌을 때다. 청소 노동자 투쟁이 승리한다면 노동계급의 자신감을 고무할 수 있고, 이것은 다가올 선거에서도 진보정당에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할 것이다.

‘가장 낮은 곳’에서 유령처럼 일하던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지난 4년간의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를 대변하는 투쟁이 될 것이다. 만약 이번 투쟁이 승리한다면 올해 최저임금 투쟁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최악의 레임덕으로 쓰러져가는 정부에 타격이 될 것이다.

청소 노동자들의 투쟁에 전폭적인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