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중심으로 한국·미국·일본 사이의 동맹을 강화하고 군사 동맹으로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먼저 미국과 일본의 방위협력 지침이 15년 만에 개정될 듯한데, 〈산케이〉 신문은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 ‘대 중국 해양 전략’이라고 밝혔다. 즉, 미국은 일본 해상 자위대가 동중국해 등지에서 중국 해군을 감시하는 구실을 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2010년 7월 한미 연합 훈련 때 미 항공모함 조지워싱턴 호에 모인 한미일 장교들  세 국가 간 군사 협력은 동아시아 불안정을 부채질할 것이다.  

〈니혼게자이〉 신문도 최근 주일미군 재배치 논의에는 오키나와의 미군을 괌, 호주 등으로 분산 배치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데서 일본의 구실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오키나와는 중국의 미사일 기지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다.

2~3월에 한국군과 미군은 키 리졸브 훈련 등 여러 연합 훈련을 실시한다. 그중 쌍룡 훈련은 23년 만에 한반도에서 열리는 한미 연합 상륙 훈련이다. 이 훈련에 한국과 미국의 해병 1만 명 이상이 참가할 예정이다. 

오키나와의 미 해병대 중 3천여 명을 한국으로 순환 배치하리란 얘기도 나온다.  

이를 두고 태평양 지역 미군 사령관 지명자 새뮤얼 라클리어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예로 들어 “한국군도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 활동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한미 양국군은 지역적으로, 세계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이 아시아에서 미국의 지위를 위협할 만큼 부상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게다가 최근 미국의 국내 경제 회복을 위해 위안화 절상 등 중국의 경제적 양보를 요구할 필요도 커졌다. 

그러나 중동 패권을 유지하며 중동 석유를 통제하는 것이 여전히 미국 대외 전략의 핵심이다. 경제 위기로 국방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래서 미국은 아시아 지역 주둔 미군을 유연하고 신속하게 기동할 수 있게 하면서, 대중국 봉쇄 전략에서 일본이 더 많은 책임을 지도록 압박해 왔다. 

그리고 미일 동맹을 중심에 놓고, 한국도 그 하위 파트너로 더 깊숙이 편입시키려 한다. 이런 전략에 따라 평택미군기지, 제주해군기지 등이 배치돼 있는 것이다. 

그리고 2010년 7월 한미 합동 해상 훈련에 일본 자위대 장교들이 참관하는 등 한미일 공동 군사 훈련도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정부가 지난해 1월부터 군사비밀보호협정과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을 논의하는 등 양국 간 직접적인 군사 협력도 진행 중이다.

물론 중국을 겨냥한 한미일 군사 동맹 추진 움직임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독도 영유권 문제, 일본의 과거사 문제 등에서 나타나듯이 한국 지배자들은 일본과의 군사 동맹을 급속도로 추진하는 데 부담을 느낀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상대적 ‘쇠퇴’를 보며 곤혹스러워 하는 면도 있다. 브레진스키는 한국이 앞으로 “중국의 지역적 패권을 받아들여 중국에 더 기대는 방안과 역사적 반감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관계를 더 강화하는 방안 사이에서 고심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지배자들은 기본적으로 미국·일본과의 동맹을 중시하지만, 최대 교역국이자 새롭게 떠오르는 강국인 중국과 불편해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 지배자들 일부에서는 이른바 ‘연미화중(聯美和中)’, 즉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과의 동맹을 대외 전략의 기본에 놓은 채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복잡한 이해관계

그러나 이들도 전통적 한미동맹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동북아 균형자론’을 앞세웠던 노무현 정부도 미국과 전략적 유연성을 합의하며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했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해 미국의 전쟁 수행을 도왔다.  

제국주의 열강과 역내 국가들 간의 이러한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동아시아 정세가 더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경제 위기로 각국 정부들이 긴축 정책을 추진하는 와중에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방비만큼은 지난해 14퍼센트 증가했다. 한국 군비 증강 속도는 동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높다. 이는 지배자들이 이 지역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잘 보여 준다.

따라서 동아시아 열강 중에 어느 한쪽 편에 서거나 양쪽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은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다. 오히려 위기와 불안정을 부채질할 공산이 크다. 

한국이 군사력을 강화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높이자는 것도 도움이 안 된다. 한국의 군비 증강도 러시아, 중국 등 주변 열강의 군비 증강과 더불어 불안정의 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동아시아의 불안정을 심화시키는 제국주의 질서와 이를 위한 정책에 맞서는 것이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한미 연합 훈련, 핵안보정상회의를 반대해야 한다. 8조 원이 넘는 차기 전투기 도입 사업 등 군비 증강을 멈추고, 그 돈을 복지에 쓰라고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