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이 “재벌과 시장에 넘어간 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려 놓겠다”며 19대 총선 5대 노동 공약을 발표했다. 

공약에는 “5년 이내 노조 조직률을 20퍼센트, 단체협약 적용률을 50퍼센트로 확대”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불법파견 철폐, 기간제 사용 사유 제한 등을 통해 비정규직을 25퍼센트 대로 감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기간제, 간접고용, 특수고용 등 비정규직의 노동3권을 전면적으로 인정”하는 것도 포함했다.

2월 11일에는 통합진보당 지도부와 수도권 총선 후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차 노동자들과 함께 굳건한 연대와 투쟁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참여당과 통합하는 과정에서 ‘노동’이 후순위로 밀리고 ‘총선 5대 비전’에서도 ‘노동’이 빠졌던 것에 견줘 볼 때, 최근 통합진보당이 ‘노동’ 정책을 강조하며 노동계급의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런 방향이 더 강화돼 진보의 정체성과 투쟁성, 노동계급 중심성에 부합하는 후보들이 출마하길 기대한다. 

그런데, 울산 남구갑에서 현대차노조 이경훈 전 지부장이 통합진보당 예비후보로 출마하면서 이러한 노력과 진정성을 갉아먹고 있다. 이경훈 후보의 출마는 ‘불법파견 철폐,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전면에 내건 통합진보당의 노동 공약과 모순이다. 

이경훈 후보는 노동자들의 단결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말할 자격이 없다. 이경훈 후보는 고작 1년 전에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외면하고 사실상 파업을 파괴한 장본인이다. 

“비정규직 문제를 저 같은 현장 출신이 현장 정치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경훈 후보의 말에 활동가들이 역겨움을 느끼는 것은 이 때문이다. 

비정규직 파업 당시 분신을 시도했던 황인화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은 “그를 따라다니며 낙선 운동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전현직 간부들이 이경훈의 출마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통합진보당에 가입하려던 한 비정규직 조합원은 “이경훈이 후보로 출마한다면 반대표를 찍을 수밖에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통합진보당 당원인 울산2공장의 정규직 조합원도 “이경훈이 통합진보당 후보로 나선다니 정말 어이없다” 하며 혀를 찼다. 

이경훈의 출마는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 들의 단결과 투쟁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찬물을 끼얹을 뿐이다. 또한 통합진보당의 지지 확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05년 10·26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정갑득 후보가 낙선한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 

정갑득 후보는 2000년 현대차 노조위원장 시절에 전체 직원의 16.9퍼센트를 비정규직으로 고용할 것을 합의한 전력 때문에 선거 운동 기간 내내 노동자들의 냉소적 반응에 시달려야 했다. 

한나라당 후보조차 역겹게도 “비정규직 합의한 노동귀족 뽑지 말고 고용 안정 이룩할 희망 주는 일꾼 뽑자”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결국 정갑득 후보와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에 패배하고 말았다.  

이경훈 후보는 지난해 투쟁을 뼈저리게 반성하며 스스로 진보정당 예비후보를 사퇴해야 마땅하다.  

통합진보당과 민주노총 지도부도 이경훈 후보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조윤경 통합진보당 서울시당 장애인위원장의 호소

“진보의 정치적 자질은 억압과 차별 받는 계층에서 나오는 울분의 진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층적 감수성을 정치로 녹아낼 분이 비례후보로 가장 적합합니다. 여성 장애인이 [통합진보당의] 비례후보 할당에 우선시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것이 진보 정치의 의미이자 가치에 부합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