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5일 ‘통신요금 인하와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집중토론: KT사례를 중심으로’ 하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통합진보당 김성혁 진보정책연구원 연구실장은 주주 이익 극대화를 최고 가치로 삼은 채 공공성은 나 몰라라 하는 KT의 경영 실태를 폭로했다. 그는 “2002년 민영화 후 KT 지분 49퍼센트를 외국인이 소유하면서, 배당 성향이 민영화 이전 평균 15퍼센트였으나 민영화 이후 연평균 51퍼센트로 증가”했고 이는 2009년도 이석채 회장 취임 후 더욱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석채 회장은 ‘임직원들은 주주들의 머슴’이라며 주주 배당금 사수를 위한 경영을 강조해, 주주 배당성향이 2009년에는 무려 94.2퍼센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낙하산 인사 영입, 재벌식 문어발 경영을 통한 수익 추구, 과다 경쟁과 통신 양극화, 통신 공공성 훼손 등으로 말미암아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KT의 재공영화를 주장했다.

15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통신요금 인하와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집중토론회’ 

참여연대 이헌욱 민생희망본부장은 가계의 통신비 부담 가중이 통신서비스 민영화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옥 본부장은 “2010년 가계 소비지출 중 통신서비스 지출이 7.09퍼센트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였고, 이동통신요금의 가계부담 지수가 OECD국가 중 멕시코 다음으로 높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폭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권영국 노동위원장은 KT 민영화 이후 KT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 탄압 사례를 폭로했다. 권 변호사가 발표한 KT 노동 인권 탄압 사례는 거의 백화점 수준이라고 할 수 있었다.

KT 사측은 민주파 활동가들에게 각종 징계를 남발하고 비연고지로 전출시키는 등 탄압을 일삼고 있다. 그리고 이른바 ‘업무 부진자’ 명단을 관리하면서 퇴출 프로그램을 가동해 왔다. 최근 전직 관리자가 양심선언으로 이 명단과 퇴출프로그램 실행 문서를 폭로하기도 했다. 사측은 노조 선거에서 친사측 후보를 당선시키려고 전방위적으로 개입해 왔고, KTIS·KTCS 등 KT 계열사 노동자들을 상대로도 퇴출 압박을 벌여 왔다.

권 변호사는 ‘2006년 CP(업무 부진자)인력퇴출 프로그램 시행 후 지금까지 자살, 사고, 돌연사 등으로 사망한 인원이 92명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즉, “민영화가 효율이란 이름 하에 노동자들의 생명을 갉아먹으며 주주 이윤을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기능”하는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인력 퇴출

사측에 결탁한 현 KT노조 지도부에 반대해 출범한 KT 새 노조 이해관 위원장은 KT가 내세우는 ‘경영 혁신’은 “노동 탄압 및 노동 착취 강화”일 따름이라고 주장했다.

“KT 민영화는 ‘경쟁을 통해 통신비가 인하되고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던 애초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엄청난 통신비와 노동자들의 심각한 노동인권 침해로 귀결되었고, 그 혜택은 국민이 아니라 주주, 그것도 해외 주주들과 엄청난 성과급을 챙긴 경영진들의 몫이었을 뿐이었다.” 한마디로, KT민영화는 99퍼센트를 희생시켜 1퍼센트의 배를 불리는 것’이었던 것이다.

KT 민주파 활동가 모임인 ‘KT민주동지회’ 노동인권센터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통신은 국가 신경망으로, 국민들의 혈세로 기반시설이 구축됐다. … [현재의] 소유 구조와 이익 분배 구조의 근본적 변혁 없이 반영구적 국부 유출 구조와 높은 통신요금 체계를 해소하는 것은 요원하다. [해당 기업이] 공적 통제를 받도록 하는 것은 회피할 수 없는 정책 전환의 기본 방향이다.”

사측은 ‘지속적인 투자와 개술개발’을 위해 요금 인하가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오히려 민영화 이후 주주배당에는 천문학적인 돈이 쓰였고, 투자비와 연구개발비는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렸다. 따라서 통신비를 내리려면 기업주들의 논리에 맞서 과감하게 해당 기업을 국유화해야 한다.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이를 위해 진보·민주진영의 공동 정책 협약이 필요한데, 여기에는 ‘한미FTA협정 폐기’와 ‘통신기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소유 제한’, ‘통신부문 공공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미FTA가 발효된다면, 투기자본들이 ‘레칫(역진불가)조항’, ISD(투자자제소제) 등을 통해 통신산업 재공영화를 가로막으려 할 것이므로, 한미FTA를 그대로 두고 통신의 공공성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공성

이날 토론회는 평일 오전에 열렸지만, KT 본사와 계열사의 많은 노동자들이 사측의 방해를 무릅쓰고 연차 휴가를 내 참가했다. 이들은 KT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인권탄압 사례들에 대한 생생한 폭로와, KT 재공영화에 적극 공감했다.

한편, 토론회에서 제시된 대안은 대체로 ‘KT를 우선적으로, 또는 KT·SKT를 동시에 재공영화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광범한 대중이 ‘공공부문 민영화가 자본가들의 이윤 극대화만을 위한 정책이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 덕분이기도 할 것이다.

지금도 KTX 민영화, 인천공항 민영화 등에 대중적 반대 여론이 있다. 통신산업 재공영화 방안도 이런 운동과 결합된다면 더 큰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참여연대 이현욱 본부장이 ‘KT 재공영화는 국민들에게 부담이 가는 정도에 따라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은 아쉬웠다. 그 자신도 주장했듯이 “국민들의 여행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국도 등의 도로가 국가에 의해 건설되고 무료로 제공되듯이 기본적인 통신수단은 국민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것이 마땅”하고,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통신기업의 국유화가 대안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진보신당 홍원표 정책실장은 통신공공성 복원을 위해 KT를 다시 공기업화해야 한다고 옳게 주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저가 이동통신 보급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 콘소시엄 중심의 저가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방안이 이동통신 요금 인하를 위한 옳은 대안일 수는 없다. 이는 ‘기업 간 경쟁 강화를 통한 소비자 효용 증대’라는 시장 논리를 일부 수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쟁을 통한 효용성 증대라는 도식은 현실에서는 정반대로 나타난다. 이미 한국과 다른 나라의 민영화 실패 사례에서도 충분이 입증됐다.

통신산업 재국유화를 위해서는 단순히 개혁적인 정부가 집권하는 것만으로는 어렵다. 노동자 운동을 중심으로 대중들의 투쟁과 요구가 아래로부터 강력하게 분출할 때 이것이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토론회 때 이런 투쟁 건설의 필요성이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강조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전 세계적인 자본주의 경제 위기가 심화하면서, 지배자들은 위기 탈출을 위해 그 부담을 복지 축소 등 노동자 계급에게 전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맞서는 대중 투쟁도 점점 더 성장해 왔다. 지난해 아랍 혁명, 미국의 ‘점거하라 운동’, 유럽의 긴축에 맞선 노동자 투쟁 등이 산 증거다.

통신 요금 인하, 노동 인권 보장 등 통신 공공성 회복을 요구하는 운동도 이런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맞서는 노동자·대중의 투쟁과 함께 결합할 때 더 큰 동력을 얻고 요구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 ‘KT공대위’ 투쟁 일정

ㅇ 2012년 2월 17일(금) 저녁 7시, 대한문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타살을 멈춰라!” - 죽음으로 내몰린 노동자 추모 법회

ㅇ 2012년 2월 25일(토) 오후2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KT이석채 연임반대! 노동인권보장! 통신요금 인하! 결의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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