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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투사들은 말한다

윤명순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부지부장, 고려대 청소 노동자

“가만 있으면 임금 올려주는 세상이 아니죠”

ⓒ사진 김현옥

최저임금은 시급 4천5백80원, 한 달에 1백만 원 정도예요. 이 돈 받아서는 생활비가 20만 원 정도 적자가 납니다. 외식이나 문화생활은 생각지도 못해요. 노동자들의 현실은 너무 각박합니다.

생활임금을 달라고 지난해에 사측과 처음 집단교섭을 했고 이화여대, 연세대, 고려대에서 임금 인상을 따 냈어요. 그리고 하반기에 동덕여대와 덕성여대에서는 시급 5천 원까지 따 냈죠. 그래서 올해도 집단교섭에 나섰어요.

근데 교섭에서 사측이 처음에 ‘임금 동결’안을 내놓고, 그 뒤로도 우리가 요구하는 선에 못 미치는 안만 계속 내놓으니까 투쟁을 시작했어요.

올해는 복수노조도 생기고 개악된 노조법 때문에 창구 단일화 문제도 걸려 있어요. 법, 법 하면서 자기들이 법을 잘 지키면 모르겠는데, 유독 노동자들의 문제만 법 가지고 걸고 넘어져요. 사측들은 조금이라도 틈이 생기면 파고들어서 노동자들을 탄압하려고 노리는데, 이런 법은 이명박 정부가 노동자들 두 번 죽이는 거예요.

상황은 어렵지만 어려운 만큼 힘 있게 싸워 나가야죠. 우리 노동자가 가만히 있는데 ‘아이고, 물가 상승에 맞춰서 비정규직 노동자들 임금 올려 줘야지’ 하는 세상이 아니니까.

악질 사업장은 파업해서 점거에도 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 우리가 집단으로 시작한 거니까, 일부 대학이 타결되더라도 끝까지 연대하고 다 몰려가서 같이 싸워야죠.

파업은 우리에겐 마지막 카드예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죠.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돌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에서 강한 힘이 나와요.

이게 우리 대학 청소 노동자들의 문제만이 아니고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저임금 노동자들의 문제이기도 해요. 요즘에는 저임금 노동자 중에 젊은 세대도 많아요. 이 사람들을 우리가 앞장서서 대변하는 거예요.

학생들이 항상 든든한 버팀목이에요. 학생들에게 힘 받아서 힘 있는 투쟁 해 나가겠습니다.

인터뷰·정리 김승주

최보희 공공운수노조 학교비정규직협의회 의장

“대량해고 철회 때까지 싸울 것입니다”

ⓒ사진 출처 〈참세상〉

학교 당국은 온갖 잡다한 일들을 비정규직에게 떠넘기고 있어요. 차 접대, 화단에 물 주기, 교무실 청소 같은 일들이 우리의 몫이에요. 심지어 개인적인 일을 시키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일들을 거부하면 당장 불이익을 받아요.

이번에 [서울시에서]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가 7백 명입니다.

곽노현 교육감이 상시 직종인 경우 근무 6개월이 지나면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할 것을 ‘권고’하는 지침을 내린 적이 있어요. 그러나 실제로는 학교 교장이 실권을 지니고 있고, 교육청 역시 학교장의 재량권을 인정하고 있어요.

이미 노동부에서는 교육청이 사용자라고 유권 해석한 바가 있어요. 강원도와 경기도에서는 교육감이 사용자라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했고, 전북평등지부에서는 전북교육청과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요구를 따 내기도 했습니다. 교육청이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노동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2004년도부터 시작됐으니 벌써 8년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저희는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입니다. 따라서 각 지역 교육청과 중앙 교과부가 단일한 처우 개선 대책을 내야 합니다. 정규직화해야 합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될 때 안타깝게도 일부 전교조 선생님들이 이에 동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은 노동자라는 의식이 결여돼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교육 주체입니다.

해고된 노동자들이 학교에서 다시 일할 수 있을 때까지 교육청을 상대로 싸울 것이고 매일 아침 출근 투쟁도 계속할 것입니다.

인터뷰·정리 오정숙

정명화 공공운수노조 부산지역지부 지부장/보육지회장

“거지 밥그릇을 거부합니다”

ⓒ이윤선

저는 15년 동안 보육 교사로 일했습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일했지만 ‘내 딸은 보육 교사 안 시킨다. 너무 힘들더라’ 이런 소리 많이 들었습니다. 5년차가 넘었는데 1년짜리 계약서를 쓰라고 했습니다. 밤 새우면서 평가인증 준비하는데 왜 수당 안 줍니까.

최근 정치인들이 너도나도 무상보육을 약속했습니다. 무상보육 해야 합니다. 비싼 보육비에 시달리는 부모님들 생각하면 당연합니다. 열렬히 환영합니다.

그런데 우리는요? 혹시나 했습니다. 역시나 임금 동결이었습니다. 보육 교사들 화장실에 편안히 앉아서 볼일 한 번 본 적 있습니까? 따뜻한 커피 한 잔 끝까지 마셔 본 적 있습니까?

그렇게 우리는 철저히 무시당했습니다. 정부는 대한민국의 아이들을 돌본다고 입으로만 떠들었지, 한 번도 우리를 대접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길바닥에 버렸습니다. 우리는 거지꼴이 됐고 자존감에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보육 교사의 특성상 자기 권리를 얘기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전국의 보육 교사들이 무려 1만 명 넘게 서명을 보내 왔어요. 놀라워요. 정부가 ‘무상보육’을 대대적으로 얘기하면서 기대가 컸지만, 정부가 임금 동결을 발표하면서 억눌려 있던 분노가 터져 나온 것입니다.

정부가 의무교육인 초·중·고등학교의 교사 임금을 책임지는 것처럼, 보육 교사들에게도 여기저기서 나오는 거지 밥그릇 같은 수당을 줄 게 아니라 정부가 책임지고 임금을 보장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환경에서 자라길 원한다면 공공보육이 답입니다.

인터뷰·정리 육오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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