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현대차 불법파견을 최종 확정 판결했다. 법정을 나선 노동자들은 “10년 동안 차별받았던 세월들, 탄압 속에 버텨 왔던 시간들과 설움을 씻게 된 기분”이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있기까지 수많은 노동자들이 구속·수배·해고를 당했다. 이런 처절하고 끈질긴 투쟁이야말로 이번 판결을 낳은 진정한 힘이다.

대기업주들은 자신들이 불리할 때 법을 무시한다. 대법원 판결은 끝이 아니라 투쟁의 출발점으로 삼아야하는 이유다.

이번 판결로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제조업 전반과 민간서비스·공공부문 등까지 널리 퍼져 있는 사내하청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래서 경총은 “산업현장과 노동시장의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판결이라고 불평했다. 불법파견으로 엄청난 이득을 얻어 온 기업주들의 노심초사를 보여 주는 것이다.

이번 판결의 직접 대상인 현대차의 2년 이상 1차 사내하청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1만 1천여 명에 이르는 현대·기아차의 2·3차까지 포함한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들, 노동부 발표로만 33만 명에 이르는 전체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직고용돼야 한다. 

불법적인 차별을 2년이 지날 때까지 참고 기다릴 이유는 하나도 없다. 그동안 불법파견 착취를 통해 자본가들이 빼돌린 돈도 모두 토해내야 한다. 지난해 현대차가 거둔 순이익의 2퍼센트만 돌려도 모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현대차 사측은 “사내하청은 기업 존속의 유일한 대안”이라며, 고작 3백~4백 명만 정규직화할 수 있다는 얘기를 흘리고 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면, 정규직의 노동강도가 세지고 고용안전판이 사라진다’며 이간질도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2010년 현대차 비정규직 점거파업 이후 다시 한 번 투쟁의 기회가 열린 지금,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정규직·비정규직의 단결과 투쟁 조직을 시작해야 한다. 이번 판결을 “[노동계가] 투쟁 확산의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는 경총의 우려를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투쟁의 기회

무엇보다 정규직 노조·활동가들의 연대가 중요하다. 2010년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이경훈 집행부의 배신은 솟구친 투쟁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후 비정규직 지회도 위기를 겪었다.

경제 위기가 심화되는 지금,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방패가 아니며 비정규직에 대한 공격은 정규직에 대한 공격의 서막이다. 따라서 비정규직 투쟁 연대는 정규직 자신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정규직·비정규직 단결 투쟁의 가능성은 있다. 현대차지부가 연초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규직 노동자의 85.7퍼센트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해 노조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현대차지부 문용문 집행부는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을 주요 사업으로 발표했고, 3월 초에는 현대차·기아차 노조의 공동투쟁본부도 구성된다.

“주간연속2교대제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핵심 요구로 삼아 구체적인 투쟁 계획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비정규직지회와 공동으로 집회도 할 것입니다.”(현대차지부 이양식 조직강화실장)

이런 공동 투쟁은 더 확대·강화돼야 한다.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투쟁이 승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보여 줘야 한다. 

다행히, 대법원 판결 이후 집회 참가자가 세 배 넘게 늘어나는 등 이전보다 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관심을 갖고 모이기 시작했다. 비정규직지회는 조직을 추스르는 일도 서두르고 있다.

금속노조도 3월 말 집중 투쟁을 실질적으로 건설해야 한다. 이것은 한 차례 집회로 끝나서는 안 되고, 파업 등 더 큰 투쟁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현장 활동가들이 이런 투쟁을 건설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