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들이 총선 공약을 쏟아 내고 있다. 이 공약들의 달라진 특징은 복지, 노동과 같은 진보 의제들을 내세우는 ‘좌클릭’이다. 

그러나 이러한 ‘좌클릭’에서 옥석을 가려야 한다.

복지를 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누구에게 돈을 걷어 누구에게 복지를 제공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명박의 부자 감세를 되돌리고, 부자 증세를 통해 보편적 복지를 해야 한다. 또 실천 의지가 분명해야 한다.

새누리당 박근혜는 ‘맞춤형 복지’를 말하지만 부자 증세는 흉내에 그친다. 지난해 단독으로 통과시킨 증세도 적용대상이 최상위 0.2퍼센트에도 못 미치는 면피용 증세였다. 복지 재원 마련도 비과세 감면 정비로 고작 2조~5조 원을 마련하겠다는 게 거의 전부다.

민주통합당도 복지 재원 33조 원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부자와 기업이 추가로 져야 할 부담은 대략 8조 원 정도다. 반면 노동자들이 부담할 건강보험료 납입자 부담 확대 등을 통해 6조 4천억 원을 마련한다는 것도 포함돼 있다. 

통합진보당은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복지를! 청년에게 일자리를!” 구호를 다시 내놨다. 부자·재벌 증세로 매년 39조 원을 확보하고, 지하경제 단속 등 탈세를 근절해 60조 원 규모의 복지 재정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계획이 더 과감하고 더 촘촘하다. 다만, “중하위층도 소폭이라도 증세에 참여하는 참여 증세 실현” 항목을 넣은 것은 우려스럽다. 노동자들은 이미 OECD 평균 수준의 복지 재원 부담을 하고 있다. 

무릎 꿇고

이처럼 재원 마련 계획 자체가 복지 공약의 실현 의지를 보여 준다. 통합진보당이야말로 기성 정당과 달리 진정성 있게 복지 공약을 내놓은 것이다. 이는 노동 공약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단 이명박 정부 내내 노동 탄압을 일삼은 새누리당이 비정규직 보호 공약을 내놓고 ‘노동자의 친구’인 척하는 것은 역겨운 일이다. 새누리당은 지금이라도 쌍용차 노동자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는 것이 우선이다.

민주통합당은 2017년까지 비정규직 비율 20퍼센트대로 감축, 연평균 근로시간 2천 시간 이하로 단축, 사용사유제한 조항 신설과 사용 횟수 제한, 파견법 개정 등을 발표했다. 

통합진보당의 공약인 비정규직 25퍼센트로 감축, 기간제 사용 사유제한, 노동시간 연간 1천8백 시간으로 단축 등과 비슷하다. 통합진보당의 주축을 이루는 세력은 이런 요구를 건 노동자 투쟁에 함께해 왔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 저지른 반노동 정책을 반성한 적이 없다. ‘재벌세’ 용어도 금세 꼬리 내리는 이들에게서 기업주·부자들의 반발을 헤쳐 나갈 공약 실현 의지를 찾기 힘들다. 

경영계는 새누리당 공약조차 “비현실적”이고 “현실과 시장경제질서의 원칙에도 맞지 않”다며 길길이 날뛴다. 

따라서 공약이 실제로 실현되려면 기업주와 부자 들의 반발을 잠재울 힘을 키우고 고무해야 한다. 

그 힘은 노동자들의 아래로부터의 집단적인 행동이다. 요즘처럼 ‘복지’와 ‘노동 존중’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는 상황은 노동자들이 행동에 나서기 좋은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