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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공동 파업에 승리를!:
MB를 겨냥해서 힘을 키우고 집중해야 한다

MBC 파업이 방송3사 공동 파업으로 이어지고 〈해를 품은 달〉이 결방되는 등 투쟁이 발전하자, 정부도 더 곤혹스러운 처지로 몰리고 있다.

“방송 대투쟁의 뿌리는 이명박 정부”(〈한겨레〉)라는 점은 누가 봐도 자명하다. 정부는 언론 장악을 위해 낙하산 사장을 앉혔고, 정부 비판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며 노동자들을 통제하고 부당 전출 등 공격을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앙일보〉조차 문제의 본질은 “권력과 언론의 관계, 특히 공영방송의 지배·운영 구조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라며 “방송사 ‘낙하산’ 고리 끊을 때 됐다”고 인정했다.

"어렵게 시작한 방송 파업, 쉽게 끝내지도 않을 것" 8일 오후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방송3사 공동파업 집회’에서 각 방송사 노조위원장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방송사 공동 파업에 승리를! 8일 오후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방송3사 공동파업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결코 쉽게 양보하지 않고 있다. 특히 투쟁 확대가 정권의 위기와 몰락을 가속화할 수 있음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MB의 아바타 사장들은 “정치 파업, 불법 파업 엄단”을 협박하며 해고·징계의 칼을 휘두르는 등 탄압 세례를 퍼붓고 있다.

MBC 사장 김재철은 ‘전 사원의 프리랜서화, 예능·드라마의 전부 외주화, 기자직 계약직화’ 등을 추진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천명하고 나섰다.

따라서 대결이 첨예해진 지금, 우리 쪽의 힘을 더 키워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 MBC 노동자들이 집단 사직까지 결의하고 “종결” 투쟁을 선언한 지금이야말로 확실한 기회다.

그런 점에서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나오는 ‘총선 방송을 포기하면 새누리당만 도울 것’이라는 주장은 우려스럽다. 이런 주장은 총선 전에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을 모색하자는 얘기로 발전할 수있다. 이것은 MBC 노동자들이 이미 2010년 파업의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일부 인사들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정방송에 주력해야 한다”며 당시 MBC노조 지도부에게 파업 종료를 권했고, 이는 선거를 앞두고 투쟁을 자제하고 투표로 심판하자는 논리와 맞닿아 있었다. 결국 MBC노조는 파업을 접고 말았다.

선거 방송

그러나 이런 결정은 정작 편파 보도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 당시 6.2 지방선거에서도,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방송 3사의 편파 보도는 계속해서 악화돼 갔다. 공정 방송이 안 돼서 파업을 한 것인데, 아무런 성과도 없이 투쟁을 정리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더구나 파업 종료로 노동자들이 복귀하자마자 〈뉴스데스크〉 권순표 앵커가 교체됐고, 징계도 줄줄이 이어졌다. 정부의 언론 통제는 더 심해졌고, 노동자들은 다시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따라서 진정으로 이명박과 새누리당을 꺾을 힘은 “MB씨 방송”, “김비서 방송”이 계속되지 않도록 파업을 확대해 투쟁의 힘을 강력히 키우는 것에 있다.

‘불공정·편파 방송’을 중단시키는 방송 노동자들의 투쟁이 지속될 때, 진정으로 이명박과 새누리당에게 정치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 〈한겨레〉도 “청와대는 특히, 언론사 연쇄 파업이 대규모로 장기화하면 총선에서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고 썼다.

실제로 사회적 파장이 큰 투쟁이야말로 사회 분위기를 왼쪽으로 이동시켜 우파 후보에게 타격을 가한다.

2002년·2004년에 여중생 미군 장갑차 압사 항의 투쟁과 탄핵 반대 투쟁은 그런 구실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도 희망버스 운동이 확대되고 복지·무상급식에 대한 대중적 열망이 확대되면서 가능했다.

지금 방송 3사 공동 파업은 이런 힘을 만들 잠재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투쟁의 힘을 집중해 이명박 정부를 향한다면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방송 3사 노조, 서울과 지방의 MBC 노동자들이 더 단단히 뭉쳐야 한다. 정부와 사측은 이런 단결을 피하려고, 일부에겐 양보 제스쳐를 취하고 일부에겐 강력한 탄압을 가하며 이간질을 시도하고 있다.

힘의 집중

따라서 단결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지방 MBC 노동자들이 파업 대열에 가담해야 하고, KBS 파업의 강도와 규모를 더 키워야 하고, YTN 노조도 파업 기간을 더 연장해야 한다. 대체 인력 투입 등 파업 효과를 없애려는 시도를 저지해야 한다.

KBS에서 MB맨 김인규를 꼭 퇴진시켜야 하고, YTN에서 노종면 전 위원장 등을 꼭 복직시켜야 한다. 편파 보도 견제 장치인 노사 공정방송위원회 등을 실질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언론 통제 중단, 낙하산 사장 퇴진, 징계 철회, 해고자 복직, 공정방송을 위한 제도 마련’이라는 공동의 요구를 내걸고 방송사 노동자들이 단결을 강화할 때 힘은 배가될 것이다.

무엇보다 3사 파업을 중심으로 민주노총·언론노조·진보정당과 사회단체 등 광범한 진보진영이 함께 정부에 맞서 힘을 합쳐야 한다. MBC 노조가 도심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하고 3월 16일 3사 노조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대규모 콘서트를 계획하는 것은 좋은 출발이다.

MBC, KBS에 이어 YTN까지 파업에 돌입한 8일 오후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방송3사 공동파업 집회’에서 노동자들이 박수를 치며 즐거워 하고 있다.
이런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높이고 투쟁을 발전시켜야 한다.

언론노조는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공대위를 실질화하고 넓혀야 한다.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하반기 정치 파업을 준비하는 민주노총도 이런 투쟁에 적극 가담해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높이고 투쟁을 발전시켜야 한다. 민주노총은 방송사 파업, 제주 해군기지 반대 투쟁, 핵안보정상회의 반대 투쟁,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 청소 노동자 투쟁 등을 한 데 모아 투쟁을 일반화하고, 역겨운 반격과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이명박 정부에 맞서야 한다.

진보정당 지도부도 야권연대를 통한 선거 심판에만 기대며 투쟁을 등한시해선 안 된다. 거리와 작업장의 투쟁을 확대·강화하는 것은 진보정당의 의무이며, 이것은 선거에서 성과를 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