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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기자회견:
"노동자와 학생들이 연대해 온 전통을 복원할 것이다"

3월 11일 고려대 임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임시 전학대회)는 청소 노동자와 강사 노조를 지지하는 내용을 교육 투쟁 요구안에서 빼기로 결정했다. 이것은 학내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던 많은 학생들을 안타깝게 했으며, 일부 언론은 학생들이 당사자 이기주의에 빠졌다는 식으로 이 일을 보도했다.

그러나 3월 19일 열린 ‘청소 노동자와 강사 노조를 지지하는 고려대 학생 기자회견’은 학생들의 연대가 굳건함을 보여 줬다. 총학생회, 여러 단과대·학과 학생회, 동아리, 토론 모임 등 25개 다양한 학생 단체와 대표자 들이 이 기자회견을 공동 주최했다.

3월 19일 열린 ‘청소 노동자와 강사 노조를 지지하는 고려대 학생 기자회견 노동자와 학생들이 연대해 온 전통을 이어갈 것이다.

이미 임시 전학대회 직후부터 임시 전학대회의 잘못된 결정을 비판하는 여론이 크게 일었다. 임시 전학대회의 결정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학내 곳곳에 붙었고, 많은 학생들이 대자보를 보며 지지를 보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임시 전학대회의 결정을 비판하는 여론이 있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3월 18일 중앙운영위원회는 3월 25일에 다시 한 번 전학대회를 소집해 학내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했던 학생회장들은 모두 노동자들과 학생들이 연대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연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경대 학생회장은 자신이 신입생이던 2009년에 벌어진 청소 노동자들의 ‘폐지 투쟁’이 자신에게 준 영감을 언급했고, 문과대 학생회장은 ‘강사 노동자들의 투쟁이 학문을 탐구하는 우리 자신의 미래와 직결돼 있다’고 말했다. 사범대 학생회장도 ‘학생들도 노동자들과 함께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며, 둘의 이해관계가 결코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학교가 쌓아 놓은 적립금을 풀게 해야 하고, 그렇게 하려면 함께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발언한 대표자들은 전학대회에서 대의원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는 학생들뿐 아니라 투쟁하는 김영곤 강사와 청소 노동자들도 왔다. 청소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맞서 싸우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가 바로 학생들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고 주장하며 학생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김영곤 전국 대학 강사 노동조합 고려대 분회장은 강사 노조의 투쟁은 강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일 뿐 아니라 토론식 수업 확충, 절대평가 확대와 같이 수업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비판이 살아 숨쉬는 대학을 위해 함께 투쟁하자고 말했다.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던 학생들은 이제 3월 25일 열리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대의원들이 노동자들과 연대해 온 전통을 복원하는 결정을 내리게 하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