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투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이명박 정부·새누리당은 이번에도 정권 심판 정서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 전국 16개 전체 시·도에서 2030세대 절반 이상이 야권단일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적극 투표층의 야권단일후보 지지는 새누리당 지지의 세 배가 넘는다(3월 23~24일 경향신문·KSOI의 휴대폰 여론조사). 

이 때문에 박근혜는 이명박과 선을 긋는 척해 왔다. 장하준 교수가 “새누리당의 선거용 현수막을 보고 심장마비에 걸릴 뻔했다”고 할 정도로 박근혜는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박근혜의 ‘쇄신’이 사기극이었고 ‘이명박근혜’가 한통속이라는 것이 금방 드러났다. 새누리당이 추구하는 게 ‘경제민주화’는커녕 ‘경제독점화’이고 ‘재벌 천국’이라는 것도 탄로났다.

무엇보다 박근혜는 이명박 정부의 핵심 정책들을 주도해 온 인물들을 줄줄이 공천했다. MB경제정책 핵심인 이만우를 공천했고, KTX 민영화를 적극 추진한 전 국토해양부 차관 김희국을 공천했다. 김희국은 4대강 사업의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그 밖에도 한미FTA 협상대표 김종훈, 무상급식 반대 운동을 주도한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 등이 ‘이명박근혜’표 공천 명단이다. 비례 1번에는 핵발전 찬양론자를 버젓이 공천했다. 

그래서 새누리당 비대위원이었던 김종인조차 “공천된 사람들의 면모로 봤을 때 정권심판론에 어쩔 수 없이 끌려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석호익, 이봉화 등 여성차별적이고 부패한 인물들도 공천 대상에 포함했다가 반발이 거세지자 뒤늦게 철회했다. 뿐만 아니라, 허태열 5억 수수설이 불거지는 등 “공천을 두고 … 썩은 내가 진동을 하고 있다”(유정현 의원).

박근혜가 쇄신의 상징으로 띄운 손수조의 ‘선거 비용 사기 사건’은, 겉만 번지르르하고 내용은 그대로인 새누리당의 실체를 잘 보여 줬다. 

헛발질과 자살골 

그러나 민주통합당도 대안이 되지 못한다. 불과 3개월 만에 새누리당에게 다시 지지율을 추격당한 것이 보여 주듯, 민주통합당은 그동안 “계속 ‘헛발질’하고, ‘자살골’이나 집어넣”(〈프레시안〉)었다.

한미FTA 야합 주범인 김진표, 김성곤, 김동철을 결국 공천했고,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종북좌파’ 운운하는 자를 먼저 사퇴시키지도 않았다. 

민주통합당의 재벌개혁안을 만든 유종일 경제민주화특별위원장도 공천에서 결국 탈락했다. 유 교수는 당 지도부가 ‘재벌세’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고 “[원래의 재벌개혁안에서] 손톱, 발톱 많이 뺐다”며, 민주당 재벌개혁은 “초대형 사기극”이라고 폭로했다.

〈한겨레〉의 분석을 보면, 민주통합당이 총선 후보로 공천한 사람 중에 고위 관료, 자본가, 법조인 출신이 새누리당보다 더 많은 상황이다. 재벌 개혁과 검찰 개혁은 물 건너갔고 ‘재벌과 검찰이 좋아할 공천 결과’라는 말까지 나온다. 

사실, 민주통합당의 ‘재벌 개혁’은 노동계급의 이익과는 무관한 더 경쟁력 있는 기업 모델의 추구일 뿐인데, 그마저 재벌들의 눈치와 압력에 따라 누더기가 된 것이다. 

이런 민주통합당이 어떻게 새누리당과 재벌에 맞서 진정한 개혁을 추진할 수 있겠는가. 

부패 추문도 빠지지 않는다. 당 내부 경선에서 매표 의혹을 받던 당직자가 투신하더니, 국민 경선 과정에서 버스까지 동원한 ‘차떼기’ 의혹이 등장했고, 비리 전력자들도 버젓이 공천됐다. 오죽하면 〈한겨레〉 조사에서 새누리당의 공천 혁신 신뢰도가 민주통합당보다 높았다. 

이런데도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이자 노동운동 출신인 전순옥 씨 등 진보 출신 인사들 일부가 진보적 가치와 원칙을 지키지 않고 민주당 공천 대열에 합류한 것은 유감스럽다. 

비록 공천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한미FTA 반대 운동가인 이해영 교수 등도 공천 신청을 했다. 민주통합당은 한미FTA 추진정당이었고 지금도 분명히 반대하지 않고 있는데 말이다. 또한, 이미 당 지도부로 입성한 진보적 NGO 활동가들이 민주통합당에 대한 공개적 비판 한마디 하지 않는 모습도 유감스럽다.

물론, 이번 총선에서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은 참패해야 한다. 그리고 진보 후보가 나오지 않은 곳에서 새누리당에 패배를 안겨 주길 바라는 심정으로 별 볼 일 없는 민주통합당 후보들에게 투표하는 사람들을 비난할 수도 없다. 

그러나 이런 민주통합당이 다수당이 된다고 해서 한미FTA, 제주 해군기지, 편파방송, KTX민영화 등의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될 리 없다는 점은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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