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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광우병 발생:
“수입과 유통을 전면 중단시켜야 합니다”

지난 2008년 광우병 ‘청정국’ 지위를 받았다며 쇠고기 수입을 강행한 미국에서 또 광우병이 발견됐다. 우석균 광우병대책위 전문가자문위원(사진)과 전화로 인터뷰한 내용을 싣는다.

미국 정부의 발표와 달리 이번 사건은 단순히 미국에서 소 한 마리가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볼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전체 소의 0.1퍼센트만 선별 검사를 하기 때문에 한 마리의 문제가 아니라 훨씬 많은 소들이 광우병에 걸려 있다는 얘기가 될 수 있습니다.

2008년 촛불운동 때 정부 광고 정부의 거짓말이야말로 ‘광우병 괴담’ 아닌가.

6년 만에 다시 광우병이 발견됐다는 것은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미국의 식품 순환 체계와 사료 생산·순환 체계에 광우병 유발물질(프리온)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언제든 다시 발생해도 이상할 게 없다는 얘기죠.

따라서 미국에서는 식품안전체계 전반에 대한 총체적 검사와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국 정부는 당장 전면 수입 중단 조처를 취해야 합니다. 수입 중단 조처를 내리면 한국 정부가 8단계에 걸쳐 미국의 식품 안전 체계를 재검토하는 작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수입 중단은커녕 검역중단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을 하려다 촛불 때문에 추가협상으로 개방 폭을 줄이면서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는 수입 중단 조처를 할 수 있다”고 한 바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렇게 하라고 요구해야 할 때입니다.

또 이미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의 유통도 중단시켜야 합니다. 원산지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지만 이를 신뢰하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무엇보다 미국산 쇠고기가 고기 덩어리 형태가 아니라 식재료에 포함돼 있는 경우는 원산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당장 유통 중단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사람들은[불안감에] 쇠고기를 먹을 수 없고 덩달아 소비 위축 때문에 애꿎은 국내 축산 농가에까지 피해를 입힐 우려가 있습니다.

사실 2008년 촛불시위가 없었다면 이미 국내에 광우병 쇠고기가 유통되고 있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당시에 촛불시위를 ‘촛불 난동’이라고 부른 정부 당국자들과 보수 언론들은 그나마 자신들의 생명을 지켜 준 것이 촛불 시민들이었음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이참에 아예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위생 조건을 뜯어고쳐야 합니다.

촛불시위 덕분에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하게 됐지만 이를 판별하는 것은 미국의 민간 축산업체들이므로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광우병 유발 물질이 미국의 식품 생산 체계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을 입증할 때까지 수입을 막거나 조건을 더 엄격하게 할 수 있는 수입 위생 조건 개정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미 발효된 한미FTA에 따르면 수입 중단 조처는 물론이고 검역 중단 조처도 ISD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미FTA도 빨리 폐기해야 합니다. 이대로라면 한국 정부는 광우병 위험이 있는 쇠고기조차 수입 중단을 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