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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하와이처럼’이라는 무시무시한 주문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박근혜는 5월 1일 제주도를 방문해 “[해군기지가] 하와이 발전에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제주도를 하와이처럼” 만들자고 말했다. 해군기지 건설 강행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자 문정현 신부는 트위터에서 “동양의 하와이로 만들자고요? 당신, 무식한거요? 사기꾼이요?” 하며 박근혜를 정면 비판했다.

하와이의 실상은 오히려 해군기지 건설이 얼마나 끔찍한지 보여 주는 사례다.

하와이를 군사기지로 만드는 과정 자체가 폭력적이었다. 미국은 전초기지를 건설하려 하와이를 침공했고 토지의 25퍼센트를 군용토지로 수용했다. 원주민들은 토지를 잃고 인종차별에 시달려야 했다.

2004년 미국 의회에 보고된 ‘방위환경복구프로그램’에서 미 해군은 진주만 해군 단지에 오염지역이 7백49곳이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나온 10대 오염물질은 납, 수은, 코발트, 방사능, 기타 화학무기 오염물질 등이다. 실탄 훈련과 군에서 바다로 투척하는 온갖 중금속 쓰레기 때문이다.

“박근혜, 진주만에서 수영해 보라”

이런 탓에 전통적인 원주민의 식량 생산 지대였던 진주만은 미국 연방환경보호청이 지정한 미국에서 가장 오염된 구역이 됐다. 고유한 천연 동식물 1천1백여 종 중 약 82퍼센트가 위험에 처해 있기도 하다. 그래서 미국의 평화활동가 카일 카지히로는 “박근혜에게 진주만에서 수영해 보라고 초청하고 싶다”며 일침을 놓았다.

무엇보다 하와이는 군사기지가 안전이 아니라 비극을 부를 것임을 보여 준다. 실제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하와이의 진주만을 공습했다. 그리고 하와이 해군기지는 냉전 당시 주요한 군사적 타깃이 됐다.

이 때문에 《하와이: 낙원의 이면》의 저자인 하와이대 랜달 로스 교수는 “하와이 사람들은 군대 주둔에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요컨대 하와이는 해군기지가 가져올 파괴적 결과를 보여 주는 사례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