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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르 타파를 석방하라

이주 노동자 추방에 항의해 1백 일 넘게 농성중인 명동성당 농성단 공동대표이자 평등노조 이주지부장인 사마르 타파가 체포됐다. 그는 지난 2월 15일 대학로에서 추방 반대 캠페인을 벌이던 중 출입국관리소 직원 5명에 의해 기습 납치돼 전남 여수 출입국관리소로 넘겨졌다.

이 일은 법무부 장관 강금실이 민주노총 간부를 만나 이주 노동자 문제에 대해 앞으로 민주노총과 상의하겠다고 말한 바로 다음 날 일어났다. 또한 법무부가 정한 단속 유예 기간 중이기도 했다.

정부가 2월 초에 내놓은 기만적인 ‘양보안’을 거부하고 농성과 항의 시위를 지속해 온 명동성당 농성단은 탄압의 표적이 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타파를 체포함으로써 명동성당 농성단의 사기를 꺾어 이주 노동자들의 저항을 분쇄하려 한다. 법무부는 항의 시위를 막기 위해 타파를 서울에서 차로 5시간이 넘게 걸리는 여수 보호소로 보냈고 그를 하루빨리 추방하려고 서두르고 있다.

타파는 한겨울 내내 힘든 농성을 하면서도 늘 밝은 웃음과 투지로 명동성당 농성단은 물론 한국인들에게도 커다란 용기와 힘을 주었다. 그는 이주 노동자 추방에 반대했을 뿐 아니라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고 한국인 노동자들의 투쟁도 적극 지지했다. 그는 반전 집회에서 연설했고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동자 집회, 외환카드 노조 집회 등 많은 노동자 집회에 참가했다.

타파에 대한 공격은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 대한 공격이다. 타파의 석방과 이주 노동자 추방에 항의하는 운동에 참여하자.

* 격려 편지를 보냅시다.

(550-030) 전남 여수시 수정동 332-3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Samar Thapa

* 여수출입국관리소 앞 항의 집회 : 2월 27일(금) 오후 3시

“쫓겨나면 그 곳에서도 싸울 것이다”

여수출입국관리소에 갇혀 있는 타파를 2월 20일에 만났다. 그는 그 곳에서도 꿋꿋이 싸우고 있었다. 셋 째 날(17일)부터 단식 투쟁에 들어간 타파가 말한다.

“아침에 구호 외치고 노래 부르면 [출입국관리소 측에서] “하지 마라”, “계속하면 독방에 넣겠다”고 협박했어요. 그래도 저는 계속했어요.

처음에 중국인 친구 2명과 러시아인 1명과 같이 지냈어요. 러시아 친구인 안드레이는 한국에 온 지 5개월밖에 안 됐는데 여기 들어온 거죠. 제가 단식하자 안드레이도 같이 단식 했어요. 그랬더니, [출입국관리소가] 안드레이를 오후에 다른 방으로 옮겼어요.

저는 매일매일 아침저녁 식사 때마다 ‘철의 노동자’ 노래 부르고 구호 외치고 있어요. 한국 정부가 해 주는 것도 없고 우리를 억압하니 우리 스스로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어요.

정부는 2월 말까지 자진출국하면 8월에 고용허가제나 연수제로 들어올 수 있다고 했어요. 산업연수생 제도는 인권 침해, 차별로 오랫동안 문제가 됐고, 새로 만든 고용허가제는 사업장 이동의 자유도 없고 3년 동안 있을 수 있지만 1년씩 계약을 해야 해요.

지금 나가서 다시 들어온다 해도 연수생, 고용허가제로 있어야 하는데, 한두 달은 있겠지만 다시 불법 체류자가 될 거예요. 3년 미만은 합법화됐지만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없어서 벌써 불법 체류자가 나오고 있어요.

이것은 불법체류자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다시 와서 불법체류자 되라는 거예요. 연수제를 폐지하고 고용허가제 제도를 고치든지, 둘 다 폐지하고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있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야 해요.

법무부쪽에서는 저를 하루빨리 내보내려고 해요. 이미 강제퇴거 명령이 내려졌고 저는 오늘 아니면 내일까지 반대 입장을 낼 텐데, [법무부가] 너무 빨리 움직이고 있어요. 우리가 왜 운동하는지 알면서 억압할 생각만 하고, 연수제·고용허가제가 문제 있다고 언론은 말하는데 법무부는 왜 관심을 갖지 않고 [그저]밀어붙이는지.

법무부가 저를 노동자로 생각하지 않고 [비두처럼] ‘테러리스트’라면서 쫓아내면 저는 네팔에서도 반대 운동할 생각이 있어요.

네팔은 아주 오래 전부터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정치적으로도 좋지 않아요. 7년 전부터 마오주의자들과 정부군이 계속 싸워 왔어요. 1주일 넘었는데 노동자·농민이 왕과 싸우고 총파업을 했어요. 우리 나라가 민주주의가 아니고 점점 가난해지는 게 가슴이 아파요. 네팔 정부는 한국에 온 우리가 교통사고로 죽었다 해도 도와 주는 것 하나 없어요.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은 저를 붙잡을 때 “당신이 대표니까 당신 잡으면 농성이 끝난다”고 했어요. 하지만 제 친구들은 두려워하지 않아요. 이주 노동자 연행하고 입 다물게 해서 불법체류자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해요. 법을 개정하고 이주 노동자가 합법화될 때까지 한국인 동지들과 이주 노동자들이 열심히 싸웠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