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 베이징에서 한중FTA 1차 협상이 열렸고, 7월 초에 2차 협상도 열릴 것이다. 만약 중국과 FTA를 맺게 된다면, 한국은 미국, EU에 이어 중국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권들과 모두 FTA를 맺는 유일한 국가가 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한미FTA와 한EU FTA 발효 뒤 한중FTA 협상에 적극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중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내리막길로 들어서는 듯한 분위기가 한중FTA를 적극 추진하게 한 핵심 동력으로 보인다. 유로존의 위기로 중국의 수출은 지금 큰 타격을 입고 있다.  

FTA가 선진국가로 가는 길?  한중FTA든, 한미FTA든 1퍼센트를 위해 민주주의와 민중의 삶을 위협하는 협정일 뿐이다.

그래서 중국 지배자들은 동아시아의 주요 국가들과 FTA를 맺어 “안정적인 시장 창출”을 하려는 것이다. 

물론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외교 안보적’ 고려를 하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미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 등을 추진해 왔다. 이에 맞서 중국 지배자들도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FTA를 강화하는 것이다.  

한국 지배자들에게도 중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과 EU를 합친 것보다 더 많다. 한국 지배자들은 중국 시장에서 대만, 일본 등 주요 제조업 경쟁국들보다 우위를 점하고 싶어 한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미국과 안보 동맹을  굳건히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부상하는 중국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다.

‘높은 수준의 FTA’

그러나 한미FTA와 마찬가지로 한중FTA도 피억압 민중의 삶과 사회 공익,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협정이다.

5월 2일 한중 통상장관회담에서 두 정부는 “서비스·투자 분야에서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상의 개방 의무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의 FTA’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즉 한미FTA처럼 한중FTA도 서비스·투자 분야 등에서 우리의 삶에 밀접하게 연관된 공공 정책 등 ‘비관세장벽’을 해소하는 문제가 논의될 것이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정태인 원장은 기본적으로 한중FTA에 비판적이면서도, 중국의 소극적 태도 때문에 “한중FTA는 공공서비스 개방과 민영화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의 중·아세안 FTA, 중·대만 ECFA에서 하수 처리, 환경, 병원 등의 공공서비스 분야를 개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국 정부도 비관세장벽 문제 해결을 협상의 주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한중FTA에는 투자자 정부 제소제도(ISD) 같은 대표적 독소조항들이 포함될 것이다. 중국은 이미 기존의 양자투자협정(BIT)과 FTA에서 ISD를 포함해 왔다. 중국 기업이 외국 정부를 상대로 ISD 중재 절차를 밟은 게 알려진 것만 2건이다. 예컨대 한 중국 기업은 ISD를 이용해 페루 정부의 “부당한 과세”를 문제 삼았다. 이처럼 중국 기업이 ISD로 한국의 공공 정책을 위협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한중FTA가 시행되면, 쌍용차 노동자들의 고혈을 빨아먹고 ‘먹튀’를 한 상하이차 같은 사례들도 더욱 늘어날 게 뻔하다.

무엇보다 “한중FTA는 한국 경제 및 산업 구조에 엄청난 구조조정 압력을 줄” 것이다(삼성경제연구소, ‘한중FTA 의의와 주요 쟁점’). 한국 지배자들이 노무현 정부 이후로 “거대 선진 경제권과의 동시다발적 FTA”를 추진해 온 것도 ‘외부 충격’을 통해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겠다는 의도였다. 

이미 서강대 허윤 교수는 〈조선일보〉 칼럼에서 “한중FTA, 한중일FTA에 대비한 … 뼈를 깎는 성공적인 구조조정의 역사를 새롭게 써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한중FTA도 국내 노동자들에게 비정규직화, 외주화 등 신자유주의적 경쟁의 엄청난 압력을 줄 게 분명하다.

한국이 중국보다 제조업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낫다고 해서 안심할 일이 절대 아니다. 실제로, 미국은 멕시코와 NAFTA를 체결하고 나서 임금이 낮은 멕시코와 경쟁해야 한다는 이유로 임금 인상을 억제하고 최저임금 인상을 가로막았다. 하물며 “중국은 국유기업들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수백만 명을 감원하는 과단성을 보여 준” 나라다. 한중FTA는 한국과 중국의 노동자 모두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적게 받으라는 압력을 키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피억압 계급의 관점에서 한중FTA도 원칙적으로 반대해야 한다. 〈한겨레〉처럼 주되게 산업별 이해 득실을 따지는 관점은 위험하다.

물론 산업별 이해관계의 차이 때문에 한국 지배자들의 일부도 한중FTA에 소극적이다. 게다가 한국 정부는 한중FTA가 “한미 동맹의 측면에서는 부담스럽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 처지다.

그러나 FTA를 통해 주요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는 신자유주의적 통상 전략에 대해 여전히 지배자들 다수가 동의하고 있다. 따라서 한미FTA를 추진한 ‘원죄’가 있고, 김진표 같은 자들이 포진한 민주통합당을 믿어서도 안 된다.

한미FTA든, 한중FTA든 1퍼센트 지배자들이 99퍼센트 민중을 상대로 하는 ‘자유 착취’협정일 뿐이다. 한국과 중국 민중에게 신자유주의적 경쟁을 강요하고, 제국주의적 경쟁과 긴장을 격화할 한중FTA를 저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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