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서울캠퍼스에서 복수전공 축소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외대의 경우, 복수전공 제도는 한 캠퍼스에는 없는 전공을 다른 캠퍼스에서 이수하고 학위를 받는 제도다. 그런데 서울캠퍼스의 일부 학생들은 용인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이 복수전공을 통해 서울캠퍼스 졸업장을 받는 것에 불만을 가져 왔다. 특히 경영대는 올해 정기총회에서 복수전공 이수자 때문에 교육 여건이 악화된다며 복수전공 폐지를 요구안으로 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교육 여건 악화의 책임을 복수전공 이수자들에게 돌려서는 안 된다. 진정한 책임은 이중전공 의무화와 복수전공을 통해 등록금 수입을 늘리면서도 교육 여건을 개선하지 않은 학교 당국에 있다.

그런데도 한대련 소속의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용인 학생들을 속죄양 삼는 것에 앞장선 것은 매우 유감이다. 총학생회장은 5월 21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은 우리와 다르다, 복수전공 제도는 정의롭지 못한 제도다” 하며 학벌주의를 부추기고 복수전공 축소 요구안 통과를 주도했다.

‘다함께’ 외대 모임은 즉각 총학생회를 비판하고 학벌주의적 차별 강화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리고 5월 23일에 열린 상반기 정기총회에서 일부 중국어대 학생들과 함께 리플릿을 반포하며 복수전공 축소 요구안 삭제를 호소했다. 

정족수 미달로 총회가 성사되지 못했는데, 이는 서울캠퍼스의 상당수 학생들도 학벌주의 조장과 차별 강화가 문제를 해결하는 진정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듯하다. 

총회에 참가한 학생들 가운데는 다수가 여전히 복수전공 축소 요구안을 지지하기는 했지만, 전학대회에 비해 복수전공 축소 요구에 찬성하는 분위기가 꽤 약해졌다. 나는 “교육 여건 악화의 책임을 용인 학생들에게 돌려서는 안 되”고, “상정된 복수전공 축소 안은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학생행진과 대학생사람연대 경향의 학생들도 내 주장에 공감하며 학벌주의적 차별 중단을 호소했다. 일본어대 학생회장은 “일부 서울캠퍼스 학생들이 글로벌캠퍼스 학우들을 ‘용퀴(용인 학생들을 바퀴벌레에 빗댄 말)’라고 모욕하고 있다”며 “같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끼리 서로 적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치외교학과 학생은 “글로벌캠퍼스에서 복수전공 축소에 반대하는 요구안을 내걸고 총회가 성사됐다”며 “학교 당국에 맞서 함께 단결해서 싸우자”고 호소했다. 

경영대 학생회장처럼 “‘용퀴’라는 용어가 나온 데는 이유가 있다”며 “기본도 안 된 복수전공 이수자들이 수업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한 학생도 있었지만, 복수전공 축소 요구안을 지지했던 다른 발언자들은 전학대회 때와는 달리 노골적으로 학벌주의적인 주장을 펴기를 부담스러워했다. ‘다함께’ 외대 모임과 진보적 학생들이 복수전공 축소 요구가 학벌주의적 차별을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 학생들 사이에서 조금씩 힘을 얻고 있는 듯했다.

총회 무산 이후, 중국어대 한 학생은 “원칙 있게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그동안 지속돼 온 학벌주의적 분위기를 반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우리에게 승산이 있고, 결국 우리가 옳다는 것이 입증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회 무산에도 불구하고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여전히 복수전공 축소 요구안을 추진하려 한다. ‘다함께’ 외대 모임은 다른 진보적 학생들과 함께 학벌주의와 차별을 강화하려는 것에 맞서 원칙있게 싸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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