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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에 선 그리스

그리스의 혁명적 반자본주의 신문 〈노동자연대〉의 기자 죠르고스 피타스Giorgos Pittas가 그리스의 정치적 상황과 사회주의자들의 구실을 말한다. 

그리스 정치를 지배해 왔던 그리스사회당PASOK과 신민주당이 5월 초에 있었던 선거에서 추락한 원인은 무엇입니까?

첫째 원인은 고통의 크기입니다. 실업률은 이제 21퍼센트가 넘고, 청년실업률은 50퍼센트에 달합니다.

임금과 연금은 20~40퍼센트나 삭감됐고 사기업 부문 노동자 40만 명이 5개월 동안 임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의 빚은 더 늘어났습니다!

둘째 원인은 사람들이 이런 고통에 맞서 싸웠다는 것입니다.

그리스에서 반파시즘 투쟁에 나선 이주노동자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17번의 총파업 투쟁을 했습니다. 평균 6주에 한 번 꼴이었던 것입니다! 이들 중 두 번은 48시간 파업이었습니다. 모든 총파업 투쟁에서 수십, 수백이나 되는 파업과 점거가 아래로부터 일어나 노조 지도부들에게 총파업 투쟁을 선언하라고 압력을 넣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사람들을 좌경화시켰습니다.

왜 긴축 반대 정서가 좌파 진영 중 다른 세력, 예컨대 ‘민주좌파’the Democratic Left나 그리스공산당KKE 이 아니라 시리자 주위로 결집했나요?

시리자의 지지가 커진 것은 매우 최근입니다.

사회당에서 왼쪽으로 갈라져 나와 좌경화한 사람들이 첫째로 주목한 것은 ‘민주좌파’였습니다. 그러나 ‘민주좌파’는 사회당과 협력해 정부를 운영하기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사회당과 민주좌파가 협력하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민주좌파를 떠나 더 왼쪽으로 이동했습니다.

다음 차례는 공산당이었습니다. 공산당은 선거 기간 동안 다음과 같은 슬로건을 외쳤습니다. “우리는 좌파가 아니라 공산주의자들이다.” 이것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좌파가 단결해야 한다는 시리자의 호소에 대한 대답이었습니다. 수백만 명이 사회당에서 이탈해 좌경화하던 시기에 이는 어리석은 주장이었습니다.

물론 공산당은 지난해 내내 긍정적인 전진을 했습니다. 예컨대 공산당은 부채 탕감을 요구하며 노동자 통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근래 할리보르지아Halyvourgia 제철소의 노동자들이 2백 일에 걸친 영웅적 파업을 벌였는데 이 노동조합은 공산당이 주도하는 곳입니다. 이 파업은 거대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고로 공산당은 시리자만큼이나 전진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선거운동 기간 내내 보인 종파주의가 걸림돌이 됐죠.

시리자는 손에 잡힐 듯한 해법 – 좌파 정부 – 을 제시했고 그들은 다른 좌파세력들에게 이를 위해 단결하자고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시리자를 지지했습니다.

시리자는 누구입니까?

시리자는 1968년 공산당 내의 분열에 그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그 분열은 소련과 뜻을 같이한 쪽과 더는 그렇지 않기로 한 유로코뮤니스트들 사이의 분열이었죠.

1980년대 고르바초프 집권기 동안 그들은 “좌파와 진보”의 연합인 시나스피스모스Synaspismos로 다시 함께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사회당이나 심지어 신민주당과도 연정을 함께하면서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결과적으로 공산당 청년조직 전체가 시나스피스모스와 공산당을 탈퇴했고, 후에 신좌파경향NAR을 형성했습니다. 신좌파경향은 현재 혁명적 반자본주의 좌파 연합체인 안타르시아Antarsya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때 시나스피스모스가 구 소련공산당 분파와 시나스피스모스에 잔류한 유러코뮤니즘 연합파로 다시 분열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시나스피스모스는 대안세계화 운동에 함께하면서 좌경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시나스피스모스는 이름을 “좌파 운동과 생태의 연합”이라고 개명했습니다. 그러고 2004년 시나스피스모스는 몇몇 다른 소규모 조직들과 함께 더 넓은 연합을 형성하고는 이를 시리자, 즉 급진좌파의 연합이라고 불렀습니다.

시나스피스모스는 단연코 시리자 내 최대 세력이며 시리자를 정치적으로 지배하고 있습니다. 시리자 안에는 기존 연립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을 했던 온건한 개혁주의자들도 있습니다. 동시에 긴축을 멈추기 위해 유로존을 탈퇴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시리자 안에는 좌우가 모두 있는 거죠.

시리자가 제시하는 대안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그들의 대안은 분명하진 않아요. 계속 바뀝니다. 그러나 요지는 위기가 체제 자체의 위기가 아니라 은행가들과 ‘카지노 자본주의’의 위기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런 정책과 지도자들을 갈아치우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들은 유럽연합에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신자유주의자들에 의해 장악돼 있다고 주장합니다. 해결책은 이것을 바꾸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프랑스의 올랑드를 동맹자로 여깁니다.

시리자의 지도자들은 그리스 경제가 성장할 때까지 3년 혹은 5년 동안 빚을 안 갚을 수 있도록 지불 유예하기를 원합니다. 그러고 나서 부채를 재협상하겠다는 거죠.

반면 우리[안타르시아]는 빚을 갚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는 25년이 넘는 세월 동안 부채액 이상을 상환해 왔습니다. 둘째로 우리는 은행 국유화와 노동자 통제를 더 앞으로 밀어부치자고 주장합니다.

좌파 정부가 만드는 위로부터 변화는 한계가 있습니다. 해고를 중단하도록 하는 법을 만든다고 해 봅시다. 그래요, 해고가 중단돼야 한다는 종이쪼가리를 얻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누가 이것을 시행하겠습니까?

이제 강경 파시스트 단체인 황금새벽당이 의회에 진입합니다. 누가 그들을 저지하겠습니까? 경찰? 경찰 절반이 황금새벽당에 투표했습니다.

진실은 좌파의 선거 승리는 운동의 힘이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노동계급 운동을 변화의 동력으로 보며, 노동자 통제를 주장합니다.

안타르시아는 어떻게 대응해 왔습니까?

안타르시아는 투쟁에서 큰 역할을 했습니다. 시리자/시나스피스모스는 20년 동안 존재해 왔고, 공산당은 90년 가까이 있어 왔습니다. 안타르시아는 생긴 지 2년 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안타르시아에 속한 조직들은 군부독재에 맞선 1973년 반란에서 태어난 혁명적 좌파들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5월 선거에서 혁명적 좌파는 7만 5천 표를 얻어 역대 최대 득표를 했습니다. 2009년에 우리가 얻은 표의 세 배나 됩니다. 그러나 안타르시아의 진정한 힘은 득표수가 아니라, 이때까지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운동에 있습니다.

예컨대, 지난해 여름 사회당 정부가 새로운 대학 법을 개악하려 했을 때, 1주일 안에 거의 2백 개의 대학에서 점거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대학에서 활동하는 안타르시아 소속 학생들이 한 일입니다.

또한, 안타르시아는 작업장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 왔습니다. 지난해 내내 우리는 여러 작업장에서 성장했습니다.

작업장 안에 있는 한두 명의 안타르시아 활동가가 중요한 구실을 했습니다. 예컨대 정부가 정부 기관에서 노동자를 자르겠다고 하고, 노동자들이 이에 분노해 집회를 열 때 안타르시아 회원들은 점거투쟁을 해서 자리를 지켜내자고 호소했습니다.

안타르시아는 시리자 지지자들과 어떻게 관계맺고 있습니까?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지난 선거 결과에 만족했다는 것입니다. 여론조사에서 시리자가 점점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긴축 지지 정당들에 맞서 강력한 투쟁을 해야만 한다는 말로 주장을 시작합니다. 우리는 좌파의 승리를 주장하면서 동시에 반자본주의 좌파가 그 일부가 되기를 바란다면 안타르시아를 찍으라고 호소합니다.

또한 우리는 파시스트에 맞서 주도적으로 투쟁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황금새벽당이 최초로 의회에 들어가는 것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좌파들에게 파시스트에 맞선 전선을 형성하고, 선거 전에 아테네에서 파시스트에 맞서 행진하자고 호소합니다.

둘째로, 우리는 선거 전에 총파업과 파업 행동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지금도 많은 작업장이 파업 중입니다. 언론 노동조합은 전면 파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는 선거 기간 동안 신문 발행과 TV 방송이 완전히 중단됨을 뜻합니다! 우리는 이 모든 투쟁을 연결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선거나 좌파 정부를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파업하고, 점거하고, 나치를 당장 쫓아내 버려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시리자에 투표하는 사람들과 동지적 방식으로 토론해야 합니다. 공산당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선거 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주의를 이루겠다는 사회당의 약속에 다수 대중이 환멸을 느끼게 된 것도, 1981년부터 1989년까지 8년이나 걸렸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에서 상황은 빠르게 돌아갑니다. 거리에서 투쟁하거나 파업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실천을 해 왔는지 알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다음 달에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가 사활적입니다. 개혁주의자와 혁명가 사이의 차이점은 이데올로기적인 측면뿐 아니라 실천적 차원에서도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을 찾고 있습니다. 안타르시아가 여기서 매력적인 축이 되는 것이 사활적입니다.

우리는 민중을 위한 디폴트를 하자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노동자 통제가 있어야만 제대로 작동할 것입니다. 노동자들의 행동이 열쇠입니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월간지 《소셜리스트 리뷰》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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