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현대·기아차 노조의 핵심 요구 중 하나가 주간연속2교대제 실현이다. 공동 투쟁을 결의한 현대·기아차 지부장은 서로 임단투 출정식에 참가해 조합원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현대·기아차 노조의 투쟁은 “2급 발암 물질”인 심야노동에 시달리는 다른 부문의 노동자들에게 희망이기도 하다.

두 노조는 ‘3무 원칙’(임금 하락·노동강도 강화·노동유연화 없는)이 반영된 요구안을 확정했다. 현대차도 전임 이경훈 집행부가 후퇴시켜 놓은 ‘죽어가던 3무’를 살려냈다. 

현대ㆍ기아차가 사상 최대의 이윤을 챙긴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임금을 양보할 이유가 없다. ⓒ이윤선

그러나 사측은 ‘3무를 내세우면 주간연속2교대제를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자동차 한 대라도 더 생산하려는 현대·기아차 사측에게 3무를 전제한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은 펄쩍 뛸 만한 요구일 것이다.

그런데 우려스럽게도, 노동조합 운동에 영향을 주는 일부 활동가와 교수도 노동자 양보론을 제기한다.

예컨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소장은 “임금 보장을 내세워 노동시간 단축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노총 이상호 정책국장도 그런 입장이다.

그러나 현대·기아차가 사상 최대의 이윤을 챙긴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임금을 양보할 이유가 없다. 임금을 양보하면 또다시 잔업·특근 등 초과 노동을 통해 임금을 벌충해야 할 수도 있다.(정규직 임금에서 기본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29.2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러면 노동시간 단축의 의미를 후퇴시킬 것이다.

더구나 임금 양보가 다른 부문의 노동자들에게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당장 현대·기아차 비정규직이 임금 양보를 강요당할 것이고 자동차 부품업체나 다른 부문도 압박할 것이다. 경제가 급격히 악화되면 임금 양보 압력은 더 거세질 것이다.

사실 양보론자들의 주장은 지금 노동자들에게 잘 먹혀들지는 않고 있다. 주간연속2교대제 시범실시 이후 기아차 노동자들의 58.2퍼센트는 “심야노동이 사라져도 임금 수준은 현행과 동일해야 한다”고 답했다.

물론 31.7퍼센트는 “10퍼센트 정도의 임금 양보는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그동안 노조가 제대로 투쟁을 벌이지 않고 지지부진하게 논의만 이어 온 상황에서 하루빨리 심야노동이라도 없애고 싶어서일 것이다. 기꺼이 임금 양보를 받아들일 노동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루빨리

한편, 노동강도 강화를 수용하자는 주장도 있다. 현대차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 산하 노사자문위원회 박태주 대표는 “주간연속2교대제로 노동시간을 줄이면서도 기존대로 생산량을 유지하려면 UPH(시간당 생산대수)를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노조 지도부도 사측의 ‘생산량 유지’ 요구를 수용했다. 줄어드는 노동시간만큼 노동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열망은 달랐다. 그래서 올해 현대·기아차 공투본은 노동강도 강화와 주간연속2교대제를 연계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양보론자들은 3무 원칙이 ‘노조의 역량에 맞지 않는 비현실적 요구’라며 임금과 노동강도에서 일정한 양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싸워 보지도 않고, 먼저 양보를 하자는 것은 투쟁을 앞두고 싸움에 임하는 자세가 아니다. 이는 우리 편의 기를 꺾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양보론의 진정한 위험이다. 

다행히 양보론자들의 주장과 달리, 후퇴했던 3무가 복원되고 금속노조의 핵심 작업장인 현대·기아차 노조가 공동 투쟁을 결의했다. 사측의 지불 능력이 어느 때보다 높고, 심야노동 철폐에 대한 조합원들의 열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측은 기아차와 현대차를, 주간연속2교대제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분리해 대응하려 할 것이다. 노조가 공동 투쟁과 원·하청 연대 투쟁을 결의한 만큼, 사측의 분리에 맞서 함께 싸워야 한다. 특히 현대차에서는 주간연속2교대제와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이 맞물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