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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2월 15일에 열린 공무원노조 대의원대회에서 다함께 회원들은 “파병 안이 통과됐어도 계속 투쟁해야 한다” “3·20 반전집회가 중요하다”는 주장을 하며 서명과 후원을 적극 조직했다.

김영길 위원장 당선자는 “3·20 전세계 반전행동을 공무원노조에서 조직적 차원에서 후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과 인천에서 반전 캠페인을 조직한 3명의 다함께 회원 모두는 다수의 득표로 부본부장과 중앙위원에 당선했다. 이것은 그간 노조 내에서 “노동조합활동보다 반전활동을 더 열심히 해 문제”라는 얘기들을 늘어놓았던 사람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경희대

경희대 ‘다함께’ 회원들은 문과대 ‘새터’ 장소를 3·20 포스터로 도배했다. 식당과 로비, 각 방마다 빠짐없이 포스터와 반전 대자보가 붙어 누구도 3·20 홍보물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러한 반전 열기에 ‘대학 문화’에 대한 강연을 한 영화배우 권해효씨는 대학생이 꼭 참여해야 할 행동의 하나로 ‘3·20 전세계 반전 행동의 날’을 강조했다.

어떤 새내기는 대자보에 쓰인 연락처로 전화를 해 파병과 국익 문제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외대

새터를 준비하며 외대 회원들은 다함께와 외대 반전위원회, 반전포럼, 마르크스주의 포럼을 홍보하는 대자보를 만들었고, 새터 출발 전 날 총학 자료집에 3·20 리플릿과 반전 포럼 리플릿을 끼워넣었다.

외대 회원들은 아주 적은 숫자라는 주관적 조건에 굴하지 않고 주도력을 발휘해 일꾼 수련회, 예비 대학, 새터에 매우 열성적으로 개입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다함께’ 회원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새터 때 반전위원회 차원에서 반전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조직했고, 학생회관 앞에 3·20 홍보용 대형 걸개그림을 부착하기로 했으며, 총학의 새터 자료집에 3·20 소개글을 넣었다.

서부

반전서명을 비롯해서 3·20 후원금이 파병안 국회 통과 이후에도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나고 있다. 3·20 조직위원회 가입도 이번 주부터 늘어나고 있다.

20명이 넘는 회원들은 신촌역이 떠나가도록 큰소리로 파병안을 통과시킨 국회와 노무현을 비판하며 〈다함께〉 신문을 판매했다.

거리 판매일이 파병 동의안 국회 통과 다음 날이었고, 헤드라인이 “노무현에 맞서야 한다”였기 때문에 24호가 사람들에게 엄청난 호응을 받았다.

한 시민은 “노무현과 맞서는 것은 좋은데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노무현과 함께 한나라당도 대안이 아니라고 주장하자 선뜻 신문을 샀다.

대전

항상 신문과 3·20 리플릿과 가입서, 후원 신청서 등을 지니고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미리 단정짓거나 망설이지 않고 3·20 전 세계 반전행동을 소개하고 후원을 제안했다. 덕분에 민주노동당의 한 지구당 선거준비 모임에서 참석자 8명 전원이 3·20 개인 후원을 하기로 했다.

관악·동작

한 회원의 아이디어로 가능한 동작지역 회원들은 자신의 집 대문에다 3·20 포스터를 부착하기로 했다. 그 회원은 이미 자신의 집 대문에다 3·20 포스터를 부착해 놨다.

보건의료 학생 캠프

2월 6∼8일 2백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보건의료학생캠프’가 열렸다. 보건의료인반전평화모임은 이 캠프에서 반전설명회를 개최했다. 이틀에 걸친 반전설명회와 가판에서 총 15만 8천 원이 모금됐다.

자신이 속한 학교에서 반전캠페인을 조직하고 싶다며, 3·20 관련 선전물을 부탁한 곳도 4군데나 됐다. 또한 동국대 한의학과, 대전대 한의학과, 원광대 한의학과 등에선 신입생 OT 때 반전캠페인과 반전설명회를 하겠다며, 보건의료인반전평화모임에 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외환카드

연대파업이 필요하다

외환은행 대주주 론스타가 외환카드 파업에 기습 직장폐쇄로 대응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정리해고를 발표한 사측은 희망퇴직 신청자가 37명에 불과하자 조합원 개개인들을 여러(S·A·B·C·D)등급으로 나누어 핸드폰으로 통보했다. C·D 등급을 받은 40퍼센트는 해고라는 거였다. 그리고 곧바로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사측은 22일(일) 밤 10시30분 용역깡패를 동원해 본사 건물을 봉쇄하고 출입을 통제했다. 원래 외환카드 노사는 다음날 오전에 공식 협상 예정이었다.

조합원들은 월요일 아침 속속 모여 진입을 시도했지만 외환카드 사측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다. 심지어 같은 건물에 근무하는 외환은행 직원들 출입까지 막았다. 노조사무실 출입까지 막아 경찰이 출입 허용을 요청할 정도였다. 노동부 신고 전에 직장폐쇄를 한 것은 불법이다.

외환카드 사측은 노조의 파업이 완강한데다 전산마비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에 강경 대응하고 있다. 지금껏 외환카드 노조는 단호하게 전산부까지 파업에 동참했다. 그리고 2주 전에는 지점장들 일부까지 파업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론스타가 지휘하는 막가파 탄압 때문에 조합원들은 전면파업이 40일을 넘겼음에도 투쟁의 결의를 높이고 있다. 노동자들은 직장폐쇄에도 위축되지 않고 바로 회사 앞마당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론스타가 27일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전원 해고하겠다고 협박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사무금융연맹도 2월 25일 오후 4시간 연대 파업과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민주노총과 사무금융연맹은 좀 더 강력하고 실질적인 연대를 조직해야 한다. 론스타가 전력을 다해 노조를 파괴하려 하므로 우리도 전력을 다하는 연대파업이 필요하다.

김문성( 금융노조 국민은행지부 홍보부장)

부안주민투표

2월 14일 부안 주민들은 진정한 민주주의가 어떤 것인지 보여 줬다. 반면 주민 투표가 준비되는 과정에서 노무현 정부는 비민주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한 할머니는 “투표 전 날 김종규 군수가 영세민들을 대상으로 1박2일 단체관광을 보낸다는 말을 들었고, 투표일 이틀 전부터 아예 영세민들과 함께 노인정에서 시간을 보내며 날을 지새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김종규는 이장들을 불러서 금일봉을 전달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이장들은 대책위에 찾아와 양심선언을 하고 대책위에 봉투를 전달했다. 이런 방해는 투표 당일에도 멈추지 않았다. 김종규는 영세민들에게, 투표하면 생계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이런 방해에도 주민들의 의지는 전혀 꺾이지 않았다. 투표율 72.4퍼센트와 반대 92.8퍼센트가 이것을 보여준다.

법원에서도 “이번 주민투표의 결과는 부안 군수와 정부에 대하여 정치적 의미 또는 사실상의 효력을 부여할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결과가 발표될 때 부안의 할머니들은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었다. 수협 앞 광장에서는 14일 밤새 축하 인사와 흥겨운 춤이 이어졌고, 너나 할 것 없이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부안 주민들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구현했다는 자긍심이 대단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우리 발로 걸어다니면서 촛불 집회한 거여. 돈 받고 한 것이 아니지. 찬성쪽처럼 돈 받구 한 것이 아닝께.”

한 집회 연사는 “우리 일은 우리가 결정하죠? 그것을 자결권이라고 그라지여? 어떤 놈이 그것을 타치혀.” 하고 발언해 큰 박수를 받았다.

부안 주민들은 끝까지 밀어붙일 결의를 다지고 있다. “정부가 투표결과 안 받아들이면 다시 싸워야지. 이것[투표]만이라도 해놓으면 숨이 트이것지 하는 것이재.”

이연진·이다운

우리은행 비정규직 노동자

우리은행이 비정규직 노동자 58명을 정리해고 하려다 저항에 부딪혔다.

우리은행은 공과금 수납업무를 자동이체로 돌리며 담당 계약직원들에게 계약해지 계획을 일방 통보했다.

계약해지 대상자들은 연락망을 구축하고 대표자를 뽑아 우리은행 정규직노조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우리은행 정규직 노조 지도부는 도움을 거부했다.

그래서 이들은 다같이 모여 계약해지에 응하지 않기로 결의하고, 36명은 올 1월에 출범한 금융노조 비정규지부에 가입했다.

우리은행 경영진은 해고통보 노동자들의 사내 이메일 등을 감시하고 행동을 주도하는 노동자들에게는 2월 성과급을 한 푼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은행 노조 지도부는 “계약직 60명 때문에 정규직 60명이 잘려야겠냐”며 금융노조에 비정규 조직 담당자들의 징계를 요청했다.

우리은행 계약직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계약직의 하루살이 운명을 조금이라도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현재 우리은행 계약직은 3개월마다 재계약을 하는 처지다.

금융노조는 우리은행 노조 지도부를 비판·징계하고 우리은행 계약직 노동자들을 전폭 지원해야 한다.

김문성

전교조 대의원대회

2월 23일 천안 새마을금고 연수원에서 3백30여 명의 대의원들이 모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39차 전국대의원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전교조는 2004년에 교육 시장화, 개방화에 맞서는 현장 투쟁과 연대 투쟁을 강화한다는 기조를 정했다. 또한 최근 발표된 정부의 사교육비경감대책 등이 공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갈 위험이 크기 때문에 명백히 반대하는 입장을 채택했다.

대회 마지막에는 ‘전 세계적인 반전행동 건설을 위한 결의문’이 채택되어 3·20 전 세계 반전 공동행동에 전교조가 앞장서 조직할 것을 결의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하반기 WTO 각료회담에 대한 반대 일정을 주요하게 설정한 점도 성과였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사교육비경감대책을 반대하면서도 정부의 중학교 보충수업 부활 방침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거부하지 못했다. 이는 시골 학교 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시골에서는 학교에서 보충수업이라도 해야 한다’는 압력에 교사들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회 말미에는 울산의 대의원들이 박일수 열사 대책위 활동을 위한 모금을 호소했다. 모금함이 장내를 돌아 모금된 액수는 2백7만 원이 넘었다.

또한 이날 대회장에서는 3·20 지지금이 5만 8천6백 원이 모금됐고, 이주노동자 농성지지금도 19만 7백30원이나 모금됐다.

김성보

미얀마 이주노동자회

지난 2월 22일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미얀마이주노동자회’ 회원들 30∼40여 명이 모여 “미얀마 정부의 자국민 착취 실태 폭로” 기자회견 및 집회를 열었다.

현재 한국에는 2∼3천여 명의 미얀마 노동자들이 있다. 미얀마 노동자들은 한국 정부의 강제 추방과 차별 정책, 그리고 미얀마 정부의 횡포로 이중의 고통을 받고 있다.

미얀마 대사관은 여권 재발급을 신청하는 노동자들에게 수백만 원의 벌금과 세금을 부과해 돈이 없는 노동자들은 그냥 ‘불법’ 신세가 되고 만다. 그래서 미얀마 출신 이주 노동자들 중 합법화 대상자들도 미얀마 정부의 여권을 발급받지 못해 ‘불법 체류자’가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미얀마이주노동자회’ 대표 뚜라 씨는 “우리는 한국의 이주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본국 정부와도 싸워야 한다. 미얀마는 지금 한국의 전두환 독재 정권과 비슷한 정권이 지난 1988년 쿠데타로 집권했다. 우리 나라에는 노동조합도 불법이다.” 하고 말한다.

‘미얀마이주노동자회’는 미얀마 대사관의 불법 행위를 규탄하는 대사관 앞 집회를 계속 열 계획이다. 그리고 미얀마 군부 정권에 반대하는 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이들은 민주노총을 비롯한 한국 노동자들의 연대를 바라고 있다.

이정원

한·칠레 FTA 국회비준저지 농민대회

지난 2월 16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3천여 명의 농민들이 참가해 ‘한·칠레 FTA 국회비준 저지 전국농민대회’가 열렸다.

전농 문경식 의장은 “가진 자들의 배때기를 불리기 위해 농민을 죽이는 노무현 정부”를 비난했다.

한국가톨릭농민회의 정재돈 회장은 지배자들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 “투쟁을 세계화하고, 희망을 세계화하자”고 발언해 큰 박수를 받았다.

집회 도중 국회비준안 통과 소식이 발표되자, 농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경남에서 올라온 한 농민은 “그래도 설마설마 했는데, 막상 통과되고 나니 울고 싶은 심정”이라며, “정말이지 이 놈의 정부와 국회의원들에게는 더는 기대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 농민은 “칸쿤에서 WTO 회담이 무산된 것은 민중들의 항의와 투쟁 때문”이었다며, “앞으로도 계속 투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남에서 올라 온 한 젊은 농민은 “지난번에는 노무현 찍었는데 이번 총선 때는 아예 동네에서 민주노동당 선거 운동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윤금순 회장은 투쟁의 과제를 제시했다. “우리는 하나의 전투에서 진 것이지 전쟁에서 진 것이 아닙니다. 다음의 투쟁을 준비해야 합니다.”

김용민

한국노총 비정규직

2월 15일(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국노총 비정규직 노동자 1천여 명이 비정규직 차별철폐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바로 전날 박일수 씨 분신 소식 때문에 집회 분위기는 매우 고조되었다.

이 집회에서 한국노총은 비정규직 차별철폐 및 정규직화·동일노동 동일임금·특수고용직 노동자성 인정 및 노동3권 보장·최저임금 인상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한국노총 김성태 사무총장은 “노무현 정부가 약속한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말뿐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리고 “비정규직 문제에 나서지 않는 노동운동은 미래가 없다. 비정규직 문제에 한국노총이 적극 나서겠다”고 발언해 큰 박수를 받았다.

작년 파업으로 통쾌한 승리를 거뒀던 노동부 직업상담원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들은 5백 명이 넘게 집회에 참가했다.

이상원 직업상담원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말하는데 우리가 일하는 직업상담원이 일자리 소개하는 곳이다. 우리가 누구보다 잘 아는데 지금 직업상담원을 통해서 제공 가능한 일자리는 5백90개에 불과하다”며 정부 일자리 정책의 허구성을 폭로했다.

한편, 이날 한국노총과 사회민주당의 몇몇 연사들은 어처구니없게도 대기업 노조가 ‘기득권’을 포기해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며 노무현 정부의 논리를 반복했다.

김문성

기아특수강

기아특수강 해고자 이재현, 조성옥 씨가 지난해 11월 6일부터 기아특수강 사내 50미터 굴뚝 위에서 ‘해고자 복직’, ‘고용안정 보장’을 요구하며 1백10일째(2월 23일 현재) 목숨을 건 농성을 하고 있다.

이재현 씨는 1991년 조합원들에게 설문지를 돌렸다는 이유로 해고됐고, 조성옥 씨는 1994년 회사의 불법을 폭로하는 유인물을 뿌렸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두 동지는 1998년 기아그룹 부도로 1백3명이 정리해고되기 전까지 외롭게 복직 투쟁을 벌였고, 그 뒤로는 정리해고 원직복직 투쟁을 선두에서 이끌었다.

두 동지의 굴뚝농성에 대해 사측은 식사나 휴대폰 배터리는 물론, 비닐과 스티로폴 등 최소한의 방한용품까지 주지 못하게 막았다.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라 해도 이렇게는 안 한다”며 이재현 동지의 부인 정미례 씨는 분을 삭이지 못했다.

기아특수강은 법정관리를 끝내고 올해 매각되는데 그 동안 회사가 무려 1천2백억 원의 유동자금을 모아놓고도 적자라고 속여 온 것에 대한 조합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노조 위원장은 상여금 3백50퍼센트를 사측과 협상해서 따내겠다고 큰소리쳤으나 밀실협상에서 1백30퍼센트로 직권 조인을 했다.

이에 조합원들이 너나 없이 들고일어나 위원장이 사퇴했다. 새롭게 노조 위원장으로 뽑힌 하헌준 씨는 “해고자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오는 9월까지 남은 임기 동안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바닷바람에 손과 얼굴은 다 트고, 손가락 마디마다 갈라져서 피가 나는 데도 두 동지들의 투쟁의 결의는 굳세다. 목욕은커녕 1백 일 넘게 세수도 제대로 못한 동지들이 “별로 춥지 않다”며 너스레를 떠는 걸 보면 견결한 투쟁 의지에 가슴이 뭉클하다.

사측이 더는 두 동지들의 목숨을 건 굴뚝농성을 무시하지 못하도록 더 많은 지지 방문과 연대가 필요하다. 두 동지들에게 지지 전화와 문자를 보내자. 회사가 배터리 반입을 제한해서 오후 3시와 6시, 9시와 12시경에 30분 정도만 전화를 받을 수 있다. (이재현 017-719-0557, 조성옥 016-9696-7879)

이다운

현대차 사내하청

지난 2월 3일 울산 현대차내 3공장(아반테 XD 조립) 의장부에서 사내하청 비정규직 경일기업 노동자 40여 명이 작업을 거부했다. 그 동안 경일기업 사장과 중간 관리자들은 인간 이하의 작태로 인권을 유린해 왔다. 화장실 한번 가려면, “3분 안에 총알같이 다녀와! 너 지금 회사에 일하러 왔어! 씨발 화장실 가려고 왔어! 씨발 라인에서 그냥 해결해!”

법정휴가조차 쓰지 못했다. 연·월차를 사용하려면 “오늘은 다른 사람이 사용해서 안돼! 월요일과 금요일은 징검다리 요일이니까 절대로 월차 사용 금지야!” 1987년 이전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경일기업 노동자들은 들고일어났다. “경일 기업주를 퇴출하라! 폭언과 욕설을 하지마라! 화장실 갈 자유를 달라! 연·월차 사용을 자유롭게 하라!” 등 10가지의 요구를 내걸고 20일 넘게 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회사의 공격 때문에 농성 대오는 11명으로 줄었다. 회사측은 농성 노동자의 임신한 부인에게 “남편은 빨갱이다”고 협박했다. “농성하는 동료 모두 다 사측으로부터 회유·협박을 받았지만, 우리는 꿋꿋하게 버티고 있어요. 현장에서 치욕적인 삶을 끝장내고 싶어요.”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가 큰 힘이 되었다. “4공장 대의원 4명은 우리들에게 힘내라고 지지 방문을 왔어요. 그 다음 날 식당 앞에서 정규직 노동자들 1백여 명이 연대해 천막농성을 하려고 시도했고, 결국 종이로 바람을 막고 바닥에는 은박지 스치로폴을 깐 멋진 농성장이 됐습니다.”

결국 경일기업 노동자들의 투쟁은 2월 24일 부분적 승리로 타결됐다. 사측은 ‘손배와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경일기업주 퇴출을 검토하겠다’고 양보했다.

하지만 이번 현자 노조 대의원 대회에서 ‘비정규직 직가입 규약 개정’안을 다시 연기한 것은 유감이다. 경일 기업 노동자들도 이에 대해 서운함을 나타냈다.

정동석(현대차 노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