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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유린자 현병철은 집에 가라

청와대가 나라 안팎의 인권단체는 물론 인권위 직원들까지 반대하는데도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연임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새누리당 대변인도 인사청문회 뒤 “결정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엔 어렵다”며 현병철을 감쌌다.

애초에 인권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고, 오로지 국가인권위원회 무력화를 위해 임명된 듯한 현병철은 이명박 정권 인사답게 논문 표절, 아들 병역 특혜, 부동산 투기 등 비리 목록까지 고루 갖추고 있다. 그의 인사청문회는 모르쇠와 거짓말로 점철됐다.

현병철은 재임 3년 동안 인권·시민·사회 단체들이 처음부터 ‘무자격자’의 임명을 반대한 것이 철저히 옳았음을 비극적으로 확인시켜 줬다.

국가인권위원회 수장에게서 “깜둥이”, “우리 나라에 아직도 여성차별이 존재하느냐” 하는 반인권적 발언이 서슴없이 나왔다.

2010년 겨울, 장애인들이 현병철 퇴진을 요구하며 인권위를 점거했을 때는 엘리베이터 운행과 난방을 중단하고, 경찰을 투입해 농성을 해산시켰다.

당시 한 중증장애인 활동가는 난방이 되지 않는 농성장에서 밤을 지새우고 폐렴에 걸려 사망했다.

“깜둥이”

현병철의 인권위는 〈PD수첩〉 사건, 용산 철거민 학살, 쌍용차 노동자 점거파업 폭력 진압, 민간인 사찰, 야간시위 위헌심판제청 등 중요한 인권 문제들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유명무실한 기구가 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독립성을 바탕으로 정부와 권력의 인권 침해를 감시하고, 차별당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기댈 곳이어야 한다.

2000년 겨울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한겨울에 명동성당 앞 노상에서 단식 농성을 하면서 국가인권위원회 설립을 쟁취했다. 나도 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으로 릴레이 일일 단식에 참가한 기억이 있다.

차별과 혐오 속에 어떤 보호막도 없었던 성소수자들에게는, 비록 부족한 것 투성이였지만 국가인권위가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 반대’를 명시한 한국 최초이자 유일의 법률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억울하고 부당한 일을 겪고도 하소연할 곳조차 없던 사람들에게 최후의 보루로 여겨져 왔다.

인권 문제는 북한에나 있는 것으로 위선을 떨며, 차별과 억압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우파와 권력자들에게야 국가인권위원회가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그래서 이명박은 대통령이 되자마자 인권위를 대통령 직속 기구로 만들려 했고 이 시도가 무산되자 조직을 축소하고 현병철을 위원장에 앉혀 인권위를 무력화했다.

현병철이 인권위를 떠나는 것은 인권위가 제 구실을 되찾기 위한 첫째 조건이다. 청와대는 현병철 연임 결정을 당장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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