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8일, 중국 동포 결혼 이주 여성 고 리선옥 씨와 고 김영분 씨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에 참가한 이주 여성들은 “우리를 죽게 내버려 두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김영분 씨는 남편의 야만적인 폭력으로 4일간 뇌사 상태에 있다가 사망했고, 리선옥 씨는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 참혹한 죽음이고, 2007년부터 알려진 것만 벌써 열 명의 여성이 이렇게 목숨을 잃었다. 

두 여성은 지난 10여 년 동안 지속적인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 왔지만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 리선옥 씨는 몇 차례나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심지어 사망 당일에도 경찰을 찾았으나 도움을 받지 못했고 경찰이 집으로 돌려보낸 직후에 칼에 찔려 죽었다.

김영분 씨의 고향 친구는 정부가 “다문화 가족을 위한다고 그렇게 많이 떠드는데, 왜 제 친구는 죽었을까요?” 하고 묻는다. 이 질문은 정부의 다문화 정책에는 ‘이주 여성들이 죽지 않을 권리’가 빠져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준다.  

사실 정부는 ‘혼인의 진정성’, ‘불법적 국적 취득’을 운운하며 결혼 이주 여성들을 궁지로 몰아 왔다. ‘혼인의 진정성’을 입증하려고 이주 여성들은 남편의 폭력을 견뎌야 했다.

이주 여성들은 폭력 남편에 맞서는 순간 한국에 체류할 수 없어진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이주 여성들은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의 도움 없이 스스로 체류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거듭 요구해 왔다. 이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가는 이번 사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리선옥 씨는 국적 신청 얘기만 꺼내도 남편에게 학대를 받았고, 김영분 씨는 국적을 취득했음에도 남편의 일방적 신고에 의해 주민등록이 말소돼 버린 상태였다.

우려스러운 일은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한국 문화 적응”, “언어 능력 검증”을 내세우며 영주권·국적 취득 심사를 대폭 강화했다. 국적법 개악도 추진하려 한다. ‘영주권 전치제도’를 도입해 영주권자와 일정 조건을 갖춘 사람만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영주권도 8년마다 재심사를 통해 갱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정부는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갖지 않은 채 단순히 국내에 체류하기 위해 귀화를 신청하는 데 따른 사회적 문제와 비용”을 핑계댄다. 그러나 ‘문화 적응’, ‘국민 정체성’ 운운하는 것은 바로 요즘 유럽의 파시스트들이 즐겨 사용하는 인종차별 논리다.

우리는 정부의 이런 차별과 이주민 통제 강화, 이주 여성을 죽음으로 내모는 제도들에 맞서 싸워야 한다. 결혼 이주 여성들이 결혼과 동시에 국적이나 영주권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가정 폭력 등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모든 수단이 제공돼야 한다. 

지금 전국의 이주 여성 지원단체들을 비롯한 이주 운동 진영은 이번에는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더는 이주 여성들이 비참한 죽음에 내몰리지 않도록 이 싸움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