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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과 노동자 정치세력화

통합진보당 2기 지도부 선거에서 ‘혁신 비대위’ 세력이 당권을 거머쥐었다.

강기갑 전 의원이 통합진보당 대표에 당선했고, 참여계의 천호선 전 대변인도 압도적 표차로 최고위원에 당선했다. 진보신당계 심상정 의원은 통합진보당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선거 부정과 중앙위 폭력 사태를 겪고 환멸을 느낀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당의 ‘혁신’과 ‘변화’를 표방한 세력을 지지했다.

부정의와 비민주적 행태를 유야무야 넘길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강기갑 대표는 취임사에서 “과감한 혁신”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혁신재창당”을 천명했다.

그럼에도 통합진보당의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은 쉽게 해소될 것 같지 않다.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 구당권파와 신당권파가 수적으로 팽팽해서, 사사건건 당 권력과 지분 다툼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연립정부

자유주의 세력의 몫이 커진 새 지도부가 진정한 ‘혁신’을 실현할지도 미지수다.

새 지도부 취임식장에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가 울려 퍼졌고, 지도부는 다음 날 국립 현충원도 방문했다.

사실 이런 행보는 강기갑 ‘혁신 비대위’가 ‘국민 눈높이’를 내세워 진보정당의 정책과 가치들을 재검토할 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물론 구당권파가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밀어붙일 때부터 이런 방향으로의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그동안 ‘묻지마 야권연대’를 추진하고 자본가 정당인 민주통합당과의 연립정부를 추진하려 한 것도 구당권파였다.

진보의 원칙과 정의를 바로 세우고, 경제 위기와 우파의 공세에 맞서 노동계급의 단결과 투쟁을 건설하겠다는 관점을 양 세력 모두에게서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MB맨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조차 “현재의 위기는 대공황 때보다 더 크고 오래갈 것”이고 “자본주의는 끝났다”고 선언하는 마당에, 진보정당은 자본가 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까닭이 없다.

연립정부 노선은 노동자들의 계급의식 고취와 단결 투쟁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계급적 기반이 다른 참여당과의 통합이 현재의 통합진보당 위기와 분열의 씨앗이 된 것처럼, 민주통합당과의 연립정부 추진은 지금보다 더 심각하고 파괴적인 상황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진보정당을 제대로 ‘혁신’하려면 진보의 정체성과 노동자 중심성을 바로 세우고, 노동계급의 단결과 투쟁을 고무하는 구실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노총이 ‘새정치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논의하고 있고, 통합진보당 새 지도부가 ‘혁신 재창당’을 선언한 상황에서 이런 대안 건설을 추진할 진보진영의 논의와 모색이 필요하다.